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위키드' 의 강스포가 있습니다
스압주의
오즈의 마법사 내용은 대부분 알거임
캔자스에 살던 도로시라는 소녀가 토네이도로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후
'오즈의 마법사'에게 마녀를 죽이라는 말을 듣고
마녀에게 물을 쏟아 죽인 후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이야기
소설 '위키드' 는 이 세계관을 확장시켜서 서쪽의 나쁜 마녀를 주인공으로 쓰인 소설임
그런데 내용이 너무 어둡고 사회비판적인 면이 많아서
뮤지컬 보고 나서 원작소설 보면 충격적인 부분이 많음
이 사람은 멜린다
먼치킨랜드 영주의 딸
파티걸이던 멜린다는 어느날 이상한 사투리를 쓰는 남자한테
초록빛 물약을 받아먹고 강제로 그와 자게 됨
그리고 열 달 후 머리부터 발끝까지 초록색인데다 이가 괴물처럼 뾰족한 아이를 낳았음
와중에 가난한 목사와 결혼해서 귀족 작위를 잃고
괜히 결혼했다는 후회에 시달리던 멜린다는 집에 방문한 외지인 손님이랑 불륜을 저지르는데
그 결과로 팔이 없는 아이를 낳게 됨...
이 자매가 미래에 사악한 서쪽 마녀가 되는 엘파바,
그리고 동생 네사로즈임
엘파바는 자라는 내내 피부색 때문에 엄청난 차별을 겪었음
사람들이 괴물이라고 놀리는 건 일상이고
너네 엄마가 외지인이랑 자고 널 낳았다는 패드립도 자주 들음
게다가 극심한 물 알러지가 있기 때문에 물에 닿기만 해도 화상을 입는데
이런 특이체질 때문에 더 심하게 놀림받음...
반면 팔이 없지만 외모가 너무너무 아름다운 동생 네사로즈는 부모님의 관심을 전부 독차지함
엘파바는 머리로는 어쩔 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맘속으로는 부모님의 차별대우에 많이 씁쓸해함
애들이 자라는 동안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던 아버지의 차별대우가 가장 심했는데 어느 정도냐면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이 마법 신발 알지?
엘파바네 아빠가 네사로즈를 생각하며 한땀한땀 정성들여 만들어 준거임
팔이 없지만 신발이라도 아름다운 걸 신기를 바라는 부성애였을까
근데 택배로 네사로즈에게 신발이 도착했을 때
엘파바에게는 선물도, 편지도 아무것도 오지 않았음
엘파바는 나한텐 진짜 편지 한 통 안보냈다고????
하면서 너무너무 속상해함....ㅠ
(이 세계관에도 오박사님이 계셨어야 하는데...)
무튼 나이가 좀 들어 엘파바와 네사로즈는 대학에 함께 입학함
무려 엄청난 명문이라는 시즈(Shiz) 대학교
(뮤지컬 내용은 여기서부터 시작임)
엘파바는 부모님의 차별을 싫어했던거지 동생 네사로즈는 엄청 아꼈음
그래서 학교에서도 네사로즈가 힘들어하지 않게 많이 챙겨줌
자기 공부도 해야 하고 네사로스도 챙겨야 하고
현생이 너무 바빴던 엘파바는 자발적아싸가 되어버림
그때 엘파바의 베프가 될 갈린다 (Galinda) 가 나타남
근데 처음에 갈린다는 엘파바를 정말싫어했음
갈린다: (이세계 최고 핫걸인 내 룸메가 저런 초록찐따...?)
그래도 같이 얘기도 하고 이곳저곳 놀러다니다 보니
나중엔 찐친됨
둘이 여행도 가고 클럽도 다니면서 둘은 이시대 최고의 힙스터로 거듭남
같이 노는 남녀 섞인 무리도 생기는데
이 무리도 범상치않은게
진짜 말그대로 마약ㅅㅅ파티가 열리는 클럽에 가서 놀고 그럼...
(이때부터 소설이 심상치않은걸 직감했다고 한다...)
