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덮치는 기후변화의 속도 [김형준의 메타어스]
김형준 |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2024년은 1994, 2018년과 함께 우리나라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한해로 기록되었다. 무자비할 정도로 더웠던 여름날의 기억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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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긴 여름 탓에 사과가 붉게 착색되지 않거나 너무 강한 햇볕에 덴(일소증상) 모습을 보였다. 이런 사과는 매달린 채 썩는다. 경북 문경의 한 사과밭.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2024년은 1994, 2018년과 함께 우리나라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한해로 기록되었다. 무자비할 정도로 더웠던 여름날의 기억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남아 있는 듯하다. …
… 각 생물은 진화의 과정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기후 환경을 찾아냈고, 그 환경에서 생존해왔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이 한계온도를 넘어서게 하고 있다. 많은 생물종이 온도 상승의 압박을 피해 적응 가능한 서식지를 찾아 더 높은 위도나 고도로 이동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육상생물은 10년마다 17㎞, 해양생물은 72㎞의 속도로 북상 중이다. 그러나 기후변화 속도가 이들의 이동 속도를 초과하면서 많은 생명체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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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경북에서 강원도로 이주하고 있고 배추가 태백산맥을 오르고 있듯 양식장도 북으로 이동해야 할지 모른다. 다만 우리나라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 머지않은 미래에 뒤로 기후변화의 쓰나미가 밀려들고 앞으로 군사분계선이 가로막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기후변화가 우리의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지금, 지속 가능한 농업과 어업을 위해 더 이상의 지체 없이 과감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