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테슬라용 엔비디아 AI칩을 X와 xAI로 돌렸다" 보도에 반박
테슬라 주총서 '머스크 스톡옵션 보상안' 투표 앞두고 논란 예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테슬라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이 당초 계획대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연간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칩 구매에 4조∼5조원대 규모의 지출을 예상했다.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내가 말한 테슬라의 올해 AI 관련 지출액 약 100억달러(약 13조7천700억원) 중 절반가량은 내부 비용으로, 주로 테슬라가 설계한 AI 추론 컴퓨터와 우리의 모든 차에 탑재된 센서, 그리고 도조(자율주행 학습용 슈퍼컴퓨터)에 사용된다"고 썼다.
이어 "AI 훈련 슈퍼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엔비디아 하드웨어가 그 비용의 3분의 2가량"이라며 "테슬라의 엔비디아 구매에 대한 내 현재 추정치는 올해 30억∼40억달러(약 4조1천250억원∼5조5천억원)"라고 밝혔다.
머스크의 이런 언급은 이날 오전 미 경제매체 CNBC의 보도 내용에 대한 반응으로 나왔다.
이 매체는 엔비디아의 내부 메모와 이메일 내용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당초 테슬라에서 주문한 AI 반도체 칩을 X와 xAI에 먼저 배송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의 고위 간부가 작성한 메모에는 "일론은 원래 테슬라에 공급될 예정인 H100 GPU(그래픽처리장치) 1만2천개를 X로 재배정해 X의 H100 GPU 클러스터를 테슬라보다 우선해서 배치하고 있다"며 "대신 (올해) 1월과 6월에 예정된 X의 H100 1만2천개 주문은 테슬라로 재배정됐다"고 쓰여있다.
또 올해 4월 말 엔비디아 직원들의 이메일에는 머스크가 테슬라의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칩에 관해 언급한 내용과 뒤이어 X에 올린 글이 "(엔비디아의 AI칩) 예약과 상충된다"는 내용이 있었으며, 테슬라의 텍사스 공장에서 'H100 프로젝트'가 더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도 있었다고 CNBC는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가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인 H100 활용 개수를 3만5천개에서 8만5천개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며칠 뒤 X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는 올해 훈련과 추론 AI를 결합하는 데 약 100억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AI 칩에 대한 주문이 폭주해 공급량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머스크는 이날 CNBC의 보도 내용에 대해 먼저 "테슬라는 (내부에) 엔비디아 칩을 구동하도록 보낼 곳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들은 그저 창고에 놓여 있었을 것"이라며 "텍사스 기가팩토리의 남쪽 확장이 거의 완료됐고, 이것이 FSD(테슬라가 자율주행을 위해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 학습용 H100 5만개를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엔비디아에 주문한 칩을 테슬라가 아닌 X 등에 먼저 보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그런 조치의 배경이 X나 xAI를 더 우선시하기 때문은 아니라는 취지로 읽힌다.
하지만 CNBC는 엔비디아의 AI 칩을 테슬라보다 X와 xAI에 먼저 배정한 조치가 테슬라에서 원하는 만큼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외부에서 AI를 개발하겠다는 머스크의 언급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X에 게시한 글에서 "25%의 의결권(지분) 없이 테슬라를 AI 및 로봇 공학 분야의 리더로 성장시키는 것은 마음이 불편하다"며 이 정도의 지분을 갖지 못한다면 "테슬라 외부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제출된 위임장 서류에 따르면 머스크는 회사 발행 주식의 20.5%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수치에는 2018년 보상 패키지로 머스크에게 부여된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이 포함돼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테슬라는 2018년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보상 계약에 따라 경영 성과를 달성한 머스크에게 총 560억달러(약 77조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했으나, 소액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이 보상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 잠정 승소하면서 머스크가 스톡옵션을 다시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테슬라 이사회는 이 판결에 항소할 계획이며, 투자자들이 여전히 머스크에 대한 보상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이 보상안을 재승인하는 안건을 오는 13일 열리는 주총 투표 안건으로 올린 상태다.
일론머스크가 세계 주가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임을 느끼게 해주는 기사입니다. 테슬라와 X와 같이 첨단 기술, 반도체가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산업에 엔비디아 칩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언론플레이(?) 덕분에 엔비디아의 주가 시총이 나날이 자사 역대 최고를 갱신하여 2조 9000억 달러 (한화 3,981조 7,000억 원 )에 육박한 기사도 있습니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뒤를 이은 부동의 2위를 차지하던 애플의 주가와의 격차를 3위인 엔비디아가 점점 좁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사를 보면서 든 생각인, 엔비디아와 같은 최첨단 반도체 시장의 기술과 빈부 격차의 가속화, 그리고 세계 주가와 브랜드 가치에서 차지하는 엔비디아와 테슬라, X의 순위가 점점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추후 결과를 지켜보고 재평가 할 시간은 많겠지만 엔비디아의 반도체 기술의 성장과 일론 머스크가 괴짜같으면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