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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터기타ll조회 4760l 2








한번 쯤 읽어보면 좋을, 주관이 뚜렷해보이는 신세경 인터뷰들 | 인스티즈


Q. 못 먹고, 못 가진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나? 

내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이제 막 20대를 맞은 아리따운 여배우가

깊게 관심을 가질 만한 테마는 아닌 것 같다.



A. 난 노숙자에 대해 함부로 비난하는 시각이 참 싫다.

사람들은 노숙자를 피해가며 이렇게 말하곤 한다.

"어디 가서 노가다 한 번 뛰면 밥 한 끼 못 먹겠어? 다 게을러서 저렇게 사는 거야."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밥 한끼를 먹기 위해 돈을 벌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렇다고 단순히 돈 몇 푼 적선한다고 해서 그들의 삶이 바뀌지는 않을 거다.

내가 진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있다.

40세가 되기 전에 꼭 다큐멘터리를 한 편이라도 만들어보고 싶은 이유다.




Q. 다큐멘터리라고 했나? 깜짝 놀란 기색을 보였다면 미안하지만
솔직히 이미지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A. 어릴 때 공부를 무척 좋아하고, 잘했다는 건 내 이미지와 어울리나? (웃음)
스스로 말하기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어릴 때 영어를 너무 좋아해서 항상 원서를 끼고 다녔다.
그런데 '연기'라는 운명이 눈앞에 나타나면서 그렇게 좋아하던 영어를 과감히 뒤로 젖혀뒀다.
막상 연기자의 길로 접어든 이후에는 배역을 제대로 맡지 못해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면서
2~3년을 흘려보냈다. 그래도 절대 조바심은 내지 않았다.
그 때 읽었던 책과, 들었던 음악과, 본 영화들이 지금껏 나를 떠받치는 자양분이 되어주었으니까.
그 어린 나이에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내가 한 두 작품 더 하고, 말고는 인생 전체로 봤을 때 아무 의미도 없다는 사실을.
그 때부터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Q. 아무렴, 영화도 아닌 다큐멘터리 연출이라니.


A. 물론 영화 연출에도 관심이 있다. 사실 그 외에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마흔이 되기 전에 반드시 하고 싶것 중에 또 하나는
삶의 기본적인 혜택조차 주어지지 않은 세계 곳곳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다.
그리고 더 많은 이들에게 이런 일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내가 좀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더 유명해지고, 배우로서의 입지도 탄탄해지면 사람들도
‘저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한다면 분명 맞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 게 아닌가?




Q. 당신에게는 배우로서의 성공이 개인의 입신양명이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한 것이란 얘긴가?



A. 현재의 내가 또래 아이들보다 수입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돈을 쓸 데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친구들 만날 때 한 번쯤 멋진 레스토랑에서 기분 좋게 밥을 살 수 있는 정도?
아직 어려서 좋은 옷과 구두, 차 같은 것에 관심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앞으로도 그다지 높아질 것 같지 않다.
오히려 그런 것에 자꾸 욕심을 가지면 나중에 허무함만 남을 듯하다. 그러다 보면 일에 대해서도 허무해질 테고….
그래서 애초에 일에 대한 목적을 한 순간이 아니라 평생 깊게 마음을 쓸 수 있는 쪽에 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더 오래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 테니까.
예전에는 누군가를 돕기에 아직 어린 나이였으니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절로 웃으며 열심히 일하게 된다.







Q. 그 나이대의 청년들은 대부분 남들 눈에 띌 만한 목표들을 하루라도 빨리 이루고 싶어하지 않나?


A. 젊다고 해서 반드시 열광적으로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세상의 모든 관념 속에 당연한 듯 세뇌되어 사는 건 별로다.




Q.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또 성장하려는 모습이 좋아보여요.

A. 저, 퇴보할 수도 있어요. 제가 정체되고 남들이 정진해서 밀려난 퇴보 말고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능동적으로 움직였는데 그게 옳은 길이 아니어서 퇴보할 수 있다는 거예요.
먼 미래의 관점에서 보면 그게 퇴보가 아닌 발전이겠지만요.


