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어서 내려오니 두 발로 귀가"...단풍철 산악 구조대 '몸살'
가을 단풍철을 맞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산악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걷기 힘들다거나 체력이 소진됐다는 이유로 구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긴급한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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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을 단풍철을 맞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산악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걷기 힘들다거나 체력이 소진됐다는 이유로 구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긴급한 구조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큽니다.
단풍철을 맞아 설악산에서 주말마다 발생하는 구조 요청은 하루 평균 10건이 넘습니다.
전국적으로 최근 3년간 발생한 산악사고 구조는 3만3천여 건.
4건 중 1건은 가을철인 9월과 10월에 집중됐습니다.
문제는, 다치지 않았는데도 단순히 걷기 힘들다는 이유로 구조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는 겁니다.
구조대원들이 업거나 들것을 이용해 힘겹게 구조해 산에서 내려오면, 막상 멀쩡히 걸어서 귀가하는 경우가 최근 설악산 전체 구조의 절반에 이릅니다.
신고를 받으면 주저 없이 구조에 나서는 대원들은 이런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손경완 / 설악산국립공원 특수산악구조대장 : 돌아가면서 업고 하산해도 주차장에 오게 되면 또 두 발로 걸어서 자력으로 귀가하시고, 이럴 때 사실 맥이 좀 많이 빠져요.]
특히, 자신의 편의만을 고려한 구조 요청으로 인해 정작 긴급한 구조가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해가 지기 2시간 전에 하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또, 출입이 금지된 비법정 탐방로는 사고 위험이 크고 구조도 어려운 만큼 들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불필요한 구조 요청을 줄이기 위해 비용 청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YTN 송세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