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아기가 백혈병 재발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으나 ‘기적의 원샷 치료제’로 불리는 킴리아 치료를 받고 희망을 찾았다. 전세계적으로 영아에게 킴리아 치료(CAR-T치료)가 이뤄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약값만 5억원대에 달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양은 생후 2개월때인 지난해 7월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 양의 부모는 아기 얼굴과 몸에 푸르스름한 멍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았고 정밀 검사 끝에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백혈병은 우리 몸에서 피를 만들어내는 기관인 골수의 정상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되고 증식하면서 생기는 병이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양의 주치의인 임호준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는 먼저 항암 치료부터 시행했다. 이어 올 1월 이 양의 엄마에게서 건강한 피를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를 채취해 아기에게 이식했다. 이식 후 부작용은 없었지만, 반 년 쯤 뒤인 올해 8월 백혈병이 재발했다. 조혈모세포 이식 후 백혈병이 재발하면 항암 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을 다시 시도해볼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심각한 이식 관련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치료법으로는 더는 치료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의료진이 판단한 아기의 남은 수명은 길어야 1년 이내였다. 이 양에게 딱 하나 남은 치료법은 맞춤형 세포 치료제인 킴리아 주사였다. 킴리아는 노바티스의 신약이다.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해 미국 노바티스로 실어간 뒤 맞춤형 세포치료제(주사제)를 만들어 들여온다. 환자의 면역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해서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원리다. 제조 방식이나 효과, 용법 등이 일반 항암제와 완전히 다르고 한번만 맞아도돼 기적의 원샷 치료제로 불린다. 골수이식 후 재발한 백혈병(25세 이하)이나 두가지 이상의 약으로 전신 치료한 후 재발한 림프종 등에 쓰인다. 다른 선택지가 없고, 남은 수명이 3~6개월에 불과한 환자가 이 치료제의 대상이다. 이 양처럼 어린 환자에게 킴리아 치료를 시행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드문 상황이지만, 이 치료는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제약사가 책정한 주사제 가격이 5억원에 달해 과거에는 집을 팔아 자녀 치료비를 대거나, 약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건보 적용만 기다리다 숨지는 환자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건보 적용이 되면서 환자 부담이 확 줄어들었다. 이 양의 부모와 의료진은 고민 없이 킴리아 치료를 선택할 수 있었다. 임 교수팀은 지난 10월 이 양에게 킴리아 치료를 시행했다.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소아청소년신경과, 소아중환자실, 감염내과 등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협력해 치료제를 주입한 뒤 신경계 독성, 사이토카인방출 증후군 등 아기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면밀히 살폈다. 그 결과 치료 한 달 후인 지난달 골수 검사와 미세 잔존암 검사에서 백혈병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 양은 현재까지도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https://v.daum.net/v/20221226151650401
추천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