"요즘들어 '지는 게 이기는 것'이란 말을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과 같은 시대에 맞는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안에 내재한 뜻이 있잖아요.
현실이란 게 정의와 선이 늘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고,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종종 그걸 해치는 상황과 유혹이 많은 세상이에요.
이럴 때 일수록 뭔가 이기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돌아가는 법도 알아야겠죠."


"인생 안에서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행복을 추구하면서 사는 게 제 바람이에요.
인생의 멘토가 있다면 좋겠지만, 사람은 결국 타인의 상황을 100% 이해할 수는 없는거니까.
그래도 조언은 많이 듣고 있어요."


"한 작품을 끝냈을 때 그 작품이 저에게 빛나는 순간이 되든,
아니면 참혹한 순간이 되든 어찌됐든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 당장은, 제가 연기자로서 어떤 위치에 오르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조금씩 성숙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많은 이들이 '지붕킥'의 결말을 새드 엔딩이라고 말한다. 당신의 생각도 그런가?


A. 세경이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극 중 세경이가 그걸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하니, 연기하는 나는 따를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멜로 라인이 어떻게 되든 세경에게 놓인 현재의 삶이 고단한 건 마찬가지가 아닌가?
지훈 삼촌이나 준혁 학생, 모두 한 집에 사는 가족인데 둘중 어느 한 명과 이어진다 해도
현실적으로 보면 결코 100% 행복해질 순 없을 거다.
서울에서든, 타히티에서든 세경이는 힘들게 사는 아이다.



Q. 그렇다면 '세경'에게도 '봄'이 온 거라고 할 수 있을까?

A. 세경이 원하는 대로 되었으니 봄이 온 것 같다. 하지만 세경은 허무할거다.
봄이 왔으나 그 이상도 이하도 없으니까.


"저는 사실 대본에 어떤 글귀가 나오면 원문을 꼭 찾아봐요.
책도 원래 좋아하지만 전체적인 문맥도 이해할 수 있거든요.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건 '너에게 불러줄 노래가 있으니 아직은 돌아갈 때가 아니다'라는 문장이에요.
안도현 시인의 '나에게 보내는 노래'라는 시의 한 구절인데 이 시를 읽고 정말 감명받았거든요.
물론 드라마에서처럼 사랑에 국한된 시는 아니에요. 오히려 삶과 맞닿아있죠.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순간에 이 시를 읽으면, 다시 살고 싶어질 것 같아요."





Q. 극도로 우울할 때는 어떻게 대처해요?

A. 예전에 제가 쓴 단편 중에, 저의 우울을 빗대어 말한 부분이 있어요.
여자 주인공이, 맑고 따뜻한 날에 가족들과 함께한 식탁에서
마냥 행복해보이는 가족들과는 달리 자신만 슬픔에 빠져 있으니까
세상의 밝은 분위기에 자기 자신이 오점이 되는 것만 같아서 흐느끼는 장면이었죠.
우울할 때는 그렇게 맘껏 우울한 게 낫지,
자꾸 감정을 밝게 끌어올리려 하면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Q. 지금 생각나는 책 속의 한 구절이 있어요?

A. 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이라는 소설의 한 구절이 생각나요.
여자 주인공이 자기 친구의 연애 방법을 묘사하면서
‘그 친구는 연애할 때 능동적이라 상처를 받아도 돌아갈 곳이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저는 굳이 분류하자면 수동적인 편이거든요. 그걸 보면서 그녀의 유연한 자세가 부러웠어요.


"초등학교 필독도서인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을 보면, 애벌레들이 탑을 쌓은 그림이 있어요.
그걸 보고 '아, 나도 이 탑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늘에 뭐가 있을 줄 알고, 정말 상상할 수도 없이 많은 애벌레가 밟고, 밟히면서 쌓아가요.
근데 한 애벌레가 자기 스스로 누에고치를 감고 나비가 되겠다고, 그 탑에 속하지 않을거라고 자기 길을 가요.
중간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그 탑에 속해있는 애벌레들끼리 하는 얘긴데,
"저기 올라가봤자 아무것도 없대. 우리 지금 내려갈까." 그랬더니 대답이
"지금 내려가면 한꺼번에 무너져서 다 죽는다"고, "하지만 가봤자 위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아, 필독 도서는 괜히 필독 도서가 아니구나 했어요."


