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가나슈케이크ll조회 1604l 1








지난 16일자 A12면 '서울대 게시판의 신림동 비하 논쟁' 기사를 읽었다.

서울대생들의 인터넷 게시판에 '신림역 근처엔 왜 이렇게 질 떨어지는 사람이 많죠?' '패션과 외모, 머리 모양 등이 전반적으로 저렴해 보인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누군가는 이 글을 보며 상처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 하나' '글쓴이는 왜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송두리째 폄하하는가'라는 비판이 있자 '왜 선비인 척하느냐' '신림역에 모이는 사람들이 저렴하고 불쾌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 아니냐'는 반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같은 학교 졸업생으로서 무심할 수 없었다. 다만 전제할 것이 있다. 마치 서울대생 다수의 의견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왜곡이다. 그리고 '서울대생'의 의견이라고 뭔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도 난센스다.



젊은 세대 일부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의미 있다.

먼저 '불쾌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 아니냐'는 항변은 요즘 인터넷 일각에서 흔히 보는 '팩트(fact·사실)는 팩트다' '개취(개인적 취향) 존중' 운운의 논리다.

그러나 세상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미국 백인 청년이 '슬럼가 흑인이 더럽고 불쾌한 것은 사실 아니냐'고 개인적 취향을 말하는 것은 인간을 노예로 사냥한 역사와 빈부 격차, 불평등이라는 맥락에 대한 무지다.

인간 세상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가치 중립적인 팩트란 없다. 그걸 생각한다면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더 심각한 것은 '왜 선비인 척하느냐'는 한마디다. 요즘 인터넷에 횡행하는 '선비질'이라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선비'가 모멸적 용어인 세상이다. 위선 떨지 말라는 뜻이다. 속 시원한 본능의 배설은 찬양받고,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는 위선과 가식으로 증오받는다. 그러나 본능을 자제하는 것이 문명이다.


저열한 본능을 당당히 내뱉는 위악이 위선보다 나은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위선이 싫다며 날것의 본능에 시민권을 부여하면 어떤 세상이 될까.



1차대전 패전 후 독일인들은 막대한 배상금 부담에 시달렸다. 이때 나치들은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유태인의 열등함, 사악함이 모든 문제의 원흉이며 아리아인의 우수성이 '팩트'라는 우생학까지 주장했다.

그들 마음속 심연에는 지금의 고통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은 본능이 있었다. 결국 성실하고 착한 가장들이 이웃들을 대량 학살하고 그 피하지방으로 비누를 만들었다. 그게 우리 인간의 본능이다.

여성 차별, 흑인 차별, 이민자 증오…. 우리의 본능은 전자발찌를 채워야 할 상습 전과자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에게 선비질을 해야 한다.


생각해 보면 후배 세대의 위악은 선배인 우리들의 위선이 낳은 것이다.

우리는 열린 교육과 인간화를 주장하며 뒤로는 내 자식만 잘되라고 선행학습이라는 이름의 조직적 커닝을 시키느라 고전을 읽고 인간과 사회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권위주의와 싸운다는 명분으로 막말과 냉소가 주는 쾌락에 도취했고, 그 결과 진보와 보수라는 탈만 쓴 반지성주의가 적대적 공생관계를 맺는 인터넷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후배들에게 사과한다. 기득권은 다 누린 주제에 극심한 경쟁과 불투명한 미래에 좌절하는 후배들을 싸잡아 욕하는 선배의 일원이기에 말이다.



아무리 사실이라 믿어도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 | 인스티즈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유머·감동 번역가 황석희가 10년전에 했던 만우절 거짓말182 류준열 강다니엘2:5842127 9
이슈·소식 조주빈 42년형 확정 소감문.jpg138 제미나이04.02 21:1498655 0
이슈·소식 공식테마외에는 책임지지않겠다는 카카오107 색지04.02 23:1889439 3
유머·감동 직장인들의 9-6 삶이 뭔지 깨달은 아이돌.jpg190 31132..0:2070064 47
이슈·소식 살해후 시체 성폭행 한다음 살점 다 도려낸 1088 31132..04.02 20:4787574 4
의외로 자취생 최대 고민중 하나인 부분1 31135.. 04.02 12:12 6402 0
리더의 역할1 유기현 (25.. 04.02 12:09 2347 0
맥북 구매 첫날.gif4 고양이기지개 04.02 12:05 7524 0
식탐많은친구 내쫒음 피벗테이블 04.02 12:04 6073 0
연세대생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서울대생1 친밀한이방인 04.02 12:04 4656 0
최여진 부부 동상이몽 예고2 짱진스 04.02 12:02 1927 0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부산 도로.jpg3 가리김 04.02 11:53 4906 0
마라맛 하드리스닝 비트 미친 것 같은 싸이커스 BREATHE MV 티저 드리밍 04.02 11:43 604 0
2017년도부터 꾸준히 기부해온 아이돌.jpg2 자몽차따땃 04.02 11:42 1181 0
해외에서도 밈으로 도는 관식이병23 콩순이!인형 04.02 11:33 36260 5
모니터 각도가 진짜 기괴한 프로게이머18 요리할수있어 04.02 11:33 34065 0
아역 배우 김강훈 근황23 아마난너를사랑하나.. 04.02 11:30 32811 0
🎤연고티비 조이였던 '윤마치' 인스타그램 업뎃2 유난한도전 04.02 11:29 12870 0
줄서서 먹고 오열한다는 면요리 맛집.. ㄷㄷ11 7인의나나 04.02 11:27 19725 1
김가은, '감자연구소'에서 든든한 현실 친구미 발산 nowno.. 04.02 11:25 952 0
상장 마구 시키더니 결국 일 터졌다… 제값보다 비싸게 팔린 ETF 잇프쇼 04.02 11:18 3490 0
여경 체력시험 올려야 한다는 이유40 고소 04.02 11:18 25105 1
인간의 목숨은 돈으로 얼마일까?1 모오오 04.02 11:11 761 0
만우절에도 막내사랑 그룹은 변함없다….(feat.아일릿) 파파파파워 04.02 11:08 2103 0
지브리풍 레전드 사진 떴다10 어떻게 안 그래 04.02 11:05 47271 0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