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킹s맨ll조회 4483l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 인스티즈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걔 그렇게 성공했대”의 ‘걔’가 되고 싶어서



“…되게 열심히 사네?”


인스타나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계정을 발견하면 괜히 나이를 찾아본다. 나보다 언니일 때는 안심하고, 어리거나 동갑일 때는 그 페이지를 얼른 닫아버린다. 내 열등감을 그 사람들이 알아채기라도 할 듯이 잽싸게. 나보다 어린, 혹은 동갑인 사람들의 성취는 나를 우울하게 한다. 이런 감정이 들 때마다 나도 내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 사람이 너보다 어리면 뭐? 얼굴도 이름도 방금 알게 된, 너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왜 열등감을 느껴? 왜 그 사람이 너의 우울의 원천이 되는 거야?

나도 모르겠다. 왜 이런 허상의 열등감을 느끼는지… 굳이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나는 내가 아주 특별하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언젠가 갑자기 성공할 것 같고, 주변인들에게 “너 진짜 멋있다”라는 소리를 밥 먹듯 듣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유퀴즈’에 나오기도 하는…… “걔 그렇게 성공했대”의 ‘걔’가 될 거라는 사실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일까(물론 아무런 근거도 없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결국 내가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는 현실을 깨닫게 되니까 그런 것 같다.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나인 줄 알았는데. 내가 받을 줄 알았던 스포트라이트가 죄다 그 사람한테 옮겨간 것 같달까? 다른 사람들도 다 이러는 걸까, 아니면 내가 음침한 걸까.

모든 사람이 이런 게 아니라면, 내가 이런 이유는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했던 경험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성적이 상위권이었고, 그래서 면학실에도 기숙사에도 들어갔고, 선생님들도 나를 좋아했으니까… 그때부터 ‘난 특별하니까 어찌됐건 성공할 거야!’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자랐을지도 모른다.

근데 현실은 아니었던 거다. 세상에는 주인공이 되려면 갖추어야 하는 요소가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사회성도 좋아야 하고(고등학교 때까지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개념이다), 글도 잘 써야 하고, (대외활동 하려면) 패션으로 자기 개성도 나타낼 줄 알아야 한다. 공부 잘하고, 친구 많은 것이 평가 기준의 전부였던 19살의 우물에서 빨리 벗어났어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고 인정하자니 또 반발심이 생긴다. ‘왜 내가 나를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해야 해?’하고. 그래서 내 정체성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허상의 열등감을 계속 느낄 것인지, 아니면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열등감을 긍정적인 자극으로 바꿀 것인지.

답은 정말 뻔하고 간단했다. ‘남과의 비교’라는 전제조건을 빼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냥 나 자체로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그만. 특별하다는 건 제로섬게임이 아니니까, 남이 나보다 열심히 산다는 사실 때문에 내가 갑자기 보잘것없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내가 그 사람과 운명의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것도 다 다를 텐데 뭐 하러 비교를 했을까, 의미 없이.

어차피 세상에서 제일 열심히 사는 스물세 살은 될 수 없다. 앞으로도 열심히 사는 사람을 수없이 만나게 될 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땅굴을 파고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그냥 나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면 된다. 매일같이 밤을 새는 후배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말자. 어차피 나는 밤도 못 새는 체질이고, 차라리 밥 안 먹고 안 쉬면서 일을 일찍 끝내버리는 타입이니까. 벌써 취업계를 내서 학교에 나오지 않는 동기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말자. 애초에 걔랑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다른걸.

‘비교하지 말고 나는 나대로 살면 돼’ 같은 진부한 말을 새삼스레 가슴으로 깨닫게 되는 날들이 있다. 오늘처럼. 이런 말을 하나둘씩 체화하며 내가 한층 성장했다는 생각을 할 때면, 어른들이 왜 그토록 뻔한 말을 조언이랍시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나만 해도 이 뻔한 말을 에세이라며 쓰고 있으니까.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유머·감동 생각보다 사람들이 몰라서 안쓴다는 핸드폰 기능.gif380 코메다코히18:4646278 2
이슈·소식 현재 1000플 달린 우리집에 항상 있는 라면.JPG273 우우아아9:0493370 0
유머·감동 여아 머리묶는 동영상에 댓글다는 아들맘134 디귿10:01106990 0
이슈·소식 요새 여론 갈리는 두찜.JPG132 우우아아11:2591201 0
이슈·소식 "기껏 일본 좋은 일만 시켰다"…설 임시공휴일 '참담한 결과'101 코메다코히12:0280265 0
나는솔로 레전드라고 꼽히는 기수10 디귿 10:57 13125 0
(주의) 실제에 가깝다는 여성 출산 장면1 요맘떼 10:53 4395 0
"키스로 마지막 작별인사" 구준엽, 서희원 임종 지켰다12 우Zi 10:52 17971 2
이걸 누가 소화하냐는 주지훈 패딩 ㅋㅋㅋㅋㅋㅋㅋㅋㅋ.jpg3 진스포프리 10:41 9246 0
빅스 켄, '바람이 불어와요' 뮤비 공개…겨울감성 자극 러미러 10:20 482 0
"품질에 비해 너무 비싸”…日 제빵사가 본 '한국 빵' 5 짱진스 10:05 10475 0
"팬티 탓에?"...약 5cm '이 낭종' 생긴 女, 하마터면 패혈증까지?7 95010.. 10:05 18711 0
외국인이 자기 나라 언어했을때 반응1 NCT 지.. 10:01 6012 0
여아 머리묶는 동영상에 댓글다는 아들맘134 디귿 10:01 107342 0
갤럭시 S25 플러스 무보정 원본 사진 단 두 장8 31109.. 10:01 13160 0
'오늘도 김성훈 밀착경호 속' 헌재 출석한 윤 대통령1 멍ㅇ멍이 소리를.. 10:00 661 0
과거 유구국(오키나와)인들이 조선인을 구별한 방법1 삼전투자자 10:00 9383 0
드라마 때문에 항상 만들어둔다는 이동욱의 몸 상태2 고양이기지개 10:00 6402 0
망그러진 곰 근황2 훈둥이. 9:59 4442 0
파우(POW), 17일 컴백 확정..스페셜 싱글 'Gimme Love' 발매[공식].. 넘모넘모 9:56 294 0
의외로 운전자들이 잘 못 바꾸는 것61 헤에에이~ 9:56 63621 4
다이어트 햄버거 추천189 7번 아이언 9:40 66586 5
'故오요안나 가해 의혹' 김가영, '굿모닝FM' 자진 하차 "본인과 협의"3 따온 9:36 14112 1
현재 1000플 달린 우리집에 항상 있는 라면.JPG275 우우아아 9:04 93567 0
지구 충돌 확률 1.4퍼 소행성 발견3 유난한도전 9:04 7947 0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