"나이가 들면 삶의 여유도 생기고
지금은 꿈으로만 생각하던 것을 현실로 펼칠 만한 능력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좀 더 현명해져서 지금은 나도 잘 제어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잘 컨트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빠르지 않아도 좋으니 천천히 발전하면서 나이가 들었으면 한다.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Q.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로서 살면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A. 맘대로 사랑하지 못한다는 것. 

때때로 사람들은 진실을 왜곡해서 볼 때가 있는데, 

특히 누군가를 사랑하는 과정이나 그 사람에 대한 나의 맘이 실제와 다르게 보여지는 건 정말 참기 힘들다.




Q. 사랑이란 뭐라고 생각해요?

A. 사랑이요? 정복할 수 없는 거죠.
물론 사랑을 정복한다는 것도 정말 웃기는 말인 것 같아요.
사람은 늙어 죽을 때까지 외롭게 사니까요.



Q. 그럼, 사랑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해요?

A. 존중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엄마 자식 간의 관계나 친밀도가 높은 사이일수록
'존중'이라는 당연한 요소를 쉽게 잊어버리기 쉽잖아요.
저는 어떤 종류의 사람을 만나든 말을 할 때
한 번 더 그 사람의 상황을 생각하고 말하려고 노력해요.
물론 실천이 정말 어렵더라고요. (웃음)
저희 엄마가 저에게 늘 이렇게 해주세요." '




Q. 사람들은 당신을 '사연 있는 여자'로 보는 것 같은데, 그런 시선은 어때요?


A. 전혀 상관없어요.

저를 보는 관점은 그분들 마음이고, 어차피 연예인이라는 게

사람들이 모였을 때 가장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소재 아니겠어요?

그분들이 즐거움을 얻든, 부러움을 가지든, 그런 다양한 감정을 받아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실 전 어떻게 생각하시든 상관없어요.

오히려 너무 '플랫'한것 보다, 배우로서도 좋은 것 같아요.



“연기하는 순간이 참 좋아요. 다만 그 배우라는 본질에서 벗어난 것들이 힘들게 하죠.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과 싸워야 할 때도 많아요. 저에 대한 오해에 답답할 때도 있죠. 

그렇다고 나 자신을 꽁꽁 감추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 시선을 대하는 내 감정을 컨트롤하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사실, 말처럼 쉽지는 않아요. 잘 조절하다가도 어느 순간 놓칠 때도 있으니까. 

예전에는 찬장에 놓인 밥그릇처럼 딱 적당한 온도를 유지했다면 지금은 보글보글 끓는 냄비 같다고 할까?” 

(그리고 유쾌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저라는 사람은 실제로 만나는 게 더 좋으실 거예요. 확신할 수 있어요.”





Q.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다.' 라고 생각하는 유형이 있다면?

A. 약한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
자신의 강함을 이용해서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이 가장 싫어요.




Q. 아역 출신 연기자들이 어른스럽고, 참을성이 많은 경우를 자주 봐요.



A. 그럴 수 있어요. 그럴 수 있는데.

어린 친구들이 아무것도 경험할 수 없게 가둬놓고, 뭘 연기하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산업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을 모르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속한 직업이 한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는 데 그리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지 않아요.

그래서 일부러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것들을 박탈당하니까,

저와 가까운 환경에서는 최대한의 행복을 쟁취하면서 살려고요. 그렇지 않고 어떻게 견디나 싶고요.





Q. 감정에 휘둘리는 건 배우라는 직업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A. ‘나’라는 사람이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과 ‘밀당’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 삶을 풍족하게 하는 것들을 소홀히 하지 않죠. 작품을 하지 않는 동안에는 지하철을 타고
전시도 보러 가고, 친구와 가까운 곳에 기차를 타고 여행도 가고, 책과 영화도 보고 음악도 많이 들어요.
그중에서도 책과 음악은 단순히 내용만 기억하는 게 아니라, 당시 주변 상황까지 기억에 남아요.
가령,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들은 음악, 그때의 계절, 주변의 냄새 같은 거?(웃음) 굳이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도
기억에 남아요. 연기하며 지나치게 많은 감정을 소모하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그것들을 떠올리죠.
그런데 요즘은 소모된 감정을 채우는 방법이 조금 바뀌었어요. 이제는 요리처럼 감정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도 있어요.
별 생각 없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쓰면서 시간을 보내는 거죠.