어쨌든 엘파바에게는 큰 관심사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동물권 운동이었음
근데 우리가 생각하는 동물권이랑은 좀 다름
이 세계에서는 동물들 중 일부가 인간의 언어로 말할 수가 있음
사람 말을 못하는 지능 낮은 동물(animal)과 인간 말을 하는 동물(Animal)로 구분되는데
엘파바가 관심을 가졌던건 후자의 권리였음
엘파바가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던 염소 딜라몬드 교수님도 Animal이었어
반면 갈린다는 동물권 문제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엘파바의 권유로 같이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자기도 동물권에 관심을 갖게 됨
그러던 어느날 정부에서
Animal과 animal을 똑같이 취급하겠다는 차별정책을 발표함
'동물은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말할 수 있는 동물들이 목줄이 채워지고 철창에 갇히고 가축이 됨
심지어 앞장서서 동물권을 부르짖던 딜라몬드 교수가 암살당하는 일까지 일어남....
엘파바: 갈린다, 난 이런 차별을 더이상 두고볼수가 없어
직접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고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야겠어
갈린다: 그럼 나도 같이갈게!!!!! 난 너 베프니까
이때부터 갈린다(Galinda)는 글린다(Glinda)가 됨
왜냐면 죽은 교수가 갈린다 발음이 안돼서 항상 자기를 글린다라고 불렀거든...ㅠㅠ
교수에 대한 애도의 의미로 개명을 결심한것
둘은 나름 자신있게 수도로 향했음
꽤 먼 길을 간 끝에 둘은 드디어 오즈의 마법사를 대면하게 됨!!!!
하지만 개차반 독재자인 오즈는
웅웅 모르겠고 나는 위대함 너네 면회시간 끝
이러면서 둘을 돌려보냄...
개빡친 엘파바
그 길로 차별정책을 펴는 대학을 때려치고 잠적함
글린다 포함 어느 누구도 몇 년 동안 엘파바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음...
그로부터 5년 후
피에로(Fiyero)라는 남자가 등장함
(원래는 몸에 푸른색 문신이 있는 개잘생긴 흑인 남성이라는 설정인데
팬아트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내맘대로 캐스팅함ㅎ)
피에로는 엘파바와 글린다의 대학 동기로 변방 작은 지역의 왕자였음.
태어나마자 정해져 있던 상대와 정략결혼해서 대학교 때도 유부남이라고 정말 놀림당했음
현재는 일이 있어서 에메랄드 시티로 출장을 와 있던 상태
그런데 피에로의 눈에 익숙한 초록빛이 스쳐지나감
피에로는 엘파바임을 직감하고 그녀를 쫓음
- 파바야... 오랜만이야 너 맞지??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너 자퇴하고 동기들 다들 걱정 많이 했다고ㅠㅠ
다정하게 말을 거는 피에로
그런데 엘파바의 표정이 영 좋지 않다
엘파바: 너는 나를 발견해서는 안 됐어
나랑 가까워지면 안돼... 그럼 상처받을 거야
피에로: (뭐야)
정말 급발진하는 엘파바...
하지만 궁금한건 못 참는 피에로는 집요하게 엘파바를 매일 찾아갔음
나 또 왔어
왜 계속 날 피하고 말도 안 하는거야??
내가 싫어???
파바야 나 며칠전에 글린다 만났다?ㅎㅎ
좋은 귀족 남자랑 결혼해서 잘 살고 있더라
남편 자랑도 하더라구
오늘은 나랑 얘기해줄거야? 나 새로운 소식 많이 알고 있는데
엘파바: (피곤...)
결국 엘파바는 피에로한테 자기의 정체를 알려주는데
엘파바가 맡고 있던 일은 바로
옛날 시즈(Shiz) 대학의 총장이던 마담 모리블을 암살하는 일이었음
마담 모리블은 앞장서서 동물 운동권자들을 숙청하는 아주 나쁜 이토 히로부미같은 놈임
엘파바: 나는 레지스탕스 소속이야
내 임무는 마담 모리블을 암살하고 조용히 사라지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함께할 수 없어
피에로: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왜 함께할 수 없어?
