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대 후반~30대 여성이 가지는 '왜 괜찮은 여자는 많은데 괜찮은 남자는 안 보이는걸까?'라는 의문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과 간단한 수학적 계산으로 이유와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제가 무슨 특별한 자격이나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여성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 글이 처럼 느껴지더라도 최소한 재미있게라도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본 글의 수치는 모두 통계청, 병무청 등 믿을만한 출처입니다.
<조금만 나이 먹으면 괜찮은 남자가 적은 이유>
0. 프롤로그
이제 막 20이 된 여자 A씨는, 쏟아지는 고백 공격과 귀찮게 구는 남자들로 피곤해집니다.
하긴, 나 정도면 이쁘고 능력있고 성격도 좋은 편이니까.
그래서 나 좋다고 따라다니는 꽤 괜찮은 친구의 고백도 받아보고,
나한테 잘해주는 잘생기고 능력 좋은 오빠랑도 사귀어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20대 후반에 들어서는 언니들은
'괜찮은 남자가 왜 이리 없냐', '소개팅만 나가면 이상한 놈들만 나온다'는 하소연을 늘어놓습니다.
언니가 매력이 없어서 그런거냐고요?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누가봐도 예쁘장하시고 성격도 좋은데다가 직업도 번듯합니다.
언니는 덧붙입니다.
'너는 괜찮은 남자 있으면 미리미리 잡아놔'
A씨는 괜히 불안해지지만, 지금도 좋은 남자랑 사귀고 있고, 그 남자 말고도 나 좋다는 '괜찮은 남자'는 줄 서고 있기에, 남의 일로만 치부합니다.
그리고 10년 후, A씨는 똑같은 의문을 가집니다.
'나는 괜찮은데 왜 소개팅 가는 남자마다 다 이상한 놈들 뿐이야! 젊을 때 그 괜찮던 남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왜 괜찮은 남자가 없을까요?
뭐 능력없고 안 꾸미는 남자탓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은 편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이 현상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여자가 생각하는 괜찮은 남자란?
1) 학력, 또는 직업
소위 말하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사람의 수를 1등급 기준으로 잡았을 때,
4%정도 됩니다. 약 3만명 정도이죠. 이 중 남자는 절반인 1.5만 명입니다.
20대 때는 이런 학력이나 직업은 크게 보지 않습니다. 외모를 많이 보죠.
A씨는 주변에도 널린게 명문대생이었고, 직업도 안 보던 시기이기에 이런걸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죠.
상품에 비유했을 때, 품질, 내구성, 안정성보다는 '디자인'에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는 나이입니다.
그러나 결혼할 시기가 된 A씨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품질, 내구성, 안정성도 모두 봅니다.
연간 배출되는 의사, 변호사, 회계사, 노무사 등 전문직은 1.1만 명
대기업 신규사원은 약 3만명 정도
금융 공기업 및 은행이 약 2천명
공무원(지방직, 국가직 모두 포함) 약 4만 명
즉, 대략 8만명 정도가 소위 말하는 '괜찮은 직업'인 것이지요.
그럼 괜찮은 남자가 8만명이니까 많은 거 아니냐?
'괜찮은 직업'은 남자만 가집니까? 2로 나누어야죠.
4만명 정도됩니다. (실제로는 공무원 등은 여성 비율이 훨씬 높기에 이것도 높게 잡은 수치입니다)
어, 근데 나는 내가 좀 벌기 때문에 나보다 적게 버는 남자는 좀 그렇다, 그래서 공무원은 좀 그렇다는 분들께 괜찮은 직업은 2만명 정도 되겠네요.
네, 어찌됐던 평균잡아 3만명 정도가 소위 말하는 '괜찮은 직업'을 가진 남자라는 거죠. 백분위로는 4%정도 됩니다. 내가 아무 남자나 봤는데 그 남자가 내가 인정해줄 수 있는 직업을 가졌을 확률이 4%밖에 안 된다는거죠.
.그런데 A씨가 남자가 직업만 괜찮다고 결혼을 할까요?
2) 외모
직업이 아무리 판사 변호사라도 못생긴 남자랑은 결혼하기 싫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160cm 남자에게는 호감이 안 갑니다.
A씨는 그래도 175cm 이상은 만나고 싶습니다.
병무청 신검 기준, 175cm 이상의 남자는 약 37%입니다.
앞서 말했던 좋은 직업을 가진 175cm 이상의 남자는, 단순한 곱으로 계산해봐도
0.8~1%정도입니다.
A씨는 현실의 벽을 느끼고 '공무원도 괜찮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2.5%의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거죠.
나머지 97.5%의 남성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남자들은 괜찮은 여자들이 자신과 만나주지 않는다고 느끼고,
여자들은 괜찮은 남자들이 없다고 느끼는 것은 이 수치에서 명확히 알 수 있겠죠.
괜찮은 직업에 키도 175cm 이상인데 잘생긴 남자?
글쎄요, 이미 예쁘고 몸매 좋은 모델이나 부자집 딸이랑 결혼하지 않았을까요?
