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킹s맨ll조회 4548l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 인스티즈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걔 그렇게 성공했대”의 ‘걔’가 되고 싶어서



“…되게 열심히 사네?”


인스타나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계정을 발견하면 괜히 나이를 찾아본다. 나보다 언니일 때는 안심하고, 어리거나 동갑일 때는 그 페이지를 얼른 닫아버린다. 내 열등감을 그 사람들이 알아채기라도 할 듯이 잽싸게. 나보다 어린, 혹은 동갑인 사람들의 성취는 나를 우울하게 한다. 이런 감정이 들 때마다 나도 내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 사람이 너보다 어리면 뭐? 얼굴도 이름도 방금 알게 된, 너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왜 열등감을 느껴? 왜 그 사람이 너의 우울의 원천이 되는 거야?

나도 모르겠다. 왜 이런 허상의 열등감을 느끼는지… 굳이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나는 내가 아주 특별하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언젠가 갑자기 성공할 것 같고, 주변인들에게 “너 진짜 멋있다”라는 소리를 밥 먹듯 듣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유퀴즈’에 나오기도 하는…… “걔 그렇게 성공했대”의 ‘걔’가 될 거라는 사실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일까(물론 아무런 근거도 없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결국 내가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는 현실을 깨닫게 되니까 그런 것 같다.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나인 줄 알았는데. 내가 받을 줄 알았던 스포트라이트가 죄다 그 사람한테 옮겨간 것 같달까? 다른 사람들도 다 이러는 걸까, 아니면 내가 음침한 걸까.

모든 사람이 이런 게 아니라면, 내가 이런 이유는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했던 경험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성적이 상위권이었고, 그래서 면학실에도 기숙사에도 들어갔고, 선생님들도 나를 좋아했으니까… 그때부터 ‘난 특별하니까 어찌됐건 성공할 거야!’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자랐을지도 모른다.

근데 현실은 아니었던 거다. 세상에는 주인공이 되려면 갖추어야 하는 요소가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사회성도 좋아야 하고(고등학교 때까지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개념이다), 글도 잘 써야 하고, (대외활동 하려면) 패션으로 자기 개성도 나타낼 줄 알아야 한다. 공부 잘하고, 친구 많은 것이 평가 기준의 전부였던 19살의 우물에서 빨리 벗어났어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고 인정하자니 또 반발심이 생긴다. ‘왜 내가 나를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해야 해?’하고. 그래서 내 정체성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허상의 열등감을 계속 느낄 것인지, 아니면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열등감을 긍정적인 자극으로 바꿀 것인지.

답은 정말 뻔하고 간단했다. ‘남과의 비교’라는 전제조건을 빼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냥 나 자체로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그만. 특별하다는 건 제로섬게임이 아니니까, 남이 나보다 열심히 산다는 사실 때문에 내가 갑자기 보잘것없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내가 그 사람과 운명의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것도 다 다를 텐데 뭐 하러 비교를 했을까, 의미 없이.

어차피 세상에서 제일 열심히 사는 스물세 살은 될 수 없다. 앞으로도 열심히 사는 사람을 수없이 만나게 될 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땅굴을 파고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그냥 나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면 된다. 매일같이 밤을 새는 후배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말자. 어차피 나는 밤도 못 새는 체질이고, 차라리 밥 안 먹고 안 쉬면서 일을 일찍 끝내버리는 타입이니까. 벌써 취업계를 내서 학교에 나오지 않는 동기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말자. 애초에 걔랑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다른걸.

‘비교하지 말고 나는 나대로 살면 돼’ 같은 진부한 말을 새삼스레 가슴으로 깨닫게 되는 날들이 있다. 오늘처럼. 이런 말을 하나둘씩 체화하며 내가 한층 성장했다는 생각을 할 때면, 어른들이 왜 그토록 뻔한 말을 조언이랍시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나만 해도 이 뻔한 말을 에세이라며 쓰고 있으니까.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유머·감동 다들 휴일에 직장상사한테 이런 문자나 카톡 오면 기분 어떨지 적어보는 달글260 따뜻하군11:0880752 0
유머·감동 [네이트판] 주말마다 집에 찾아오는 아이 때문에 미칠거 같습니다134 기후동행8:36107018 3
유머·감동 하이킥 윤호 성인되서 무슨 직업 가졌을지 말해보는 달글 ㅋㅋ104 중 천러11:5165595 1
유머·감동 남친이 화이트데이라고 회사 여직원들한테 사탕 돌림.jpg98 따뜻하군13:2357629 0
이슈·소식 현재 인스타 댓글마저 선 넘었다고 욕먹는 중인 압구정 사는 아이들 호구조사;103 콩순이!인형12:5392976 3
32년생 이길여 총장님 최근 사진 .jpg6 세기말 03.09 00:19 14840 1
비극으로 끝난 미국의 순간이동 실험1 Twent.. 03.09 00:18 6457 0
혈당 안전 과일 vs 혈당스파이크 과일171 탐크류즈 03.09 00:16 66768 16
천호진씨 잠바좀 입지 마.시.라.구.요1 빅플래닛태민 03.09 00:16 2293 1
서울~부산 KTX 요금 7만 원으로 오르나?…코레일 17% 인상 추진1 호롤로롤롤 03.09 00:12 813 0
[유퀴즈] 화가 많은 사람들 특징.jpg5 두바이마라탕 03.09 00:12 15579 10
중국에는 관대하고 일본엔 엄격한 사람들 특징) 멍뭉멍s 03.08 23:59 4015 1
명탐정코난에서 가장 호불호 갈리는 인물이라고 보는108 31132.. 03.08 23:58 80999 2
검은사제들(The Priest, 2015) 비하인드/해석 (스압) 키토푸딩 03.08 23:57 1168 1
한국인들 정병이 '효'에서 온다고 생각하는 달글1 따온 03.08 23:49 3846 0
배추찜 레시피 자랑하는 달글 뭐야 너 03.08 23:47 8136 0
'흑백요리사' 준우승 에드워드 리,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유가족 위해 1천만원 기부.. 유기현 (25.. 03.08 23:47 217 1
소비기한 지난 '약' 복용…우리 몸에 생기는 일3 31186.. 03.08 23:44 15920 2
환율 방어 하느라 결국 외환보유고 이지경 됨5 95010.. 03.08 23:43 8374 2
여시들... 나 이번 생은 망했어. 다시 태어나고싶어 캐리와 장난감.. 03.08 23:41 855 1
런닝맨 비투비 특집에 비투비가 출연하지 못한 이유.jpg 보완관 03.08 23:36 10264 0
아이유 & 박보검2 코메다코히 03.08 23:36 1861 0
신ㄹㅏ면 값 왜 계속 오르죠? ㄷㄷ 인스티즘 03.08 23:27 2876 0
인스타그램 게시글 리그램 기능 생김1 두바이마라탕 03.08 23:26 2363 0
은밀한 커넥션으로만 맛볼수있는 최상급 고춧가루, 들기름, 참기름.twt1 홀인원 03.08 23:26 1509 0
급상승 게시판 🔥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