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에서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정말 죽지 않을까 하는 경험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바랄 정도였어요 내용을 설명하겠습니다 1. 이태원역 1번 출구와 클럽이 많은 골목에 와이키키라는 곳이 있음 2. 사람들이 사방팔방에서 모여들었음 3. 길이 막혀서 앞도 뒤도 못 움직임 4. 내 뒤에 있던 20대 후반쯤 돼 보이는 사람이 "(비속어)! 같이 누르자"고 말하고 친구들과 "밀어보자 누르자"고 난리법석을 피움 5. 사람들이 뒤에서 밀치는 방식이었으니 일시적으로 앞으로 밀려나 넘어짐(쓰러짐) 6. 쓰러지면 틈이 나니까 좋다고 앞으로 나아가다가 또 쓰러짐 7. 5-6을 반복하면서 뉴스와 같은 참혹한 상황까지 됨 뒤에서는 "밀어 눌러"라고 장난치고 있고 앞에서는 사람들이 "죽을 것 같아요" "살려주세요" "숨 쉴 수 없어요"라고 해서 여기가 지옥 그 자체인 줄 알았어요 그 안에서 아무 생각도 못하고 그냥 가족 생각만 했어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빠져나왔냐고요? 사람들이 위에서 손을 뻗어주고 올라오라고 해줘서 살았어요 이렇게 눈물 날 정도로 기쁜 손은 처음이었어요 덕분에 살 수 있었어요. 올라가서 마음을 추스렸을 때에는 소방대나 경찰 분들이 CPR을 하고 계셨어요. 친구인지 야, 일어나라. 일어나라고 울면서 CPR을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담요 덮인 사람의 모습도. 그 옆에서 sex on the beach를 부르던 놈들은 인간이잖아. 이런 상황에서 그럴 수 있는 놈은 누구보다 악이야. 현재 사망자가 120명이라고 하는데 당시에 전 제 앞에서 짓밟혀 숨도 못 쉬고 반응도 없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공포에 떨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