영화든, 노래든, 소설이든 뭐든 제목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는 다들 동의할거야!
오늘은 제목을 바꿔서 대박 난 소설들을 소개해보겠음!
(정확하게는 바뀐 제목이 대박나는 데 한 몫했다고 생각하는 소설들!)
소설가들은 글을 쓰면서 보통 가제를 정해놓는다고 해
이 때도 대충 정해놓는 게 아니라 본인들이 고민에 고민을 해서 정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이 가제를 더 잘 어울리는, 혹은 더 잘 팔릴 만한 제목으로 바꾸려고할 때 그 설득과정이 힘들다고 함!
1. 살인 당나귀 ☞ 은교
첫 타자는 박범신의 '은교'!
박범신이 개인 블로그에 글을 연재할 때 썼던 제목은 '살인 당나귀'야
편집자가 소설 전체의 이미지와 제목이 맞지 않는다고 '은교'를 권유했다고 함
출판계에서는 '은교'가 10대 소녀의 순수함과 발랄함, 신비로운 이미지를 잘 살렸기에 소설의 성공에 제목이 한 몫 했을 거라고들 이야기해 (솔직히 나도 살인 당나귀였으면 안 봤을 ㄷ...)
하지만 박범신 작가는 제목에 강력한 파워가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고... (제목보다 영화의 덕을 봤다고 생각하신다고 함)
2. 죠스
우리에겐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로 더 익숙한 죠스!
죠스는 피터 벤츨리의 소설이 원작인데, 인쇄 직전까지 제목을 못 정했었음
'백상아리', '상어', '바다괴물의 출현', '죽음의 ' 등등 엄청 많은 제목 후보들을 두고 고민했대
벤츨리 아버지도 ‘내 발을 뜯어먹는 게 뭐지’ (ㅋㅋㅋㅋ) 같은 제목을 몇 개 제안했지만, 그들 마음에 드는 건 한 개도 없었다고 함
결국 책이 인쇄에 들어가기 20분 전에, 피터 벤츨리가 "빌어먹을, 그만하고 죠스로 해버리지요."
그러자 편집자도 "그렇게 갑시다, 젠장"
'아버지는 그 제목을 싫어하셨고, 내 에이전트도 싫어했으며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나 역시 썩 좋지는 않았다.' 고 작가는 회상함
그래도 암튼 대박은 났음
3. 광화문 그 사내 ☞ 칼의 노래
100만부 이상이 팔린 김훈의 대표작 '칼의 노래'!
가제는 '광화문 그 사내'였다고 함
편집자의 설득으로 칼의 노래가 됐고, 차기작으로 현의 노래를 준비중이었기 때문에 김훈 작가도 바뀐 제목을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고..
4. 붉은 벽돌의 여왕 ☞ 붉게 구운 슬픔 ☞ 고래
교보문고와의 인터뷰에서 천명관 작가가 말하길, 본인이 지은 제목이 '붉은 벽돌의 여왕'이었대.
근데 출판사에서 죽어도 안 된다고 하면서 '붉게 구운 슬픔'을 제안했고...
서로 안 된다 안 된다 하다가 결국 무난한 고래로 정했다고 함
개인적으론 '붉은 벽돌의 여왕'도 괜찮고 '고래'도 좋아
'붉게 구운 슬픔'이 제일 구림
5. 해피 버스데이 ☞ 7년의 밤
정유정을 스타작가로 만들어준 책, '7년의 밤'!
들 중에서도 이 책 좋아하는 사람이 참 많은 걸로 아는데, 이 책의 원제는 '해피 버스데이'였대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기도 하고, 나름 상징적인 제목이긴 한데 살인과 폭력이 난무하는 내용과 너무 안 어울린다는 판단 하에 수정하기로 했대
그래서 '7년 만의 밤'으로 했다가 결국엔 '7년의 밤'으로 확정!
잘 바꾼 듯
6. 열 명의 꼬마 깜둥이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영국의 전설적인 추리소설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건 위에 책들과는 좀 다른 상황인데, 영국에서 출간될 땐 제목이 '열 명의 꼬마 깜둥이(Ten Little Niggers)'였대
이게 영국판
그런데 미국판으로 나올 때는 nigger라는 인종차별적 표현 때문에 제목을 바꾸게 됐고, 바꾼 제목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뭔가 내용과의 조화도 그렇고 추리소설의 의미심장한 느낌은 바뀐 제목이 훨씬 잘 살리는 듯!
성공한 소설들의 뒷이야기가 재밌어서 찾아봤는데, 나만 재밌었던 것은 아니겠지^_ㅠ
암튼 제목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