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적이 있었다.
이 세상의 주인공이 나였던 시절,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아득하고
목울대가 항상 울렁거렸다.
그 느낌이 좋았다.
거기까지 사랑이 가득 차서
찰랑거리는 거 같았다.
한 남자가 내게 그런 행복을 주고,
또 앗아갔다.
지금 내가 울고있는 건
그를 잃어서가 아니다.
사랑, 그 뜨겁던 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게 믿어지지 않아서 운다.
사랑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려서 운다.
아무 힘도 없는 사랑이 가여워서 운다.
아버지.. 서른이 되면 안 그럴줄 알았어..
가슴 두근거릴 일도 없고,
전화 기다리면서 밤새울 일도 없고..
그게 얼마나 힘든건데.. 나 좋다는 남자 만나서
마음 안다치게, 그렇게 살고 싶었단 말이야..
근데 이게 뭐야.. 끔찍해..
그렇게 겪고 또 누굴 좋아하는 내가 끔찍해 죽겠어..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 아부지.
"지금은 반짝반짝 거리겠지.
그치만 시간이 지나면 다 똑같아.
그 여자가 지금은 아무리 반짝반짝 거려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된다고,
지금 우리처럼. 그래도 갈래?"
.
.
.
"사람들은.. 죽을 걸 알면서도 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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