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바다를 누비고 다니는 한 척의 배가 있음
이 배의 선장은 네덜란드의 산부인과 의사인 레베카 곰퍼츠
의사인 그가 배를 타고 세계를 누비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때는 1990년대 후반
곰퍼츠는 그린피스에서 활동하며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방문하게 돼
그곳에는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성매매를 하는 10대 여성, 불법 중절수술이나 자가 중절로 인한 부작용과 합병증에 시달리는 수많은 여성들이 있었지
이때 자기 몸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없어서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에 곰퍼츠는 크게 충격을 받았어
그래서 그는 동료들과 함께 어떻게 그 여성들을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했지
여성이 자신의 일을 결정할 때 오직 자신의 허락만 있으면 되는 곳
그런 공간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
그러던 중 문득 떠오른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게 바로!!!
'배'였어!
국제법 상 해안에서 20km 떨어진 국제수역 위에 있는 선박은 그것이 등록되어 있는 나라의 법을 따르게 되어 있어
맨 처음에 내가 곰퍼츠는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했지?
네덜란드는 임신중절이 합법인 나라야
그렇기 때문에 곰퍼츠가 모는 배가 국제수역까지 가게 되면 그 위에서 이루어지는 임신중절 역시 합법!
그렇게 곰퍼츠와 그의 동료들은 임신 초기라면 복용만 해도 임신 중지가 가능한 유산 유도약을 싣고 낙태가 불법이었던 아일랜드로 출항했어
아일랜드 더블린 항구에 도착해서는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을 태우고 20km 너머 국제수역까지 데려가 약을 나눠줬어
이것이 비영리조직 Women on Waves(파도 위 여성들)의 시작이야!
그들은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모로코 등 낙태가 불법인 수많은 나라를 방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에게 안전하게 임신중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나눠주었지
2005년에는 Women on Web이라는 사이트도 만들었어
전문 상담과 원격 진료를 통해 우편으로 유산 유도제를 보내주는 곳이야
일정 기부금을 내고 약을 받아야 하지만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경우에는 무료로도 받을 수 있대
이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 7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도움을 받았어
우리나라에서도 2700명 이상이 Women on Web을 이용했다고 해
물론 가부장제와 여성혐오라는 거대한 암초를 헤쳐나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
이들의 활동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무례한 질문도 수없이 받았고 위협과 공격도 수두룩하게 있었어
포르투갈은 이들이 항구에 못 오도록 전함 두 대까지 배치했었다고 해
그렇지만 배가 지나간 물 위에는 지나간 대로 길이 남잔아?
Women on waves의 활동 역시 임신 중절에 대한 담론이 사회 여기저기서 펼쳐질 수 있도록 방아쇠를 당겨주었어
그 결과!
2018년 아일랜드에서는 국민투표를 통해 12주 이내라면 제한없이 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법이 바뀌었음!!
스페인,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곰퍼츠의 선박이 오지 못하도록 전함으로 막기까지 했던 포르투갈까지 낙태 합법화!!!
곰퍼츠는 2018년 7월에 낙태죄폐지 공동행동,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및 많은 여성단체들의 초청을 받고 내한도 했어
이때 광화문에서 열렸던 낙태죄 위헌 퍼레이드에 참여해 발언도 하심!
이후로도 수많은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한 결과!
2019년 4월 11일 한국에서 낙태죄가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았고
2021년 1월 1일 0시부로 낙태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지!
내한 당시 곰퍼츠는 취재진들에게 "이 다음 차례는 한국이겠죠?"라고 했다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되었어
곰퍼츠의 배가 남긴 물결이 큰 파도를 가져왔듯
우리의 작은 행동과 연대가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난 믿어
자매들아 사랑해 우리 끝까지 함께하자!💙
그럼 글은 이걸로 끝!
글 봐줘서 다들 고마워~~~
+추가
https://www.google.co.kr/am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Amp.html%3fidxno=32336
‘임신 중지’ 위해 배를 띄운 의사 - 시사IN
의사가 된다는 게 뭘까. 의대를 다니던 젊은 레베카 곰퍼츠 씨는 자신이 앞으로 입게 될 의사 가운이 지닌 의미에 물음표를 던진다. 의학은 재미있었지만 충분치 않았다. 답을 찾기 위해 낮에는
www.sisain.co.kr
곰퍼츠가 한국에 왔을 때 했던 인터뷰 기사인데 관심 있는 눈아들은 한번 읽어봐도 좋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