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XGll조회 801l 1

너는 기억의 천재니까 기억할 수도 있겠지 | 인스티즈


넌 기억의 천재니까 기억할 수도 있겠지.
네가 그때 왜 울었는지. 콧물을 책상 위에 뚝뚝 흘리며,
막 태어난 것처럼 너는 울잖아.
분노에 떨면서 겁에 질려서.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네가 일을 할 줄 안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는 날이면, 세상은 자주
이상하고 아름다운 사투리 같고. 그래서 우리는 자주 웃는데.
그날 너는 우는 것을 선택하였지. 네가 사귀던 애는
문밖으로 나가버리고. 나는 방 안을 서성거리며
내가 네 남편이었으면 하고 바랐지.
뒤에서 안아도 놀라지 않게,
내 두 팔이 너를 안심시키지 못할 것을 다 알면서도
벽에는 네가 그린 그림들이 붙어 있고
바구니엔 네가 만든 천가방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좁은 방 안에서,
네가 만든 노래들을 속으로 불러보면서.

세상에 노래란 게 왜 있는 걸까?
너한테 불러줄 수도 없는데.
네가 그린 그림들은 하얀 벽에 달라붙어서
백지처럼 보이려고 애쓰고 있고.
단아한 가방들은 내다 팔기 위해 만든 것들, 우리 방을 공장으로, 너의 손목을 아프게 만들었던 것들.
그 가방들은 모두 팔렸을까? 나는 몰라,
네 뒤에 서서 얼쩡거리면
나는 너의 서러운,
서러운 뒤통수가 된 것 같았고.
그러니까 나는 몰라,
네가 깔깔대며 크게 웃을 때
나 역시 몸 전체를
세게 흔들 뿐
너랑 내가 웃고 있는
까닭은 몰라.

먹을 수 있는 걸 다 먹고 싶은 너.
플라타너스 잎사귀가 오리발 같아 도무지 신용이 안 가는 너는, 나무 위에 올라 큰 소리로 울었지.
네가 만약 신이라면
참지 않고 다 엎어버리겠다고
입술을 쑥 내밀고
노래 부르는
랑아,

너와 나는 여섯 종류로
인간들을 분류했지
선한 사람, 악한 사람……
대단한 발견을 한 것 같아
막 박수 치면서,
네가 나를 선한 사람에
끼워주기를 바랐지만.
막상 네가 나더러 선한 사람이라고 했을 때. 나는 다른 게 되고 싶었어. 이를테면
너를 자랑으로 생각하는 사람.
나로 인해서,
너는 누군가의 자랑이 되고
어느 날 네가 또 슬피 울 때, 네가 기억하기를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
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김승일, 나의 자랑 이랑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유머·감동 [사주] 천간별 특징 및 이미지 (복채댓 그냥 재미로 보기!)561 sweet..7:2729361
정보·기타 내 mbti가 s인지 n인지 10초만에 구별하는 방법이래171 임팩트FBI01.10 18:35102552 8
팁·추천 광주에서 판매하는 크림순대국밥164 無地태01.10 18:0398523 1
정보·기타 2025년(올해) 출시 예상 '애플' 신제품 20가지...jpg86 편의점 붕어01.10 21:5971469 1
유머·감동 메가커피 일하면서 느끼는게 끼리끼리 만나는거 신기함93 꾸쭈꾸쭈01.10 18:0271092 12
'오겜2' 이병헌 "탑 캐스팅, 굳이 입장 밝힐 필요 없다고 생각" [N인터뷰] ②..2 He 어제 10974 0
이 중에 2개만 낄 수 있다면?2 쟤 박찬대 어제 468 0
요새 정신병자들이 퍼트리고 있는 이재명 대표님 기사2 누가착한앤지 어제 1109 0
김밥 만들었는데 주먹크기임14 30646.. 어제 14325 1
언제 이 여자가 내 여자다라는 걸 아셨죠? 칼굯 어제 1704 0
호불호 갑인데 악개는 엄청 많다는 음식3 짱진스 어제 5612 0
고양이 관상, 젤리손금, 창밖보는 이유, 눈키스, 꼬리 의미 등 재미로보는 고영 t.. 31109.. 어제 4495 0
머리 길이 지적받아 단발로 자른 직장인 근황.jpg102 미용사 어제 139623 2
2025년도 연봉별 실수령액9 언더캐이지 어제 15874 2
인상 좋은 옆집 아저씨의 정체 칼굯 어제 3248 0
한국 떠나는 과학자의 탄식 "늦었어요, 망했습니다"13 He 어제 15628 2
원룸 2~10편 원룸 크기 체감149 유기현 (25.. 어제 94788 8
펌글)한남동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님의 글 solio 어제 1489 2
올드보이 영화 제작 당시 원작 출판사 반응 칼굯 어제 2763 0
기립근에 물을 모아 담아 봤다는 욕조 명아2 뭐야 너 어제 10730 0
얘들아 그건 먹는게 아니야ㅜㅜ1 30646.. 어제 889 0
동방신기 세대 사람들에게 라이즈 허그에서 알수있는 개충격적일 점3 민초의나라 어제 5253 2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무중력 우주정거장을 완벽하게 구현한 드라마 나선매 어제 1136 0
할아버지가 집안에 숨겨놓은 총.jpg1 킹s맨 어제 5583 1
길 걷던 여중생 엉덩이 만지고 도망간 60대 검거(종합)2 7번 아이언 어제 2685 0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