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해안가로 떠밀려온 향유고래 사체의 뱃속에서 일회용 컵 115개, 샌들 등 5.9㎏ 상당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와카토비 국립공원 관계자는
전날 오후 공원 내 카포타섬 해변 인근에서 몸길이 9.5m에 이르는 이 고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주민들이 이미 부패가 진행된 고래의 살을 떼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야생동물 보호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 조사원들과 공원 관계자들은
죽은 고래의 위장에서 플라스틱 컵 115개(750g), 하드 플라스틱 19개(140g), 플라스틱 병 4개(150g), 샌들 2개(270g), 플라스틱 백 25개(260g), 나일론 가방 1개, 기타 플라스틱 조각 1000여개를 확인했다.
WWF 인도네시아본부의 해양생물보존 담당자인 드위 수프라프티는 “사인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목격한 사실은 정말로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고래의 뱃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플라스틱이 직접적 사인으로 작용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해양생물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말 태국 연안에서 발견된 둥근머리돌고래에게선 80여개의 비닐봉지가 나왔다.
지난 2월 스페인 해변에서도 29㎏에 이르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위장과 창자를 막은 향고래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인 해양보전센터와 맥킨지 경영환경센터가 발간한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5개국이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60%가량을 배출한다.
지난 1월에는 인구 약 2억6000만명의 인도네시아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플라스틱 배출국이라는 연구가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발표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연간 32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고, 그중 129만톤이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고 이 연구는 지적한다.
루후트 비사르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장관은
“정부가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을 70%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점에서 비닐봉투를 제공하지 않도록 촉구하고, 학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해양 보호를 위해 더 강력한 조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국정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AP연합뉴스
http://www.segye.com/newsView/20181121002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