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바자인터뷰 전문.
#지독한 사랑
천하의 유아인이 왜 이렇게 바뀐 건가?
-> 먹고 살기 편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밖으로 돌아다니는 시간도 많아졌다. 연애를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그것도 아주 안정적인 연애. 에전의 난 지독한 사랑만을 사랑으로 여겼던 것 같다. 지금은 지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 상태다. 감정에 대단한 고조없이 진득하게 가니까 좋고, 편하다. 지독함과 사랑을 떼어놓고 사랑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고, 이 관계가 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지독함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난 '피곤하게하겠어'라고 열의를 불태우는 호기로운 애였는데 이젠'왜 굳이?' 이런 거지
결국 어른이 됐다는 생각은 안 드나?
-> 아니 그 생각은 자꾸 밀어낸다. 그저 한살 한살 나이가 드는구나. 싶을 뿐이다. 아직 내 개인의 불타는 욕망은 안정적인 사랑 반대편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으니까. 어쨌든 난 지금 다른 질감의 아주 지독한 뭔가를 찾고 있으니까, 내 사랑에게 찾는 것일 수도 있고, 사랑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찾는 것일 수도 있고
그나저나 안정적인 사랑이란 어떤 건가?
-> 어, 뒤통수 탁치네?(웃음) 이 사랑안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게 기본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딴짓 안 하는 것, 딴짓 안 하고 싶어지는 것, 혹은 굳이 딴게 귀찮아지는 것일 수도 있고, 난 아주 바람둥이였던 것 같다(웃음) 하지만 지금도 과연 일부일처, 한 사람이 한 사람을 평생 사랑하는 게 자연스러운가 의문이 든다. 인간들이 사회의 안정과 평안을 위해 만들어놓은 거지, 그런데 그게 정답처럼 되어 있으니 어쨌거나 우리는 그게 옳은 거라고 두고 최대한 옳자, 옳자 하면서 사는 거다.
아이러니한 건 '그래, 옳아보자' 할 때서야 안정적이라는 게 선물처럼 찾아온다는 거다.
-> 맞다. 지금의 연애를 시작하면서는 아, 이제는 좀 옳고 싶다 했으니까(웃음)
지난 가을에 만났을 땐 날이 서 있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확연히 다른 것 같다.
-> 영감님처럼 이렇게 편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연인의 뒷모습만 봐도 행복하고 잘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근데 그게 또 다른 고민으로 연결된다. 왜 지금 난 이러한 상태인가? 내가 원한 게 이건가? 이렇게 될 건가? 앞으로도 이럴 것인가? 내 일신의 안위를 위해 편의를 추구하는 지금의 내가 과연 언제까지 갈까?
외로울때 내가 다른사람과 다르다는 생각을 비로소 하게되는데, 어떤편인가?
-> 다르다는 생각은 늘 하기때문에 오히려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들때 똑같다고 느낀다. 남들이 하는 행위니까,그런데...그 또한 잊고 산다. 사랑이 아주 큰거 같다. 얼마전 애인이 물었다. "너의 행복은 뭐야?"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지 "불행하다는 사실을 까먹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