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서 10년…스무살 그 날, 내 삶도 무너졌다
마우나리조트 참사 10주기
- 부산외대 생존자 장연우 씨
- 극심한 후유증에 일상 마비
- 피해자들 PTSD 고통 여전
어느덧 10년이다. 14학번 새내기가 되었을 20살 청춘이 병상에서 이제 30대를 맞게 된 장연우 씨는 “3, 4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에 복귀하겠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는데 지금은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씨는 2014년 2월 발생한 부산외대 마우나 리조트 참사의 피해 생존자 중 1명이다. 그는 참사 10년을 앞두고 국제신문 취재진과 지난 8일 오전 인천의 한 재활요양병원에서 만났다. 참사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장 씨는 단 한번도 집에 가지 못했다. 1995년생으로 인천 출신인 장 씨는 무역업계에서 일하고 싶어 전국 유일 미얀마어학과를 가기 위해 부산외대에 진학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피해자 장연우(29) 씨가 지난 8일 인천의 한 노인재활요양병원에서 국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관절 염증과 엉덩이 피부 괴사로 앉기가 힘든 장 씨는 보행기에 의지한 채 서서 1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한 뒤 돌발성 통증을 호소해 사진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인천=정지윤 기자
장 씨는 “마약성 진통제를 먹으며 37번의 수술을 견뎌냈지만 10년째 아픈 제 몸을 보며 희망을 잃었다. 학업 복귀도 쉽지 않아 이제는 뭔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질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생존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이어진 아픔에도 일상을 꿋꿋이 버텨왔다. 장 씨는 “매일 오후 2시부터 7시40분까지 재활 치료 받는데, 아무리 열이 나도 빼먹지 않으려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다른 피해생존자 임유리(29) 씨도 “한때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은 충동까지 느낄 정도였으나 가족과 친구, 김 교수님의 도움으로 상태가 호전됐다”며 “지금도 한번씩 PTSD 증상이 찾아와 괴롭지만 현실에 집중하려 한다”고 심정을 담담하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