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갖고 싶어 스님을 찾아간 권례는
작은 불상을 하나 건네받은 뒤 기이한 꿈을 꾸게 된다.
꿈에서 만난 한 스님은 '해송'이라는 아이를 부탁하게 되고
꿈 때문에 스님을 찾았다가
한 아이가 윤회를 통해 권례의 아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스님은 첫째 아이의 이름을 꼭 해송이로 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그 말을 명심하겠다 한 뒤 돌아간다.
아이를 낳을 날이 다가올 무렵,
여자아이일 수도 있지 않느냐는 며느리의 말에
화부터 내는 시어머니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해송이는 '여자'아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해송이를 부르자 대답하는 한 남자아이.
여자아이를 부른다는 것이 남자아이의 이름을 부른 엄마는
자신의 입을 때린다.
이 아이는 해송이었어야 했던 숙이의 남동생
해송이라는 이름은 동생에게 주어졌다.
그리고 그 사내아이를 애지중지하는 할머니
어느 날, 동생 먹일 계란을 찾으러 갔다가
어미에게 버림받은 병아리를 본 숙이는
마치 자신의 모습과 닮은 그 작은 짐승이 불쌍하여
고이 데리고 온다.
할머니에게 한소리를 듣긴 했지만
겨우 허락을 받을 수 있었고,
직접 지렁이를 잡아 먹여가며
닭 '뽀뽀'를 애지중지 키운다.
그러던 어느 날, 남동생이 감기에 걸리고
이 모든 것이 숙이 탓이라며 악다구니를 쓰던 할머니는
숙이가 기르던 닭 뽀뽀의 모가지를 비틀어
백숙을 만들어버렸고
이를 본 숙이는 구역질을 하며 괴로워하다
그 이후로 닭을 먹지 않게 된다.
그런 딸을 안타깝게 생각한 엄마는
절로 데려가 뽀뽀의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기도해준다.
어느 추운 겨울 날,
얼음판에서 놀고싶다는 동생을 위험하단 이유로
안된다 거절하자
동생은 할머니에게 이를 것이라며 협박하였고,
혼나는 것이 무서워 동생을 따라 얼음판으로 내려갔던 숙이는
그만 차가운 물 속에 빠지고 만다.
저승의 문턱에서,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승에 보내지고
그 사이 엄마는 숙이를 건져내었다.
어느 날, 할머니는 엄마를 데리고 해송이의 사주를 보러 간다.
혹시나 이름에 대해 점쟁이가 무엇인가 말해줄까
안절부절 하지만
점쟁이는 별말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딘가 꺼림칙한 점쟁이의 얼굴을 발견한 엄마는
지갑을 핑계로 다시 점쟁이를 찾아가
제대로 된 사주풀이를 묻는다.
해송이라는 이름은 동생이 담기엔 너무 큰 이름.
그 이름을 바꾸지 않으면 동생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걸까
어느 날, 길을 가다 마주친 남동생은
맘에드는 여학생에게 주기 위해
숙이에게 꽃을 한 송이 따다달라고 한다.
하지만 꽃은 절벽에 있었고
숙이가 방향을 찾지 못하고 헤매자
동생이 방향을 알려주기 위해 바위 위로 올라가던 도중
숙이의 팔꿈치에 맞아 가벼운 뇌진탕에 걸린다.
그리고 귀한 아들을 다치게 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는 숙이의 뺨을 후려친다.
과연 숙이는 빼앗겼던 자신의 원래 이름
'해송'이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이름을 다 담지 못하는 작은 그릇 남동생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숙이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버프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