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 속 난자당한 돼지 5구, 실제였다…동물학대 논란
올해 천만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파묘'에서 주인공이 돼지 사체를 난도질하는 '대살굿' 장면에 컴퓨터 그래픽(CG)이 아닌 실제 돼지 사체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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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천만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파묘'에서 주인공이 돼지 사체를 난도질하는 '대살굿' 장면에 컴퓨터 그래픽(CG)이 아닌 실제 돼지 사체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파묘' 제작사 쇼박스 측에 돼지 사체와 은어 사체 등이 등장한 장면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으며, 이에 대한 답변서를 지난 18일 쇼박스 측에게서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카라는 지난달 12일 쇼박스에 '영화 촬영에 살아있는 동물이 사용됐나', '돼지 사체 5구에 칼을 찌르는 장면에서 실제 사체를 사용했나', '실제 동물이 출연했다면 어디에서 섭외됐나' 등을 묻는 7가지 질문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답변서에 따르면 제작진은 축산물 유통 업체를 통해 돼지 사체 5구를 확보해 촬영에 사용했다. 대살굿 장면에 돼지 사체는 다시 업체에서 회수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은어의 경우 최대한 젤리로 만든 대체 소품을 사용하고자 했으나, 일부는 전문 양식장에서 통상 생존 연한을 넘긴 것만 선별해 촬영에 활용했다고 한다. 물밖 촬영 직후 곧바로 수조에 옮겼지만 일부는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쇼박스 측은 "영화상 표현을 위해 일부 장면에선 살아있는 동물이 출연했다"며 "촬영 과정에서 따로 수의사를 대동, 배치하지는 않았으며 전문 업체와 양식장 대표만 동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여우 등 촬영과 훈련이 불가한 야생 동물 등 일부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됐다"고 했다. 살아있는 닭에 칼을 들이대는 장면에선 날이 서지 않은 촬영용 칼을 사용했다고 확인했다.
쇼박스 측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 살아있는 동물이 불필요하게 다치거나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카라는 영화 촬영에 실제 동물 사체를 이용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가 있고, 출연진 안전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라 측은 "아무리 식용 목적으로 도축되었더라도, 오락적인 이유로 다시 칼로 난도질하는 것이 생명을 대하는 인간의 합당한 태도라고 볼 수 없다"면서 "제작진이 촬영 후 축산물 업체로 돼지 사체를 반환했다는 것은 국내 축산물 위생관리법으로도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나미 카라 활동가는 "해외에선 부패하거나, 질병 확산 가능성이 있어 실제 사체를 이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감시할 뿐만 아니라 촬영 후에는 즉각적인 화장이나 적절한 매장 방법으로 사체를 처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미디어 동물 출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제작사가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