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한국에서 김정은 욕해봐야 무슨 소용이냐 '
라고 댓글을 단 적이 있었어
당연히 북한에 있는 김정은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뭐라고 하건 들리지가 않겠지만
한국 문화가 북한에 전파되면서
최고조넘에 대한 세뇌가 풀리고 있다는 게
김정은 입장에선 참을 수 없는 거지
'한류' 라는 말이 퍼지기 시작할 때부터
북한 사회에 알음알음 한국 영상물이 퍼지기 시작했는데
김정은이가 이를 때려잡겠다고
한국 영상물을 보거나 한국 말투를 쓰면
마약 사범마냥 처형하겠다고 엄포를 놓아도
최소한 탈북자 기준 70%가 한국 문화를 이미 접했다는 상황인 게 문제지
그러다보니 김정은 입장에선 이러다 나라가 먹힐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이런식으로 한국 문화를 유포하는 놈들을 본보기로 처형하고 있음에도
오늘 리일규가 했던 말처럼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란 말이지
이렇게 한국 문화가 북한에 얼마나 조용히 스며들고 있느냐 하면
백종원의 레시피가 북한에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했고
이걸 보고 따라하던 아낙네들이 걸리기도 했을 정도란 말이야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이 없다시피 한 북한 입장에선
이렇게 정치와 전혀 관련이 없는 요리 방송조차도
정말 순수하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에
'어? 이렇게 만드는 방법도 있네' 라고 따라 하게 되는 거지
1980년대 한국 사회가 굉장히 반일이 강했음에도
'일본 문화가 멋져 보여서' 일본 문화에 빠져드는
그런 경우가 많았던 거처럼 말이야
이렇게 한국 문화가 '좋고 아름다운 것' 으로 인식되다 보니
한국 영상물 중에서 재밌으면 일단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런 작품 중에서 김정은 입장에서 발작할 작품들이
같이 섞여서 유통되는 게 현실이거든
야인시대 2부의 경우 그야말로 반공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공산주의와 북한 체제를 신나게 까는 작품인데도
이런 사소한 사상 따위는 제쳐두고
'사내라면 역시 화끈해야지' 라고 몰입해서 보다가
빼도박도 못하고 걸려서 처형당한 사례도 있을 정도니까
그리고 나훈아 같은 경우
은퇴 공연에서 김정은을 돼지라고 직접 조롱했을 정도며
2018년 당시 평양 공연에
'즈그 형이랑 고모부를 잔인하게 죽인 새끼 앞에서
노래가 퍽이나 잘도 나오겠다' 고 불참해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이름 자체도 언급하고 싶지 않은 인물인데
정작 김정은이 발작하는 거와 별개로
나훈아의 노래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북한에 널리 퍼진 상황에서
탈북자들을 통해서 이 일화가 살짝 퍼질 정도였어
당연히 북한에서는 나훈아 노래만 나와도 때려잡으려고 하지만
'역시 남자라면 당당해야지' 라며
중학생들부터 '사내답게 가련다' 라고 했을 지경이야
이렇게 한국 문화가 북한 체제에 스며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김정은에 대한 비판적 이야기가 나돈다고 해서
이게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북한에 유입되는 한국 문화에 포함되어서
김정은의 치부가 하나 둘 씩 소문나고 있으니
지금 보기에는 미미할지 몰라도 아예 의미가 없는 건 아니라는 거지
물론 이것도 현재로서는
한국 문화가 퍼지기 쉬운 평양이나
국경 지대에 한정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20년 전만 하더라도 북한에서는
한국과 남조선이 다른 나라인 줄 아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진전이 있던 거야
그런 점에서 북한이 당장 무너지거나 그러진 않겠지만
한국에서 김정은 욕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체념할 게 아니라
매우 긴 시간이 걸릴지 모르더라도 언젠가는 영향이 있을 거라는 점에
의의를 두고 지켜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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