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원지간
Part. 1
"아 씨발 또 안 나와."
아, 씨발. 입에서 욕만 나오고 째깍째깍.. 애꿎은 시간만 가고있다, 7시 54분. 학교 등교시간은 8시 10분.
시간은 조금 남았지만 저 돼지새끼는 나올 기미가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정녕 오늘도 지각인 건가.
혹시나 해서 ㅇㅇㅇ네 문을 두드렸다 아줌마, 제발요. 문을 두드리자 마침내 아줌마가 얼굴을 보이셨다.
"어머어머! 준회야 잠깐만! ㅇㅇ이 기다리는 거니?"
"네 아줌마. 얘 자요?"
"여태 일어나지를 않으니 원...오늘은 먼저 가는 게 좋을 거 같다 준회야."
벌컥. 방문을 여니 이건 무슨 정말 돼지가 아닌 이상 방 꼴은 이럴 수 없었다. 야, 너 진짜 돼지냐.
방 안은 여자 냄새가 아니라 퀘퀘한 냄새가 나고, 침대 위에는 돼지새끼가 누워서 쳐 자고있고.
하... 정말 하나님 부처님. 저 진짜 얘랑 같이 가기 싫습니다.
"돼지년아 일어나라."
"……."
"야."
"……."
이건 초등학교 때 써오던 스킬인데 아직도 먹힐지 모르지만 시도는 해보았다. 거실에 나가니 아줌마는 이미 출근을
하셔서 없으셨고 주방에 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아줌마가 해놓은 많은 반찬들 사이에 ㅇㅇㅇ이 사족을 못쓰는 빨간색 줄이 달린 소세지를 하나
집어들곤 뜯었다. 뜯어서 어떻게 했냐고? 코에 갖다 박았다. 냄새가 나게 쑤셔 박았다. 씨발 이제 좀 일어나라.
"아 씨발! 내 소세지!"
"존나 병신년아 지금 몇신 줄 아냐 씨발. 너 때문에 또 지각이라고."
"아 죄송. 좀만 기달."
"30초."
"미친 언제 씻고 언제 입어."
"언제 씻고 언제 입으면 되잖냐."
일어날 줄 몰랐는데 정말 일어났다. 놀랍다. 그것도 꾸웕 하면서. 아마 얜 진짜 돼지가 맞을지도 모른다, 장담한다.
구준회의 구준회를 걸고...는 아니지만 아마 온 세상 사람들이 알 것이다.
***
밖에 나가있었더니 코가 시려워서 아예 딸기코가 되어 버렸는데 그게 ㅇㅇㅇ한테 도 놀림거리가 될줄이야는 상상도 안했다. 아니 못했다.
소세지를 먹으면서 말하는 ㅇㅇㅇ의 입은 닫힐 줄을 모른다. 넌 존나 쳐 먹어도 말할 때 입 좀 가리면서 말하면 안되냐.
혐오스럽다. 당신들은 저렇게 하지 않는게 좋다.
"야ㅋㅋ 그래도 기다려줬네 우쭈쭈."
"꺼져라 돼지야 좀."
"돼지라니 씨발! 이렇게 예쁜 돼지가 어딨다고!"
"어딘가에 있겠지 넌 존나 호구같은 돼지고."
"이 씨발..."
아싸! 이겼다! 저렇게 말끝을 흐리는 걸 보면 할 말이 없다는 뜻이다. 잘 기억해둬라.
이제부터 내가 매일 이길테니. 저 얼굴을 짓는 ㅇㅇㅇ을 볼 수 있는 구준회의 세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아 근데 정녕 지금은 이게 문제가 아니다. 머릿속에 딱 스쳐가는 게 하나 있다.
"돼지야 지금 몇 시냐..."
"돼지라고 부르지 말랬! 헐 미친!"
ㅋㅋ 이미 작은 바늘은 숫자 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를 가르키고 있었다.
우사인볼트...보단 아니지만 난 지금 ㅇㅇㅇ을 뒤에두고 학교라는 교도소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아, 그리고 달리면서 정신은 없었지만 생각했다.
나 이제 너 늦게 나오면 먼저 간다 개씨2발 돼지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