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다고 아이 낳나요"…110억 쏟아부은 공간에 20대 '분노' [혈세 누수 탐지기?] : 네이트 뉴스
한눈에 보는 오늘 : 정치 - 뉴스 :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계천 청혼의 벽. /사진=김영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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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 된 청계천 '청혼의 벽' 사례에도
대구시 '프러포즈 공간'에 110억 투입
지자체 소개팅 주선 사업도 성과 저조
3년간 21억원 썼는데 결혼은 24명뿐
"차라리 돈으로 주지. 이런다고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나요?"
결혼율,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프러포즈' 공간에 100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20대 남성 김모씨는 분노했습니다.
최근 떨어지는 결혼율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런저런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나는 솔로' 같은 소개팅 예능 방송이 인기를 끌자 지자체에서 우후죽순 소개팅 주선 사업까지 벌이며 수십억 원의 세금을 들였지만, 성과는 예상보다 더 처참합니다.
한경 혈세 누수 탐지기(혈누탐)팀이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협업해 들여다 본 지자체 프러포즈 공간·소개팅 사업의 냉정한 현주소를 전해드립니다.
'프러포즈 명소'에 110억 쓴다는 대구시
대구시는 올해 6월 총사업비 110억원을 투입해 2026년 초까지 대백프라자 앞 신천에 수상 프러포즈 공간을 조성하는 계획을 확정하고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프랑스 센강 퐁네트 다리처럼 전국 선남선녀들의 프러포즈 명소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지는 떨어지는 결혼율과 출산율을 높여 보겠다는 겁니다.
대구시는 "프러포즈 라운지는 연인들이 바닥조명 위를 걸으며 수변 경관을 조망하고 사랑을 속삭이는 '러브로드', 둘만의 프러포즈를 위한 프라이빗 간이 이벤트룸인 '프러포즈룸',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걸 수 있는 '프라미스존' 등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사회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대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소멸 위험지역 진입 직전의 청년정책이 프러포즈존 설치라니, 답답하고 민망하다"며 "청년이 처해있는 현실은 물론 청년의 취향,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재한 사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정말로 결혼 장려와 저출생 문제를 걱정한다면 프러포즈 존에 들어가는 110억원으로 결혼 장려 프로그램 지원, 출산 지원금, 양육비와 대구 거주 신혼부부 전세자금 지원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마침 대구에서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20대 남성 김모씨는 "이런 걸 만든다고 결혼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니 어이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대구에 거주하는 30대 미혼 여성 김모씨도 "요즘 누가 공개 프러포즈한다고…"라고 혀를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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