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과 결혼한 뒤 귀화를 하고, 10년 넘게 우리나라에 정착해 살아왔던 한 알바니아 출생의 남성이, 국적을 박탈당하고 본국으로 강제 송환이 됐습니다.
알고 봤더니, 알바니아에서 강도 살인을 저지르고 27년이나 남의 이름으로 살아왔던, 탈옥수였는데요.
알바니아 현지 방송의 뉴스 속보.
현지 당국이 쫓고 있던 강도살인 전력의 탈옥수 에르빈 샤히니가 해외에서 붙잡혀 곧 송환된다는 내용입니다.
다른 현지 매체들도 그가 탈옥했을 당시 수배 사진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하며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27년이나 도피생활을 해 온 그가 붙잡힌 곳이 다름 아닌 우리나라였습니다.
지난 1995년, 에르빈 샤히니는 알바니아에서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택시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다른 시민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이들을 다치게 한 혐의까지 드러났습니다.
결국 21살 나이에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됐습니다.
그런데 2년 뒤, 알바니아에선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내전 수준의 폭동이 일어났고, 그는 이 틈을 타 탈옥에 성공했습니다.
장애인 명의의 여권을 구한 그는, 미국으로 향했다 캐나다로 도피를 이어갔고, 탈옥 14년 만인 2011년 한국으로 향했습니다.
이듬해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고, 2015년 급기야 혼인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고 아예 정착했습니다.
신분을 숨긴 채 남의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정착한, 영화 같은 도주극은 국제적인 공조 수사 끝에 27년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알바니아와 우리나라, 또 그가 거쳐간 여러 나라들이 정보를 공유한 끝에, 그의 가짜 신원과 소재를 파악한 겁니다.
23살 때 탈옥한 그는 이제 쉰이 됐습니다.
지난 1월, 강원도 원주에서 그를 체포한 우리 당국은, 신속히 그의 국적을 박탈하고 결국 본국인 알바니아로 송환했습니다.
피해자 딸 인터뷰 찾아봤는데
가족들도 이렇게 잡힐지 꿈에도 몰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