"제 삶을 지키려는 이 의지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랑을 받으려면 많은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게 배우를 딜레마에 빠트리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변형시킬 수밖에 없잖아요. 자꾸 나를 바꾸려고 하면 쫓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는데, 그런 건 싫어요."





Q. 특별히 책을 읽는 게 좋은 이유가 뭘까요

A. 저는 전시회에 가는 것도 좋아해요. 여행을 가면 가장 중요한 일이 미술관을 찾는 일이거든요.
전시를 통해서 얻는 감상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미술관이란 공간의 분위기에 사로 잡히는 느낌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최근 촬영끝내고 동유럽에 다녀왔는데 빈의 벨베데레 궁전에 있는 미술관에서 우연히 명화 복원작업을 보게 됐어요. 마치 공기가 멈춰있는 느낌이었죠.
작은 방에서 두 사람이 헤드셋을 낀 채 작업하는걸 보는데 그런 종류의 공기가 있다는 게 너무 놀라운 거예요.
독서라는 행위도 제게 그런 공기를 전달하는 것 같아요. 책 속의 활자들을 읽는 순간이 미술관이 주는 그런 공기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는 거죠.
영화 타락천사 를 본 게 스무살 때였는데 그때 잠시 폭풍의 언덕을 오르듯 힘든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때 개인적으로 위로가 됐던 영화예요.
특별히 어떤 부분이 어떤 요소 좋아서라기 보단. 음악이든 책이든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란 대부분 그런 식이에요.





Q. 여행이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

A. 여행은 생활의 일부와 같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무조건 짐 싸들고 떠난다. 물론 가족과 함께다.
대부분 마찬가지겠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주요인은 내가 속한 사회에서 늘 경쟁하고 비교당하고,
그러면서 누가 더 낫고 부족하다는 평가를 끊임없이 받기 때문이다.
그런 비교의 대상이 되거나 기준 자체를 벗어던지고 싶었다. 내가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것도 그 이유다.
무엇보다 내가 속한 세계가 아니라는 점이 너무 편하고 좋다

"일과 밀당을 할 수 있다. 세상은 넓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그리고 사람도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오로지 연기뿐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연기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해야 균형이 맞는다. "
(여행지에서 사람들에게 잘 다가가나) 잘 다가간다. 하지만 절대 내 직업을 말하진 않는다. 그냥 학생이라고 말한다.(웃음)




Q. 과거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족함이나 아쉬움을 자주 토로했더군요.

A. 사실 대부분의 배우들이 본인의 연기에 백퍼센트 만족하긴 어려울거예요.
정말 놀라운 연기를 하는 선배님들도 정작 본인은 만족 못하시더라고요.
그러니 저 같은 사람에게 아쉬움이나 후회가 없을 수 있겠어요....

“작품을 할 때마다 연기에 대한 부담이 늘어요. 배우로서 한계를 보게 돼요.
그 한계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고민도 하게 되죠. 가끔 자괴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한계를 넘어섰을 때 성취감도 느끼게 되고요. 분명한 것은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렵더라고요.
자꾸 문제점이 보이게 되고요.”




Q. 한 십년쯤 지나서 누군가 지금에 대해 물어볼때 지금이 어떻게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A. 지금 고등학교 시절이 행복했다고 말하듯이 그때도 10년 전이 더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 10년 후가 더 행복하면 더 좋지않을까요)그랬으면 좋겠지만 사람은 그러기 힘든 존재인것 같아요.

일단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뭔가를 열망하는 편이잖아요. 

미드나잇파리 처럼 과거에 대한 향수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죠

(물론 지금이 불행해서 하는 이야긴 아니겠죠.)그럼요. 10년 전이 더 행복했다고 이야기하는건 

지금이 10년전보다 행복의 절대량이 적다는 말이기 보단 지금 현실에서도 충분히 누리고 있는 행복에 그만큼 무디기 때문이예요. 

