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콩떡 볼따구 . . 우식은 그 이후로 2주일이 지나고도 3일이나 더 지났는데도 여주의 가게에 들리지도, 집에 놀러가지도 않았어. 일을 너무 많이해서 할 일도 없어, 보지도 않는 티비만 봤어. 여주가 너무나 보고싶었어. 가게에 가면 다정해보이던 그 남자가 있을까 방해하는 건 아닐까. 착해빠진 우식은 애써 시린 마음을 참았어. 근데도 여주가 너무 보고싶었어. 우식은 가게에 가서 마카롱만 사오는 거라고 마카롱 먹은지가 너무 오래되어 먹고싶어서 가는 거라고 합리화하며 떨리는 마음을 안고 여주네 가게로 향했어. 가게문을 열자 어서오세요~ 라는 여주의 목소리가 들렸어. 우식은 마카롱에만 시선을 둔 채 여주쪽은 바라보지 않으려 애썼어. 초코나무 숲이랑 복숭아요거트 주세요. 가게에는 담담한 우식의 목소리만 울렸어. 우식씨. 여주가 우식을 불렀어. 그제야 우식이 여주를 바라봤어. 저한테 뭐 화난거 있어요? 여주가 눈치를 보며 말했어. 화난 거는 무슨, 그런 거 없어요. 우식은 딱딱하게 말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 여주는 약간 당황한 듯, 근데 왜 가게도 안오시구.. 치맥하자는 소리도 안하세요..? 기다렸는데.. 그 순간 우식은 결심했다는 듯이 앙다물고있던 입을 열고 여주씨, 저는 단골손님 싫어요. 여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네? 하고 되물었어. 저는요.. 마카롱 좋아하지만 여주씨가 더 좋아서 이 가게 온 거에요. 여주가 알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봤지만 이미 뚫린 입이다 생각하며 우식은 말을 이어나갔어. 여주씨한테는 제가 단골손님이나 동네친구일지 몰라도 저는.. 저는 아니에요.. 처음부터 저는 여주씨가 이성으로 다가왔어요. 그런데 점점 마음이 커져서 숨길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죄송해요, 만나시는 분도 계시는데 불편하게 해드려서. 우식은 마카롱은 못먹을 것 같다며 짧게 고개를 숙이고는 씁쓸하게 뒤를 돌았어. 그러자 여주가 다급하게 카운터에서 나와 우식을 붙잡고는 황당한듯, 잠깐. 잠깐만요. 만나는 분이라뇨? 우식이 착잡한 말투로 호두파이 드린 날 같이 드신분. 남자친구시잖아요. 저도 눈치는 있어요. 어느새 툴툴거리고 있는 우식이 여주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말했어. 여주는 어이없는 얼굴로 아니... 하.. 우식씨 잠깐 여기 앉아봐요. 여주가 우식을 질질 끌어 작은 테이블에 앉혔어. 짧은 정적이 흐르고, 여주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우식씨. 하고 입을 뗐어. 저는 그냥손님이랑 밥 먹는 거 안좋아해요. 저 그냥손님이랑 수다떠는 것도 싫어하고 밤에 치맥하는거는 제일 싫어요. 우식이 망연자실하며 죽을 상을 지었어. 근데요 왜 내가 우식씨랑 저녁도 먹고 치맥도 같이 할까요? 우식이 멀뚱멀뚱 여주를 쳐다만 봤어. 여주는 이마를 짚더니 우식씨는 저한테 남자에요. 이성이라고요. 그냥손님 아니고 특별한 손님. 제가 좋아하는,관심있는. 이렇게 말해줘야 알아요? 얼이 빠진 듯한 우식이 아무 말도 못하자 여주가 우식을 가게 바깥으로 내보내며,집에 가있어요. 가게 문 닫고 갈게요. 그러곤 뒤돌아서는듯 하다가 다시 문을 열고는 아, 그리고 그 남자. 만나는 사람 아니고 사촌오빠. 여주말대로 우식은 조용히 자기 집 소파에 앉아 여주를 기다렸어. 여주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니. 그 생각을 하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바깥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어. 그때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여주가 문 좀 열어달라고 했어. 우식은 침을 꼴깍 삼키고는 빠르게 문을 열었어. 여주가 평소랑은 다르게 조용히 가방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자 우식도 조심스레 따라 앉았어. 좋아해요. 조금은 다급하게 여주가 말했어. 처음엔 마카롱을 좋아하는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화를 나누게 되고 공통점을 발견하고, 소소한 관심사를 공유하게 되니 우식씨가 더 궁금해졌어요. 어쩌면 저도 처음부터 우식씨가 이성이었을지 모르겠어요. 안보면 궁금하고, 못보면 보고싶고. 그래서 저는 보고싶을때마다 우식씨보러가도 되는 그런 사이 하고 싶은데, 우식씨는 어때요? 여주가 수줍게 물었어. 우식은 어느새 빨갛게 물든 얼굴을 세차게 끄덕이며 좋아요.. ㄴ..너무 너무 좋아요, 저는. 여주가 환하게 웃으며 우식을 끌어안았어. ㅇ..아니 갑자기 끌어안으면 어떡해요.. 우식이 움찔하며 엉거주춤 여주의 등에 손을 올렸어. 몰라요, 사촌오빠보고 혼자 삐져서 2주일을 넘게 잠수 탄 주제에.. 조용히해요! 하핳.. 우리 치맥이나 할까요?.. 우식이 머쓱하게 화제를 돌렸어. 둘은 치맥하며 그동안 못한 이야기를 나눴지. 아니 밥도 안먹었어요? 왜이렇게 살이 빠진거야.. 속상하네.. 여주가 걱정스럽게 말하자 우식이 허허 웃으며 좋으면서 아닌 척. 살은 무슨..4키로는 빠진 것도 아니죠.. 라며 은근 슬쩍 헬쓱해진 얼굴을 내밀었어. 여주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안되겠다며 마카롱으로 다시 찌워야 겠다며 치맥 먹기 전에 냉장고에 넣어놓은 마카롱을 꺼내왔어. 오늘 우식씨 때문에 마감 일찍해서 많이 남았다며 하나씩 까서 우식의 입에 넣어줬어. 우식은 싱글벙글 받아 먹었고. 여주가 아 예쁘다 하며 우식의 입술에 쪽 하고 웃었어. 우식이 깜짝놀라서 여주에게서 파드득 떨어졌어. 그러자 여주가 태연하게 뭘 놀라요? 내꺼 내가 이쁘다는데. 우식은 잠깐 당황하다가 다시 여주 옆으로 다가갔어. 여주는 살짝 미소짓더니 우식에게 살며시 입맞췄어. 부드럽게 키스를 주고받다가 여주가 입을 뗐어. 어때요? 우식이 풀린 눈으로 여주의 볼을 살며시 잡으며. 너무 달아요. 마카롱보다, 그래서 더 먹고 싶어요. 그리고는 다급하게 여주의 입술을 찾았어. 마카롱보다 더 깊이. 퇴폐미 그거 최우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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