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7월 10일) 밤새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인근 하천의 둑이 무너졌고,
대전 용촌동 정뱅이 마을은 순식간에 물에 잠겼습니다.
한밤중에 물난리를 겪게 된 주민들은 인근 복지관으로 긴급대피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각, 시내에 살던 김중훈씨는 형수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대피한 사람 중에 어머니가 보이질 않고 연락도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리나케 어머니 집으로 간 아들은,
홍수로 인해 접근하지는 못한 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어머니 집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습니다.
아들은 어머니 집으로 백여미터를 헤엄쳐 갔습니다.
앞에 있던 이웃집 어르신을 먼저 지붕위로 올려드린 뒤
이웃집 지붕을 타고 어머니 집으로 갔는데 어머니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한참을 살펴보니, 힘이 다 빠진 어머니가 살려달라는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기둥에 매달려 얼굴만 겨우 물 밖으로 내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 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구해줄게요!"
그 순간 남은 힘을 다 해 어머니가 외쳤습니다.
"아들아, 너도 죽는다. 여기 오지 말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물 속으로 뛰어 들었고,
아들도 힘이 빠져 몇 번이나 실패했지만,
물 속에 잠긴 담벼락을 밟고 겨우 어머니와 함께 지붕위에 올라갔습니다.
지붕 위에 올라가고 나니 곧 구조대원들이 도착해
무사히 대피를 할 수 있었습니다.
보트에 올라 뒤를 돌아보니
어머니가 매달려 있던 기둥은 어느 새 물에 완전히 잠겨 있었습니다.
어머니를 무사히 대피시켰지만,
김중훈씨는 인터뷰 도중,
당시 어머니가 하셨던 말을 떠올리면서
다시 한 번 오열을 합니다.
"아들아, 죽는다. 오지 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