난 너가 정말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폭스같은 피에로의 화려한 말빨과 얼굴에 넘어간 엘파바는
피에로와 사랑을 나누며 한동안 알콩달콩한 일상을 즐겼음
암살 당일이 될 때까지는 말이지
총을 들고 마담 모리블의 집 근처에서 대기타던 엘파바.
기다림 끝에 모리블이 집 밖으로 나오는데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남
마담 모리블 근처에 어린아이들이 엄청 많았던 거임
조금만 삐끗해도 죄없는 어린애들을 쏴죽이게 되는 상황...
엘파바는 희생이 있어야 모리블을 죽일 수 있다면서 마음을 다잡지만
결국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암살 시도에 실패함...
심지어 오늘이 지나면 모리블이 다른 지역으로 가기 때문에 오늘이 모리블을 죽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음ㅠㅠㅠㅠ
그리고 그 시각
정부 조직원들이 엘파바의 집에 들이닥침
하지만 엘파바가 집에 있을 리 없음
대신 엘파바 오면 밥해주려고 기다리고 있던 불쌍한 피에로가 끔찍하게 살해당함
심지어 시체도 영영 찾지 못하게 됨
집에 왔다가 피에로의 핏자국을 본 엘파바는
그 자리에서 기절함
그리고 수녀원에 구조당해서 거기서 1년정도를 충격에 의한 콤마 상태로 보내게 됨...
몇 년 후
피에로가 원래 살던 성
엘파바는 이곳으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엘파바 옆에는 이상하게도 피에로와 닮은
어린 아이가 동행중임
이 아이는 엘파바가 콤마상태에서 낳은 아이
그런데 임신~출산 과정을 의식 없는 채로 보냈기 때문에 엘파바는 얘가 자기 아이가 맞는지도 긴가민가한 상태...ㅠㅠ
모성애도 딱히 안 느낌...
(이 내용까지 넣으면 너무 길어지고 스토리상 크게 중요한 인물은 아니라 애기 얘기는 더 안쓰겠음
이 아이는 나중에 위키드 후속편의 주인공으로 재등장함)
자기가 신념을 지키는 데도, 사랑을 지키는 데에도 실패했다고 느끼고 좌절하던 엘파바는
피에로가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에 미쳐가고 있었음
그래서 피에로의 고향에 가서 부인과 다른 가족들에게 피에로의 사망 소식을 알리고
자기가 내연녀였다는 모든 사실을 밝힐 작정이었음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만난 피에로의 부인은 정말 지독한 회피형이었음
피에로에 대해 이야기하는걸 원천차단해버림...
"피에로는 우리를 버리고 떠났어요.
이 집에서 피에로에 대해 언급하는건 절대 금지예요.
당신을 환대해준 나에게 조금이라도 고마움을 느낀다면 그사람 이름조차 말하지 말아요"
"피에로는 당신을 버린 게 아니라-"
"버린게 아니면 뭐 어디 가서 겠죠. 머리 아프니 그 얘기 할거면 난 갈게요."
그렇게 엘파바는 내일 말해야지, 내일은 정말 가족들을 붙들고 말해야지 하면서 다짐하는데
내일은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됨
몇 년 동안 엘파바는 여러모로 노력했으나 끝까지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피에로의 가족한테 얹혀삼...
죄책감 때문에 피에로의 가족들을 볼 수가 없는 엘파바는
그들이 내준 성 구석의 방에서 하루종일 마법 공부에만 집중함.
피에로 가족들과 크게 교류하진 않았지만 나름 잘하려고 노력했고
가족들도 어느새 엘파바를 '이모'라고 부르며 자기네 가족 구성원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었음
그런데 엘파바가 개쩌는 마녀라는 소문이 오즈의 마법사 귀에 들어가게 되고
오즈의 마법사는 그 길로 군대를 보내서 피에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림
가까스로 군대를 물리쳤지만 엘파바는 이때부터 미쳐버림
피에로가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걸 말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자기 때문에 가족들마저 죽었다는 죄책감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하지 못했다는 좌절감...
