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억 원짜리 복층 상가의 계단 폭이 불과 20cm,
어린아이 신발보다도 작아서, 오르려면 그야말로 위태위태, 급경사를 등반하듯 해야 합니다.
옛날에 지어진 곳도 아니고 새로 분양한 곳이 이 모양인데, 법 규정 자체에서부터 문제가 있었습니다.
현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계단 폭이 어른 신발의 절반도 안 되고, 아이 것보다도 작습니다.
모형인가 싶은 이 구조물, 신축 상가의 실제 계단입니다.
지난 8월 준공된 한 주상복합 상가의 복층 점포 계단이 이렇게 시공됐습니다.
제가 직접 계단 폭을 재보겠습니다.
가장 넓은 곳도 20cm에 불과합니다.
폭이 좁다보니 경사도는 45도, 안전을 위해 권장되는 최대경사각 30도보다 훨씬 가파릅니다.
손잡이를 잡지 않고선 내려가는 것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황당한 계단이 설치된 점포는 모두 11곳.
평균 분양가 30~40억 원짜리 고급 상가가 이런 식으로 지어졌습니다.
개업하면 당장 손님들이 이용해야 할 계단입니다.
이런데도 해당 상가는 준공 승인을 통과했습니다.
'주택법'은 계단의 최소 기준을 두고 있지만 상가는 그 적용을 받지 않고,
'건축법'도 초.중.고등학교에 대해서만 계단 규정을 정해뒀습니다.
상가 점포 계단은 사실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입니다.
인허가권을 쥔 지자체는 그저 규정만 따른다는 입장입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고서야 건설사 측은 재시공을 약속했습니다.
계단 폭 '27cm'를 제안했습니다.
KBS 뉴스 현예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