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메의 문단속 주제는 지진임
일본의 저세상에는 저 붉은 지렁이(미미즈)가 꿈틀거리고 있음
이세상(이승)의 폐허들 속에 가끔 저세상의 뒷문과 연결된 문이 있는데,
미미즈가 거기로 튀어나왔다 떨어지면 지진이 발생함
영화의 절정부분에서 봉인되어있던 미미즈는
모종의 이유로 완전히 이승으로 나와 도쿄 상공을 뒤덮는데,
이런식으로 미미즈가 백년전에도 지진을 일으켜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언급이 있음
스즈메의 문단속에 나오는 폐허들은 실제 지진 피해지역에 위치해 있음.
즉 백년전에 도쿄에도 피해를 끼친 실제 지진이 있었다는거.
과연 이게 뭘까?
바로 관동대지진임
1923년에 일본에서 발생했고 규모가 커서 도쿄에도 상당한 피해를 끼침
10만명이상 사망, 3만명 이상 실종됐음
건물도 미친듯이 무너지고 피해가 컸기 때문에
도쿄는 혼란에 빠지고, 사람들은 통제불능이 되는 등
도쿄의 치안은 다 엉망이 됨
일본 정부는 치안 통제를 위해서 민심을 집중시킬 구실이 필요했음
그래서 고민끝에 선택한 방법은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것
신문에는 지진당시 조선인들이 폭동을 조장했다는 기사가 실리고,
경찰서에는 재난을 틈타 조선인들이 사회주의자와 결탁해 방화, 폭탄테러, 강도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주의사항이 전달됨
소문은 점점 커지고 유언비어가 불어나게 된다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대”
“조선인들이 독이 든 만두를 나눠준대”
“조선인들이 지진이 나라고 저주를 퍼부었대“
소문은 점점 터무니없이 커져서 나중엔 조선인들이 다 같이 열도를 밀어 지진을 일으켰다는 소리까지 나옴.
이 틈을 탄 일본 우익들은 자경단을 자처하며 조선인 학살을 시작함
이때 조선인 판별법으로 유명했던게 많이들 알고 있는 주고엔 고짓센임
무서워서 아예 경찰서 유치장으로 간 조선인들도 있었음
이들도 명목상으로는 황국신민이었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국가에게 보호받을 수 있어서..
물론 조선인을 도와준 곳들도 있었지만
군인, 소방관, 공무원 등이 오히려 합세해서 학살에 동참하기도 했음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느껴 진압하고자 했지만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이 죽었고, 그 수는 제대로 집계조차 안됐어.
지진으로 죽은 사람이 10만명인데, 학살로 죽은 사람은 추산되는 것만 6천명임...
(참고로 관동대지진은 최근 튀르키예 지진 규모랑 비슷한 수준)
스즈메의 문단속은 분명하게 관동대지진을 알면서도
마지막에는 지진(쓰나미)의 순수한 피해자로 상징되는 아기 스즈메에게
현대의 스즈메가 위로와 함께 희망적인 미래를 예고하면서 끝남...
관동대학살은 1923년에 발생해서 이제 딱 백년째야
관련 특별법은 계속 노력중이지만 제정이 안되고있음
난 지금 일본 문화 소비하면 다 매국노라는 식의 흑백논쟁은 솔직히 의미없다고 생각함
(이 얘기 할거면 댓글에 쓰지말고 딴글 파주라 댓망되니까)
일본에서도 여전히 혐한하면서 한드보고 한국여행 오는거랑 똑같은 심리고
요즘 세상에 프로파간다로 개인의 행동을 영원히 막을수도 없음
그냥 나는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이 영화를 봤으면
백년전에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이 뭔지
우리 역사랑 어떻게 닿아있는진 아는게 맞다고 생각해
관동대지진을 알고있으면서도 지진을 핑계로 한 역사적 과오는 미룬채
일본인을 가련한 천재지변의 피해자로 여겨 위로하는 영화라는건 틀림없음.
이 얘기 할거였으면 차라리 관동대지진을 언급 안하고 그냥 영화속의 다른 지진들만 다뤘어야함.
근데 이런 얘기가 어딜 봐도 없어서 걍 내가 글 하나 남김...
왜냐면 난 이거 알았으면 이영화 돈주고 안봤을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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