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여시들
나는 뇌졸중 환자의 보호자로서
운이 없다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뇌졸중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려 주려고 해
(*외상으로 생긴 뇌출혈은 겪어 보지 않아서 자발성과 얼마나 다른지 모르기 때문에 다루지 않음)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아닌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지식 위주로 설명할게
뇌출혈의 비중이 클 것 같아
만약 오류가 있다면 글에 반영할 테니 꼭 알려 줘
그럼 스타트
뇌졸중은 무엇인가?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구구절절 설명이 나오지만
뇌출혈, 뇌경색을 통틀어 뇌졸중이라고 부른다고 생각하면 됨
쉽게 말하자면
뇌출혈은 뇌혈관의 파열로 피가 터지는 거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서 피가 안 흐르는 거
이렇게 생각하면 됨
특히 뇌출혈은 출혈된 위치에 따라서
뇌내출혈
두개내출혈
뇌실내출혈
거미막하출혈
경막외출혈
경막하출혈
등등등... 종류가 다양하게 나뉠 수 있음
뇌출혈은 왜 발생하는가?
원인은 아주 다양함
고혈압성, 뇌동맥류, 뇌동정맥 기형, 모야모야병 등
뇌졸중 환자 카페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케이스는 고혈압성과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인 것 같음
뇌출혈, 뇌경색의 초기 증상은?
우선 뇌에 문제가 생기면 즉각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남
대표적으로는 어지러움, 구토, 두통, 현기증, 마비가 있음
우리 아빠의 경우 순간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어지러움을 겪었는데, 잠시 뒤에는 한쪽 몸에 힘이 빠지면서 감각도 느낄 수 없었고 움직일 수도 없게 됨
본인 표현에 따르자면 벼락에 맞은 듯 강한 두통을 느꼈고, 응급실에 실려간 뒤에는 한 시간가량 구토를 했음
각종 약이 투여된 뒤에 잠잠해졌는데 곧 두통에 의해 또 뇌실 내 출혈으로 인해 의식이 저하되기 시작함
다행히 우리는 출혈 위치가 치명적이지는 않아서 호흡 등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출혈 위치에 따라서 자발적으로 호흡할 수 없게 되기도 함 (숨골 같은 부위)
치료법?
당연히 부위에 따라 그리고 출혈량에 따라... 의사 판단하에 필요하다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지만
당장 수술이 급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함
자꾸 내 경험을 이야기해서 민망하지만
우리 아빠도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CT를 찍었는데 그 당시에는 출혈이 많지 않았어서, 가능하면 혈압을 낮추면서 피가 흡수되기를 기다려 보자고 했었음
하지만 몇 시간 뒤에 출혈이 늘어나면서 주치의가 수술을 결정하게 됨
구멍을 뚫어서 피만 빼내기도 하고 아예 머리를 열어서 수술을 하기도 함
뇌혈관 조영술 같은 방법도 있는데 이런 건 내가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부위에 따라 각기 맞는 치료법이 있으니 의사에게 맡기도록 하자
뇌경색 같은 경우에는 혈전용해제를 사용하거나 혈전제거술을 통한 치료를 한다고 함
발병 후 그 즉시 병원에 가면 응급처치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음
실제로 발병 직후에 바로 응급실에 와서 잘 치료받고 큰 후유증 없이 나가는 사람도 봤음
후유증?
후유증은 환자마다 다 다르게 겪기 때문에 반드시 이러리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음
뇌는 굉장히 섬세해서 손상 위치와 손상 범위가 조금만 달라도 증세와 정도가 다 다를 수밖에 없음
환자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열이면 열 모두가 달라서 남의 사례를 듣는 게 큰 도움이 안 됨
보통 처음 나타난 증상이 후유증으로 남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안면마비, 신체마비(편마비), 연하곤란(씹고 삼키는 행위가 어려워짐), 섬망, 배뇨장애 등을 겪음
누군가는 시신경 손상을 겪을 수도 있고 좌뇌 손상의 경우 언어장애, 실어증도 겪을 수 있음
연하곤란이 있을 시에는 엘튜브라고 하는 비위관을 삽입해서 영양을 공급하게 되는데 코에서부터 위까지 이어지는 관으로 액체로 된 식사를 흘려보내는 것을 말함 ... ^^
연하곤란 환자의 보호자는 진짜 엘튜브 하나 떼고 싶어서 그렇게 속상해함
의사 말에 따르면 한번 손상된 뇌조직은 복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재활을 하는 게 최선이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어려울 거라고 했음)
이후의 치료?
후유증이 없다면 모를까, 후유증이 있다면 재활 전문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음
큰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급에도 재활과가 있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보통 이렇게 규모가 큰 병원은 또 새로운 급성기 환자를 받아야 해서 환자가 조금 나아졌다 싶으면 일정 기간 내에 내보내는 경우가 많아서 병원을 미리미리 많이 알아 둬야 함
보건복지부 재활의료기관 페이지: https://www.mohw.go.kr/menu.es?mid=a10702030400
201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회복기 재활병원(정식 명칭은 재활의료기관)이 있는데 이런 제도를 알아보는 게 좋음
재활의료기관이 아니어도 재활을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들이 꽤 많음
재활의료기관에는 의사와 간호사뿐만 아니라 국가전문자격을 가진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들이 있어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음
주기적으로 CT, MRI 촬영 등으로 경과를 관찰하는 것도 중요함
받을 수 있는 국가 복지는 뭐가 있어?
1. 산정특례 - 뇌졸중의 경우에는 진단 후 30일 동안 적용이 되는데 전체 치료비의 5%만 지불하면 되고 나머지는 국가가 부담함. 그런데 뇌경색의 경우에는 NIHSS라는 뇌졸중 평가지표가 있는데 어느 정도 이상으로 심하지 않으면 산정특례 적용이 안 되기도 한다고 들었음.
2. 재난적 의료비 지원 - 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데, 중증질환에 대해서 소득 하위 50%의 가구를 중심으로 지원함. 대신 민간보험(=실손보험)과 중복 지급되지 않아서, 실손보험이 없는 사람에게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음.
3. 긴급 의료비 지원 - 말 그대로 긴급한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이고 내가 알기로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데 2번의 재난적 의료비 지원과는 중복이 안 되는 걸로 앎.
그밖에도 다른 복지 혜택이 있을 수 있으나 당장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뿐이네...
마치며...
뇌졸중은 젊은 나이에도 올 수 있고 모야모야병이라는 희귀병, 그리고 혈관 기형 등으로도 겪을 수 있음
젊은 사람도 겪는데 나이드신 우리 부모님들의 경우에는 더더욱 겪기 쉬운 질병이야
하지만 암이나 심근경색 같은 질병에 비하면 턱없이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빈약한 내용이나마 이렇게 정보를 공유하고 싶었어
나는 아빠가 뇌출혈 환자라 뇌경색에 대한 정보는 단편적으로밖에 몰라서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어
누구 한 명이라도 더 일찍부터 대비하면 좋을 것 같아서 글 써 봤구
재미없었을 텐데 읽어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