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는 장시간 서 있는 게 불편한 임산부를 위해 만들어진 자리인 ‘임산부 배려석’이 있다. 이 자리는 도입된 지 10년이 됐지만, 올바르게 정착됐다고는 할 수 없다.
기자는 2주간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을 유심히 지켜봤다. 열에 아홉은 임산부가 아닌 사람들이 앉아 있었는데, 대다수가 가임기가 훌쩍 지난 중년 여성들이었다. 이밖에 아저씨나 어린 학생들도 보였다. 심지어 짐을 올려놓은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잠을 자거나,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산부가 주변에 서 있다고 해도 양보할 모양새는 아니었다. 한 중년 여성은 임산부가 주변에 있었지만, 눈을 감은 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 결국 임산부는 자리가 날 때까지 서 있다가 일반석에 자리가 나자 그제야 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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