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선(가명·47)씨 딸은 6개월 전 무참히 살해됐다. 범인의 이름은 김레아(27). 딸의 전 남자친구였다. 범죄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등이 인정돼 신상과 함께 얼굴 사진이 공개됐고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그 인물이다. 김레아는 유선씨 눈앞에서만 딸을 다섯 번 찔렀다. 피를 흘리며 어떻게든 살려고 도망치던 딸. 딸을 지키려고 김레아를 물고 늘어지던 유선씨도 20㎝ 길이 과도에 열아홉 번을 찔렸다.
그때의 상처는 여전히 유선씨를 괴롭힌다. 가만히 누워 있는 것조차 힘들다. 마약성 진통제 없이는 눈을 뜨고 있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건 눈앞에서 숨이 끊어진 자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후회다.
사람들은 지난 3월 25일 경기 화성 오피스텔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교제폭력에서 비롯된 흉악범죄 정도로 기억한다. 그러나 참극의 이면엔 지금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이 뒤얽혀 있다.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과 강박적 통제·집착·폭행을 일삼던 '뒤틀린 괴물' 김레아는 행복한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한부모 가정 하나를 박살 냈다.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딸을 잃은 어머니는 지금 생계조차 이어가기 힘들다. 게다가 범죄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유족구조금조차 온전히 받지 못할 처지다. 7일 한국일보 취재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김레아에게 딸을 잃고 중상해를 입은 유선씨에게 유족구조금의 절반만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는 20여 년 전 이혼한 유선씨 전 남편에게 가게 된다. 전 남편은 세 살 된 딸을 두고 외도를 저질렀다. 이혼 뒤에도 양육비를 제대로 주지 않아 2,000만 원 가깝게 밀렸고 그동안 딸에게 제대로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다.
https://m.news.nate.com/view/20241008n0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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