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질문에 앞서 저는 매니아라고 할 수 있을만큼 향수에 대해 관심도, 아는 종류도 많아요.
제가 무조건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대중적인 향수'.
그러니까 제가 지금 찾고자 하는 향수는 토다코사나 올리브 영이나 백화점 면세점 등등
매장에서 손쉽게 맡아볼 수 있는 그런 대중적인 향수가 아닙니다.
아마 아는 사람들만 알고 쉬쉬하며 쓰는 그런 향수인 것 같아요.
그러니 대중적인 브랜드조차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죄송하지만 그냥 뒤로 가주셨으면 좋겠어요.
2년 전 가을 조조영화를 보러 동네 극장에 갔고 팝콘을 사기 전 잠깐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너무 좋은 향이 나는 겁니다. 눈이 반쯤 감길만큼 황홀하게 좋은 향기. 그 여자 분이 걸어가는 길마다 정화되는 느낌...차마 묻지 못했던 게 천추의 한으로 남았네요.
향에 대한 키워드는 딱 두 개에요. 꽃과 아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아기향이라는 게 결코! 파우더리한 향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아기향 하면 떠올리는 분 냄새, 즉 쁘띠 마망(개인적으로 엄청 싫어함)이나 베이비 로션 같은 냄새가 아니라 아기들에게서 나는 특유의 아기 살갗같은 냄새에요. 아기 피부 향기.
아기들 가제 수건 아시죠? 거기서 나는 보드랍고 포근한 향이에요.
그냥 맡으면 '아, 아기냄새~' 생각이 드는 그런 향. 여기에 꽃향이 함께 느껴져요.
은은하지만 확실한 꽃향이에요. 꽃이 만발한 정원 혹은 꽃밭에 누워있는 것만 같은...
부드럽고 포근한 아기같은 꽃향. 결코 흔치 않은, 특이한 향이에요.
맡는 즉시 누구든지 그걸 뿌린 사람을 사랑하게 될 것만 같은, 그냥 달려가서 껴안고 싶어지는 그런 극도로 순수하고 예쁜 향기었어요.
더 대단한 특징은 지속력, 확산력이 엄청나다는겁니다.
몇 미터 밖에서부터 그 향이 폴폴 나고 그 분이 머물던 자리에는 그 향이 확실하게 남아요. 이 정도로 강한 향이면 울렁거리거나 역겹거나 머리가 아플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황홀할 뿐...결코 성숙하거나 관능적인 느낌의 향은 아닙니다.
순수하고 순결하고 그야말로 어린 소녀나 아기의 살갗에서 날 것 같은 따뜻하고 포근한 꽃향.
최근에 나온 향수는 당연히 아니겠죠. 아마 90년대 혹은 2000년대 초반에 출시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결코 사람들이 많이 아는 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구하기가 피똥싸게 힘든 그런 향수도 아닐 거구요.
여기 저기 향수 찾는다는 글 보니 딱 이 향을 찾고 계시던 분들이 몇 분 계시더군요.
보틀이 길다란 모양의 주황빛이었다는 말도 있던데 확실하진 않으니까 이것에 구애되실 필요는 없어요.
살면서 한 두번 쯤 거리에서 마주칠 수 있는 정도의 희소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분명 이 글을 읽게 된 분들 중 이 향수의 존재를 아시는 분이 한 분쯤은 계시리라 믿어요.
이 향수 미치도록 찾아헤맨 지 거진 2년이 되어가는데 이제는 정말로 지치네요.
물론 좋은 향기 나만 쓰고 싶어하는 심리 알아요. 저도 정말 이해합니다.
그냥 딱 저까지만 알게 해주세요. 이거 알기 전에는 죽지도 못할 것 같아서 그래요.
사람들이 몇년전부터 동일한 향수찾는게 흥미돋이고
글볼때마다 이향수가 너무 궁금해서 퍼왔는데
문제있음 말해줘! ㅠㅠ
한사람이쓴게아니라 다 다른사람이 쓴글이얌 근데 향묘사가 같음
체취나 레이어링 한거라기엔 향묘사가 다똑같아서..
저 첫번째 원글쓴이는 찾고나서
난 찾았음 수고요 ㅋ 하고 자취를 감쳤다고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