이때부터 엘파바는 날개 달린 원숭이들과 늑대를 키우며
'서쪽의 사악한 마녀'로 거듭남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오즈의 마법사'와 이어지는 스토리
엘파바의 동생, 네사로스는
영주였던 할머니의 뒤를 이어 자기가 영주가 되어 있었음
그러나 좋은 정치인은 아니었기에 폭정을 펼치던 네사로스의 별명은
'동쪽의 사악한 마녀'
그런데 수행을 나갔던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웬 집이 떨어지고
팔이 없어서 걸음이 빠르지 못했던 네사로스는
그대로 집에 깔려 죽게 됨...
유일하게 집 밖으로 삐죽 튀어나온 건 아빠가 만들어준
매일 신던 아름다운 은빛 신발뿐
사태를 수습하러 달려온 글린다는
네사로스의 죽음을 계기로 안 그래도 민심이 안좋은 이 지역에 내전이 터질 거라 생각했음
그래서 평민들이 권력의 상징으로 여기던 은빛 신발을 도로시한테 냅다 줘버리고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가라고 함.....
뭣도모르고 일단 시킨대로 출발하는 도로시
(도로시는 원작 소설대로 오즈를 만나서 서쪽의 나쁜 마녀를 죽이라는 말을 들음)
한편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엘파바는 진짜 머리끝까지 화가 남
"우리 아빠가 만들어준 신발이야.
아빠는 나한테 아무것도 준 적이 없어
나는 그 신발을 평생 부러워했고
네사로즈는 자기가 죽으면 그 신발을 내가 가져도 된다고 했지.
글린다 너는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잖아
근데 니가 뭔데 내 신발을 동생을 죽인 웬 애새끼한테 줘????"
개빡친 엘파바는 글린다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에 치를 떨고
와중에 도로시가 자기를 죽이러 온다는 소문까지 듣게 됨
열이 머리끝까지 받은 엘파바는
날개달린 원숭이들을 풀어서 도로시 일행을 잡아오도록 함
"니가 날 죽이러 온 그 아이라며???"
도로시를 잡아다 놓고 엘파바는 한껏 비웃었음
하지만 도로시는 예상외의 말을 함
"아니예요...
저는 그냥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하려고 왔단 말이에요
저 때문에 동생분이 돌아가셔서 정말 죄송합니다
구두도 당연히 돌려드릴게요"
이 말을 들은 엘파바는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음
본인 잘못은 없는데도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도로시 앞에서
예전에 피에로의 가족들에게 끝끝내 사과하지 못했던 자기의 모습이 트라우마처럼 떠오른 것...
당황한 엘파바는
너가 뭘 아냐면서 마구 빗자루를 흔들다가 실수로 불을 냄
엘파바의 옷에 불이 붙자 도로시는
"제가 구해줄게요!!!!" 라며
옆에 있던 물 한 바가지를 악의 없이 끼얹고...
그대로 엘파바는 녹아내려 최후를 맞이함
결말
엘파바의 죽음 이후
다시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간 도로시
마녀의 집에서 이런 이상한 초록 물약을 찾았다면서 오즈한테 보여줌
(엘파바는 이걸 엄마의 유품으로 간직하고 있었음)
마법사:
??? 이거 몇십 년 전에 내가 어떤 여자한테 먹이고 그 여자랑 잤는데 신기하네
아무튼 나라 상황도 안좋고~ 쿠데타 일어날거같고 하니
나는 원래 살던 세상으로 갑니다~~~
오즈의 세계 안녕!!!!
여기까지가 원작 위키드의 이야기임
다들 이게끝이라고???? 싶겠지만
ㅇㅇ... 이게 진짜 결말이야...ㅋㅋㅋ
워낙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관이라 사실 난 책 읽고 나서 뮤지컬 봤는데 분위기가 너무 밝아서 깜짝 놀랐음ㅋㅋㅋㅋㅋ
그래도 뮤지컬 엔딩 보니 나름 좋더라고
어떤 평행세계에서 엘파바는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으면 함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