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들의 물품을 전시하는 실연 박물관부터 죽음 박물관까지 있다고요? 각 도시를 방문할 때면 으레 찾게 되는 박물관은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죠. 예술작품만 관람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특이한 주제로 운영하는 각국의 기상천외한 이색 박물관을 소개합니다.
실연 박물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사람들마다 헤어지는 이유는 다양하죠.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는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로부터 기증받은 물품과 그에 얽힌 사연을 전시해 둔 이별 박물관이 있습니다. 설립자 드라젠 그루비식와 올린카 비스티카가 4년의 열애 후 헤어짐을 추억하기 위해 물건을 전시한 데서 시작했죠. 가벼운 일화부터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진지한 작품까지 보다 보면 각자의 사연에 빠지게 될지도.
죽음 박물관
미국 로스엔젤레스
할리우드에 위치한 죽음 박물관은 죽음에 관한 모든 것을 전시한 곳입니다. 입구부터 시체 사진과 관련 기사들이 즐비하며 내부에는 희대의 살인마들을 인터뷰한 영상, 그들이 그린 그림, 살인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죠. 죽음에 관한 교육이 어디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환기하기 위해 설립되었다고 해요. 일부 관람객들이 관람 도중 기절하거나 구토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합니다.
똥 박물관
대한민국 수원
변기 모양의 외관으로 유명한 수원의 ‘해우재’입니다. 화장실 문화를 주제로 한 박물관으로 화장실의 역사과 세계의 다양한 화장실 문화를 살펴볼 수 있죠. 전 수원 시장 고 심재덕 시장은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을 기념하기 위해 30여 년간 살던 집을 변기 모양으로 리노베이션 하여 해우재로 칭했으며 사후 유족들이 2009년 수원시에 이를 기증하며 전시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수중 박물관
멕시코 칸쿤
칸쿤 해양국립공원에는 스쿠버다이빙 없이는 관람할 수 없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중 박물관이 있습니다. 영국의 조각가 제이슨 테일러의 작품이죠. 2008년 칸쿤해양협회의 대규모 해양보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특수 해양 시멘트를 사용하여 물고기들의 산란을 돕고 산호의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500점이 넘는 작품은 모두 지역 주민의 모습을 본 떠 만들었다고 하네요.
하수도 박물관
프랑스 파리
파리의 하수도는 하나의 지하 도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규모와 역사를 자랑합니다. 1854년 오젠 벨그랑이 정수 작업을 추진하며 만들어진 하수구 박물관은 도시의 발전을 수도 공급과 하수 시설의 발달을 통해 체감할 수 있죠. 센 강 옆의 실제 하수도를 박물관으로 개조해서 퀴퀴한 내부에는 하수가 흐르며 가끔 쥐가 등장하기도 한다고.
고문 박물관
미국 시카고
심신 미약자는 주의하세요! 너무 리얼한 전시에 속이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요. 중세 시대의 고문 역사와 어두운 면에 대한 자료들과 함께 당시 사용하던 다양한 고문 기구와 형벌들을 마네킹을 통해 실감 나게 재현했습니다. 자료를 찾기 위해 사진들 살펴보아야 했는데요. 비위가 약한 분들은 마음 단단히 먹으시길 바랍니다.
장례 마차 박물관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 주익 묘지 내부에 위치한 이곳은 19세기부터 20세기 중엽까지 사용한 장례 상여 마차를 전시한 곳입니다. 당시 카탈로니아의 인구 증가로 묘지 공간이 부족하여 성벽 밖 멀리까지 관을 옮겨야 했고 장례 마차가 그 사람의 계급을 상징했기에 온갖 고급스러운 장식으로 치장된 호화 마차들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머리카락 박물관
터키 아바노스
이걸 왜 모아요? 카파도키아 지역의 도자기 공방 아래 동굴에는 16,000개의 여성 머리카락 샘플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1979년 한 여성이 현지 도예가에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남겼고 이를 그곳에 전시해 둔 것을 시작으로 이후 40년 동안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머리카락을 전시해두고 간다고.
배드 아트 미술관
미국 서머빌
서머빌 영화관 지하에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허접한 미술’이라는 부제로 미술품을 모아 전시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뉴욕의 현대 미술관 MOMA를 비틀어 ‘MOBA(Museum Of Bad Art)’라는 유쾌한 이름의 이곳은 다른 곳에서는 전시 허가를 받지 못할 만큼 허접한 작품을 만들어 낸 예술가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시작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