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사자’ 바람이의 딸, D가 20일 오후 청주동물원 격리방사장에 들어와 흙바닥을 거닐고 있다. 연합뉴스
오랜 기간 방치돼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말라 ‘갈비뼈 사자’로 불리다 구조된 바람이(20)에 이어 바람이의 딸(D·5)도 비좁은 우리를 벗어나 청주동물원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청주동물원 의료진은 20일 강원도 강릉 쌍둥이 동물농장에 임시 보호 중이던 D를 청주동물원으로 이송했다. D는 마취 상태로 초음파 등 건강검진을 한 뒤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을 이용해 약 3시간30분 만에 청주동물원에 도착했다. 장거리 이동에 지친 탓인지 D는 서너 번 길게 하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D의 입식 과정은 이범석 청주시장이 케이지와 연결된 방사장 문을 직접 열면서 마무리됐다. 방사장에 발을 디딘 D는 낯선 환경이 당혹스러운 듯 방사장에 들어선 직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내 차분히 내부를 돌아봤다. D는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냉풍기 앞에서 열기를 식히기도 했고, 식수대에서 나오는 물을 몇 모금 마시기도 했다.
부녀의 만남은 D가 방사장 내실로 이동한 뒤 보호시설에 있던 바람이와 2m 거리를 두고 마주하면서 성사됐다. D는 아빠를 향해 우렁차게 포효했고, 바람이는 창살 너머로 D를 한동안 바라봤다.
그러나 부녀가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D의 이송 계획을 알렸던 청주동물원 측은 당시 “곧 아빠 바람이와 딸 D가 만나는 흐뭇한 장면을 떠올려볼 수 있지만 두 사자는 서로 알아보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를 이루어 사는 사자이니 모여 살아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사자는 고양잇과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집단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가 20일 오후 청주동물원 격리방사장에 들어온 뒤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D는 당분간 야생동물 보호시설 격리방사장에서 생활하면서 검역 절차와 환경 적응 훈련을 받게 된다. 오는 11월에는 근친교배 및 자궁질환 예방을 위해 중성화 수술과 대면·교차방사를 거쳐 내년 3월 바람이와 합사될 예정이다.
청주시는 조만간 D의 이름을 시민 공모를 통해 지어줄 예정이다. D는 부경동물원에서 불리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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