그래서 과거의 행복은 잘 곱씹고 행복했다고 인지하는데 정작 지금 가진 것들이나 이룬 것들이 주는 행복엔 무딘거죠.

10년 뒤엔 지금보다 훨씬 나은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땐 또 스물 다섯살의 내가 가질 수 있었던 것을 먼저 떠올릴 가능성이 더욱 클 것 같아요





Q. 넓은 한강에서 당신을 만나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되죠?


A. 반포지구요. 고속터미널에 충무김밥이 정말 맜있는 곳이 있어요.

거기서 충무김밥을 사고 또 맥주를 사서, 돗자리를 챙겨서 가요.

가서 돗자리 펴놓고 김밥이랑 맥주 마시면서 앉아 있어요.

(용감하네요.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나요?) 잘 못알아봐요 저는 운전을 못해서 고속터미널도 지하철 타고 가요

이태원도 버스타고 가는 걸요. 요즘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데 사람들은 절대 몰라요.




Q. 어떻게 그럴 수 있죠?


A. 다들 스마트폰만 보고 있으니까요 하하




Q. 혹시 믿음이 있나요?


A. 기독교예요. 모태신앙. 집안이 전부 다 기독교.




Q. 말을 듣다가 당신이 어디에 기대서 말하는 건가, 아니 아무것도 없나, 궁금해졌어요.


A. 무신론자요?



Q. 그런 뉘앙스도 있었고요. 솔직하고, 충분히 열려 있지만 그래도 옳다고 믿는 게 있는.


A. 맞아요. 사실 주변 사람들한테 한 번도 종교에 대해 말한 적이 없어요. 

그게 옳은 건진 잘 모르겠지만 제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는 해요,

자기 전에. 어느 정도의 순수한 믿음이 좋지, 그걸 억지로 강요하는 건 좀 그래요. 


사실 요즘 종교에 대해서도 되게 많은 의문이 생기는 때예요. 

모태신앙이다 보니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 생기는 것 같아요.

그게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의문을 갖고, 그것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지 좀 더 바른 신앙인이 되는 거 아닐까요? 


맹목적인 믿음은 싫으니까.






Q. 말하는 걸 들어보면 댓글 같은 것 때문에 무너지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A. 무너지지. 칭찬이 많으면 너무 좋지만 가끔 객관적인 채찍질이 보일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객관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얼마나 애정을 동반한 일인지 깨달았다. 최근에 한 친구와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렇게 셋이 친구라고 치자.

중 하나가 이전의 모습과 다른, 비뚤어진 모습으로 자꾸 변하면? 

'너 같으면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에

사이가 벌어지더라도 객관적으로 얘기하겠느냐, 아니면 그냥 참고 두고 보겠느냐’고 친구에게 물었다.

친구도 나도 싫은 소리를 못 하는 성향이라 둘이 머리 맞대고 고민했는데

어쨌든 친구라면 결국 용기를 내서 말해주는 게 맞겠더라.

사이가 멀어지더라도. 그 생각을 하면 채찍질도 애정이 있으니까 해주는 거구나 싶다.





Q. 똑같은 일이 있었는데 나는 쓴소리를 했고 결국 관계가 벌어졌다. 그 부분에서 여전히 나도 딜레마에 빠져 있다.


A. 개인의 기준에 따른 문제이기는 하지만

친구가 올바른 길로 가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을 거 아닌가.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얘기해준다면 나중에 시간이 흘러 흘러 그 친구가 분명히 그 때 쓴소리를 한 우리를 이해할 거다.






(2017년 인터뷰)


"제 청춘은 아침도 밤도 아닌 해질녘의 고요한 느낌인 것 같은데, 참 행복해요. 제 청춘은 항상 아주 뜨겁거나, 아주 차갑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작년부터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청춘에 담긴 여러가지 호흡 중에서 저에게 꼭 맞는 박자를 찾은 것 같아요. 물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 때도 있겠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지혜로울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세상이 주는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아닌 것은 거부하고 내 것을 지켜야 할 순간이 오면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중앙일보 인터뷰

A. “사실 끼가 있는 편도 아니거든요. 그래선지 갇혀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아요. 뭔가 박차고 나가야 할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려고요. 인생은 크레용으로 꾸덕꾸덕 두텁게 칠한 그림이 아니라 멀리 원경까지 있는 수채화인 거잖아요.”

