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7656782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이등병의설움ll조회 7836l 4
이 글은 6개월 전 (2024/12/20) 게시물이에요

타인에 대한 우월감에 몰두하지 말아야 할 이유

 

 

살아갈수록 누군가에게 느끼는 우월감에 몰입하는 건 참 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개 인생을 열심히 삼사십 년 정도 살아온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애쓴 부분이랄 게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가 누구보다 ‘잘났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일부 있을지라도, 그 누군가도 나보다 ‘잘났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반드시 있다.

 

가령, 누군가는 자신의 지위나 명예, 돈에 우월감을 가지고 상대방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상대는 그보다 더 건강할 수도 있고, 운동을 잘할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과 진정한 우정을 나누거나 더 깊은 영성을 지녔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 앞에서 내가 찬 시계나 가방이 더 비싸거나, 내가 타고 다니는 차가 더 비싸다며 우월감을 느끼는 건 둔한 일인 것이다. 정작 내가 그런 가치의 우월감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상대방은 나보다 훨씬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공원을 달리고 있을 수도 있다.

타인에 대한 우월감에 몰두하지 말아야 할 이유 | 인스티즈Image by freepik

우월감에 몰두하는 건 둔한 일이기도 하지만, 취약한 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내가 돈에 최대의 가치를 두고 우월감을 중시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나는 매우 취약한 삶을 살고 있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나의 자산이 내년에 가치가 엄청나게 하락할 수도 있고, 갑자기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투자 실패로 그 가치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나는 나보다 더 ‘돈’ 많은 사람 앞에서는 늘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학문적 성취나 사회적 권력, 명망에서 오는 우월감에 취한 삶이 여러 비위 문제나 표절 시비 등으로 모든 걸 하루아침에 잃는 경우도 무척 흔하다. 그러면 그에게는 삶의 근거가 없어져버리는 셈이 된다. 무언가 누리는 게 있다면 감사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에 지나치게 몰입하며 자기 삶의 의미를 의존한다면, 그 삶은 근본적으로 너무도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살아가면서 가장 좋은 태도는 누구를 무시할 필요도 없고, 누군가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으며,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낄 필요도 없이 그저 내 삶의 좋은 것들을 스스로 사랑해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운동해서 몸이 좋아지면 어제의 나보다 나아져서 좋은 것이지 이웃집 사람보다 몸매가 우월해서는 아니다. 내가 책을 꾸준히 내서 좋은 것은, 책을 한 권 낸 사람보다 우월해서가 아니라 그저 글 쓰는 게 좋고, 그로 인해 펼쳐지는 삶이 좋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우월감에 몰두하지 말아야 할 이유 | 인스티즈Image by freepik

그렇게 내면을 채워간다면, 특히나 외적인 것에 집착하는 일도 많이 줄어드는 듯하다. 중요한 건 남들의 시선이나 남들과의 비교 의식이 아니라, 나의 좋은 삶 그 자체이므로, 나의 좋은 삶에 진실로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찾게 된다. 그러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책도, 음악도, 영화도 알아갈 수 있다. 내가 정말 원하는 운동도, 관계도, 살 곳이나 탈 것도 알아갈 수 있다.

 

몰입해야 할 건 우월감이나 열등감이 아니라, 나의 삶을 안쪽에서부터 온전하게 만드는 마음들이다.

 

 

원문: 정지우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의 페이스북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사실상 올해 장마 끝, 이제 역대급 폭염 온다⚠️248 우우아아9:4468753 0
유머·감동 현재 일본에서 "8시 10분전" 단어로 세대차이 논란158 평화주의13:1044610 1
정보·기타 어떤 걸 인터넷에서 보고 다닐지 짐작이 가는 한 남돌 버블129 태 리5:1279470 10
이슈·소식 이게 환승역인가 싶은 𝙅𝙊𝙉𝙉𝘼 빡치는 지하철역.JPG80 우우아아18:1020968 1
이슈·소식 압구정 현대아파트 4일만에 35억 폭락...JPG115 우우아아11:1565115 3
드라마 사랑의이해 수영이를 이해해보고싶은 달글(스포주의)1 리프팅크림 06.22 12:22 4352 0
블라) 여자들 진짜 카톡프사 중요하게 생각하더라2 중 천러 06.22 12:15 7502 0
고양이의 우다다다 루틴7 엔톤 06.22 12:08 10260 9
여주무협 웹소설 취향대로 골라보자!!(맨아래에 모음집도 있어요)1 요원출신 06.22 12:01 3655 1
발렌시아가 내장에디션 패딩4 95010.. 06.22 12:01 9056 0
어느 웹소설 작가의 구구절절한 휴재공지1 태래래래 06.22 12:01 3888 1
[1박2일 선공개] 아슬아슬 표면 장력 게임! 새 일꾼은 누구? swing.. 06.22 11:59 167 0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앓는 사람의 일상4 빌려온 고양이 06.22 11:53 9087 0
이재명 탄핵하는법 뜸 ㄷㄷㄷ 애국우파 필독.jpg8 뭉뭉망망 06.22 11:12 7550 7
변태스러움을 넘어섰다는 애플 디자인 근황..gif101 빕비빕 06.22 10:33 106993 6
현재 너무 인기가 없어서 멸종직전인 디저트.JPG54 우우아아 06.22 10:26 107024 1
전 더보이즈 주학년 인스타 업데이트5 빌려온 고양이 06.22 10:17 15033 0
수도권, 지방 양극화 심해지는 이유.jpg 브라우니너무맛나 06.22 10:03 9012 0
르세라핌 사쿠라 인생 필모그래피 수준이라는 10주년활동..jpgif11 vfore.. 06.22 09:36 37938 1
남편이 제 꿀호떡을 이지경으로 해놨어요204 30646.. 06.22 09:36 142041 0
25살에 입양된 사실을 알게된 사람7 사건의 지평선.. 06.22 09:14 13987 0
안면비대칭인 사람들 사진 찍을 때 공감4 30646.. 06.22 09:07 8050 0
[속보] 트럼프 "미, 이란 핵 시설 3곳 성공적 공격” 빙키봉 06.22 09:00 2587 0
금성무의 성이 금성이고 이름이 무라는 사실을 알게된 건 여러분의 몇살 때 일인가요?..7 비비의주인 06.22 09:00 6077 0
역대 정부 빚탕감 규모중 하나만 뭔가 이상함1 가족계획 06.22 09:00 1831 2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