대충 여자가 생각하는 '잘생긴 남자' 비율을 30%로 잡아봅시다.
실제로 여자들의 눈은 훨씬 높지만, 그래도 A씨는 현실적으로 '훈훈하게 생긴 정도'만으로 만족하기로 했으니 30%라고 가정해보자고요.
0.2~0.8%의 남성만 살아남습니다.
3) 성격
A씨는 적어도 자신의 말을 경청해주고 배려심 있는 남성을 원합니다.
아무리 높게 잡아도 여자의 말을 경청해주고 배려하는 남자는 50%정도입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벌써 0.1%~0.5%입니다.
'괜찮은 직업에 175cm 이상에 적당히 훈훈하면서 배려심 있는 남성'의 비율의 마지노선이 0.5%인 것이지요.
4) 흡연
A씨는 비흡연자입니다.
남자친구가 흡연을 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결혼이니까, 혹시 모를 아이를 위해서라도 흡연자와는 만나기 싫습니다.
비흡여자 남성은 60%가량입니다.
0.06%~0.3%의 남성만 해당되는 군요.
A씨는 이쯤되면 현실의 벽을 깨닫고, 더 욕심을 부리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간과한 사실이 있군요.
5) 그 얼마 안 되는 남자들은 이미 여자친구가 있거나 결혼을 했다.
네, 그렇습니다.
0.3%정도면 그래도 노력하다보면 만날 법도 한데, 아무리 소개팅을 해도 0.3%는 무슨 하위 0.3%만 만나는 것 같습니다.
괜찮다싶은 남자는 모두 여자친구가 있거나 결혼을 했죠.
괜히 20대 중반에 돈 많고 잘생기고 젠틀한 남자랑 결혼해 행복하게 지내는 친구가 부러워집니다.
아, 그래도 20대 초반 남자들은 괜찮은 남자가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30대 여자가 20대 초반 남자와 결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선 A씨는 연하가 정말 싫었고, 20대 남자도 30대 여자를 만나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결혼을 20대 남자랑 하는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실제로, 20대 초중반 여성들은 연애에서 남성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뭐 물론 '화장해도 못생긴 여자는 아니다', '남자도 잘생기면 독식한다' 이런 반박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경우는 생각보다 소수입니다. 제 얘기는 '적당하게 생긴 사람'을 기준으로 합니다. 애초에 는 시장논리를 무시합니다. (내가 인데 이상한놈만 꼬인다, 내가 인데 여자 별로 없다? 그건 가 아닌 겁니다.)
자기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도 몇몇 있었고, 괜찮은 남자랑 연애하면서도 주도권은 자기가 쥐고 있습니다. 차버리고 다른 괜찮은 남자랑 만나면 되니까요.
그러다가 보통 20대 후반 일찍 결혼하는 여성들이 시장에서 빠질 때, '괜찮은 남자'가 갑자기 없다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일에 치여 바쁘게 살다가 더 늦게 체감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진짜 예쁘시고 능력있는 분들은 40이 되어서도 큰 고민이 없지만, 상당수의 '적당히 화장하면 예쁜' 여자들의 경우 많이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잘 모르겠으면 30대 여성과 대화해보거나, 30대 여성이 주축을 이루는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보세요. '괜찮은 남자가 없다'며 아우성입니다. '내가 결혼 못하는 건 못돼고 못생긴 남자 탓'이라고 정신 승리하는 분들도 꽤 많아요. (물론 원래 비혼주의자들도 많습니다.) 한편, 전문직과 결혼하려고 했지만 그렇지 못한 여자들은 그 직종의 가장 열렬한 안티가 됩니다.
너무 주관적인 경험에 의존한다고요?
20대들이 사용하는 연애, 소개팅 어플은 극심한 남초입니다. (해보신 분은 다 알죠?)
30대들이 이용하는 결혼정보업체보면, 안습할 정도로 괜찮은 여자는 많은데 괜찮은 남자가 적습니다.
이 정도 설명했으면 감이 오실 것 같네요.
그런데, 이 쯤 읽다보면 이상한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남자도 외모, 직업, 돈 다 보고 결혼하는데 왜 '괜찮은 남자'만 없다고 하냐?
사실 맞는 말이죠. 제가 앞서 주었던 수치들 여자도 똑같이 곱하면 똑같은 비율이 나오겠죠.
하지만 시장은 그리 간단하지는 않죠.
2. '괜찮은 여자'는 많은 이유
여자들이 보는 조건과 남자들이 보는 조건은 차이가 큽니다.
1)범위
우선 '괜찮다'고 생각하는 범위 자체가 남성이 훨씬 넓습니다.
여성들은 결혼 시장에서 전문직, 대기업, 공무원등을 상당히 선호하지만,
남자들은 '그냥 거지만 아니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또 남자들은 여자 학력은 안 보는 경우가 (적어도 여자보단) 아주 많죠.
키도 155cm만 되면 되지라고 생각하거나, 아예 신경 안 쓰는 사람도 많습니다.