(기자) 스물한 살짜리가 이런 생각,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니.

“어떤 감독님의 말인데요. 꼭 필요한 순간에 어떻게 발현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러려면 경험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연기보다 우선 경험을 많이 쌓으려고요.”




Q. 헤드럴 경제 인터뷰


"살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제게 있어 행복의 일순위는 작품이 잘 되고, 일이 잘 풀리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제 옆의 소중한 사람들과 트러블이 있고, 사이가 멀어지면 전 불행하다고 느낄 거예요. 물론 일로 얻는 보람은 있어요. 하지만 그것이 제가 느끼는 행복의 가장 큰 이유는 아니에요. 이 직업을 하면서 쌓아가는 페이지들이 "저를 이루고 있을 테니 완벽한 분리는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이 직업이 자연인으로의 저를, 저의 본질적인 부분을 해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제가 지탱하고 서있어야할 부분들을 쳐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문제라고 느낄 것 같아요. 인간답게 살아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Q. 실제로 본인이 미도라면 누구를 선택할 것 같나요? [남자가 사랑할때- 인터뷰]

A. 저라면 둘 다 안 만나고 꿈을 찾아갔을 걸요? (웃음)





Q. 허미나에게 홀딱 반한 이유가 당신과 닮아서일까? 아니면 허미나를 닮고 싶어서일까? [타짜- 인터뷰]

A. 허미나는 나와 닮은 점도 있지만 닮고 싶은 여자이기도 하다.
내가 바라던 여성상? 나는 화려한 꽃보다는 소나무처럼 멋진 여자가 되고 싶다.

"미나는 내가 좋아하는 성격이다. 힘든 과거를 안고 살지만 꿋꿋하고, 멋지게 미션도 마무리한다.
또 내가 생색내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생색내는 법이 없다. 미나가 의리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우직한 면이 있는 여성 캐릭터여서 닮고 싶다."





신세경은 '소아'라는 인물에 마음을 빼앗겼던 이유에 대해 "소아는 사랑스러운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에 등장하는 여주 캐릭터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하백의 신부- 인터뷰]

"'로코 여주는 사랑스워야만 한다'는 것도 굉장히 무서운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소아는 밝고 명랑하기 보다는 아픔과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었어요. 특히 초반에는 한숨을 쉬거나 짜증내는 장면이 굉장히 많았어요. 이것에 관해서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저는 소아가 사랑스럽지만은 않은 아이라서 더 좋았어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속에서도 트라우마를 가졌지만 그런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성장해 가는 소아가 참 좋았고 그래서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가진 이미지나 분위기를 일부러 바꾸어 보려는 고민은 하지 않아요. 제가 가진 본래의 목소리나 눈동자는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제가 가진 결에 대한 불만은 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모두가 사랑스럽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거든요. 여배우이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척을 해야하는 건지, 무엇을 위해 그래야 하는 건지 이유도 잘 모르겠고요. 여주인공은 사랑스러워야 한다는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장르의 틀도 깨고 싶어요. 중요한건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아니라 극중 캐릭터의 삶의 그래프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냐 같아요." 






세경씨가 1990년생인데 스무살 정도에 했던 인터뷰부터 2017년까지 한 인상깊은 인터뷰들 모은거임,,(거의 옛날 인터뷰들이 많음,, )

암튼 되게 생각이 깊어보이고 무게감이 있는 사람인 거 같아서 정리해봤음!  


추천  2


 
청설  모라고 쓰게 해줘요
앞뒤가 없어서 그런진 몰라도 질문 수준이 무례한게 많네...
1개월 전
22222 질문 개구림 저게 기자 수준인지....?
신세경이 안 빡치고 대답도 잘했네

1개월 전
뿌야승관  모르겠고 그냥 사랑한다는 거야
스크랩 했어요 한 20분 정도 꼼꼼하게 읽어봤는데 내용이 참 좋아요 !! 나중에 삶이 지쳐 부정적인 생각들로 잠식될 때 꺼내 읽어보고 싶어용
1개월 전
👍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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