또, 외모도, 잘생긴 남자보단 예쁜 여자가 많습니다. (이걸 두고 '여자가 외모에 들이는 노력이 많아서 그렇다', '사회적으로 여겨지는 미모의 기준이 여성에게 관대하다' 등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본 글의 취지에는 벗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즉, 앞서 곱해지는 수치 자체가 훨씬 커지는 거죠.
2) OR 조건
여성들은 보통 남성을 볼 때, AND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괜찮은 직업'이면서 '착하고', 그리고 '키도 커야해' 이런식으로요.
반면 남자는 OR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 예쁘니까 직업 없어도 괜찮아', '성격은 별로지만 예쁘니까 괜찮아', '키는 작지만 귀여우니까 괜찮아'
이런 식으로 한 두 가지 조건만 만족하면 괜찮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 항목별로 모두 곱할 필요도 없습니다.
3) 나이
일반적으로 남성은 연하 여성을 선호하고, 여성은 연상 남성을 선호합니다.
오히려 20대초반에는 여자도 '연하도 괜찮아', 남자도 '연상 누나 좋지'라고 말하다가도, 나이가 들수록 남자는 연하/여자는 연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각자 무슨 경험을 했기에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20~30초중반까지의 남성이 20대 초중반~후반의 여성에게 관심이 쏠려있는 형태이죠. 연애도 그렇고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이유로 20대 초반에서는 여성이 연애에 있어서는 갑입니다. 애초에 머리수부터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니 선택권이 많은 쪽은 여자죠.
그러다가 30대에 접어들면서 이런 갑을 관계가 역전된다고 합니다.
괜찮은 남자는 이미 괜찮은 여자랑 결혼을 했고, '안 괜찮은' 남자들만 남는거죠.
아, 물론 20대는 '괜찮은' 남자들 많죠. 근데 앞서 말했듯이, 여자는 연상-남자는 연하를 선호하는 분위기 상, 30대 여자-20대 남자 커플이 성사되기란 되게 힘듭니다. 결혼은 더더욱 그렇죠. (만약 이런 경우가 있다면 여자가 아주 능력이 뛰어나거나 아주 예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남자는 30대 중후반이 되어도, 20대 여성들과 만나고 결혼하면 됩니다.
4) ABCD 이론
저도 이 이론이 뭔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30대분들이 이야기하는 이론입니다.
여성은 자신보다 조건이 뛰어난 남성을 선호합니다.
반면 남성은 (앞서 말했듯이 한두가지만 충족되면) 나머지는 본인보다 조건이 떨어지는 여자도 만납니다. 오히려 학력이 너무 좋거나 바쁜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우 꺼리는 분위기도 분명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B급 남성은 B,C,D 여성과 결혼하지만, B급 여성은 A급 남자만 고려하는거죠.
결국, A급 남성은 B급 여성 B급 남성은 C급 여성, C급 남성은 D급 여성과 결혼하죠.
결과적으로, 남는건 A급 여성과 D급 남성만 남는다는 거죠.
물론 어디까지나 매우 간략화된 이론이기에, 30대 시장에서도 A급 남성과 D급 여성은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전문직은 그 준비기간과 수습기간이 매우 바쁘고 길기에, 능력있는 남성분들도 정신차려보니 30중후반인 경우도 허다합니다. 예를 들어, 현역 기준으로 전문의는 페닥으로 일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35정도이며, 여기에 재수를 했거나, 펠로우를 한다면 몇년은 금방 추가되겠지요.
다만, 전체적인 경향성은 설명했던 바와 같습니다.
이 쯤 되면, A씨는 언니가 '괜찮은 남자 있으면 바로 잡아라'고 한지, 그 뜻을 이해하게 됩니다.
3. 그래서 '괜찮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바로 '원석 연애법'
지금 당장은 빛나지 않더라도 잘 가꾸고 다듬으면 훌륭한 남자가 될 남자를 미리 알아보고,
여자가 그 원석을 세공하는거죠.
물론 그 원석을 알아보는 것도 여자의 능력입니다.
그 '원석'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노력으로 바뀌지 않는 부분들이 괜찮은 남자인지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적당히 훈훈하고 성격도 좋고 머리도 좋은 친구인데,
패션 테러리스트고 머리도 더부룩하게 다닌다면,
여자친구가 되어 옷도 사 입히고 머리도 스타일링 해주는거죠.
(확실한 건 성격이나 머리보단 이런 스타일링이 훨씬 바꾸기 편합니다.)
물론 그러다 헤어지면 '좋은 일해서 남준 꼴'밖에 안 되니, 결혼할 시기쯤이 되어서 제가 말한 방법을 이용하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4. 에필로그
우리들의 어머니들은 말합니다.
"그냥 착한놈 만나서 가르치고 키워라"
옛말에 틀린 말 하나 없습니다.
한 줄 요약 니들이 생각하는 '괜찮은 직업에 175cm 이상에 적당히 훈훈하면서 배려심 있는 비흡연자 남성'은 통계학적으로 0.03%이며, 그마저도 이미 여자친구가 있거나 결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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