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기] 부상당한 운동선수 남자친구, 더 안타까운 남주 고르기
W. 슈팅☆스타
아시안게임 금메달, 세계선수권 금메달, 올림픽 금메달⋯. 남주는 무슨 대회만 나갔다 하면 금메달을 따오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이자, 여주의 대견스러운 남자친구야. 운동선수면 무조건 피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여자가 피하고, 기피하는 1순위인데, 이 남자는 2년이 넘도록 꾸준한 사랑과 애정을 보여주는 최고의 남자친구지.
근데 이 남자도 딱 한 가지 단점이 있어. 자기 힘든 걸 절대로 말 안 한다는 거야. 그래서 여주는 그의 여자친구인데도 불구하고 그가 부상당한 소식이나, 그가 컨디션이 안 좋다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서야만 알 수 있어.
그거 하나만 빼고는 완벽한 남자라 여주와 남주는 알콩달콩, 깨를 볶으며 예쁘게 사귀고 있었지.
오늘은 평범한 날이었어.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도,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다 평범하고 적당한 날이었지. 딱 여주가 뉴스를 틀기 전까지...
- 뉴스입니다. 쇼트트랙의 황태자라고 부르는⋯
오른쪽 화면에 자그맣게 보이는 얼굴.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웅성거리는 주변 사람들. 여주는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것만 같았지. 한동안 부상 없이 잘 타고 있었는데... 왜 하필 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연습에서...
급히 여주는 집 밖을 뛰쳐나와 병원으로 향했어. 제발 큰 부상이 아니길. 그가 또 혼자서 힘들어하지 않길 바라면서.
여주가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수술이 다 끝난 상황이었어. 안타깝게 그를 바라보는 감독님, 아무 말도 못하고 옆에 서 있는 동료선수들, 그리고 표정이 딱딱하게 굳힌 그. 여주는 차마 다가갈 생각도 못 하고 멀리서 눈물을 흘려.
그런 그녀를 발견했는지, 남주는 고개를 들어 감독님께 조용히, 하지만 단호하게 말해.
- 저 지금 혼자 있고 싶어요. 죄송하지만 나가주시면 안될까요.
단호하게 부탁을 하면서도 떨리는 그의 목소리에 감독님은 동료 선수들을 다 데리고 밖으로 나가.
여주는 이제 단둘이 남주와 남게 된거지. 다리에는 붕대를 칭칭 감고, 손목에는 링거를 맞고 있는 그를.
1. 한승우
"나 올림픽 못 나간대."
애써 덤덤하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더더욱 여주를 아프게 했지. 바보야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면 되잖아. 왜 아직도 그 무거운 짐을 혼자 다 갖고 가려고 하는건데. 여주는 소리 지르며 외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 왜냐하면 여주도 봤거든. 그의 텅 빈 눈동자에서 힘없게 툭- 떨어지는 눈물을.
"4년동안 기다려온건데. 조금 아쉽다."
항상 듬직하게만 보였던 그가 오늘은 많이 약해 보였어. 그리고 또 처연해 보였고, 안쓰러워 보였지.
저 남자는 왜 이렇게 혼자서 아파할까. 나한테 조금 더 기대줬으면 좋겠는데 라고 여주는 바랬지만, 그렇게 그에게 말할 순 없었어. 애써 웃으려고 하는 그가 보였거든.
"이번 올림픽은 우리 집에서 같이 보자. 내가 치킨이랑 맥주 준비해놓을게."
덤덤하게 말하는 그가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어. 쇼트트랙의 황단자, 올림픽 2연속 금메달, 대한민국의 자존심⋯. 그 타이틀을 지키려고 얼마나 부단히 노력해왔는지 여주는 옆에서 지켜봐웠거든. 근데 부상으로 인해서 그런 노력이 한순간에 없어지다니. 여주는 그런 그가 안타까웠어. 내일이면 기사가 뜨겠지. "대한민국의 자존심 한승우, 부상으로 올림픽 포기하다⋯." 그 기사들은 또 얼마만큼 그를 힘들게 하려는지. 벌써부터 여주는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은 애써 웃으려고 하는 그를 따라주기로 했어.
응, 오빠. 우리 이번 올림픽은 같이 보자.
2. 김우석
"여주야... 나 어떡해..."
사람들이 나가자마자 여주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우석을 보니, 여주도 심장이 아프다 못해 떨어질 거 같아. 인대가 파열됐었을 때도, 억울한 판정으로 인해 실격이 되었을 때도 울지 않던 그가, 너무 서럽다는 듯이 펑펑 우니, 여주도 그를 못 쳐다보겠어. 섣부른 위로가 그에게 상처가 될까봐,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 그를 더 힘들게 할까봐, 여주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가만히 서 있었어.
"나 진짜 열심히 훈련했는데... 사람들이 실망하겠지. 왜 몸 관리 못 했냐고 욕하겠지..."
여주는 다리가 아픈 와중에도 그런 걱정을 해야 하는 그가 너무 안타까워. 어쩌면 우석이는 강한 게 아니라 강해져야 했어야만 했던 게 아닌가... 그동안 힘들다고 말을 안 한 게 아니라 못했던 것이 아닌가... 그가 가지고 살았던 무거운 짐이 이제서야 여주에게 보이는 것만 같았어.
"여주야 나 이제 진짜 어떡해..."
그가 이렇게 속상해하는 모습을 본 직이 있던가. 그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던가... 완전히 무너져버린 그가 여주를 붙잡고 서럽게 울어. 나 어떡해 여주야. 나 이제 어떡해...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여주가 조용히 말해.
사람들은 절대로 오빠에게 실망하지 않을거야. 오빠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걱정하지마.
그리고 혹시라도 사람들이 오빠 욕하면, 내가 다 막아줄게. 내가 언제나 오빠 옆에 있어줄게.
3. 이진혁
"여주야..."
나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듯이 애써 눈물을 삼키는 그를 보니 여주는 섭섭한 것보다도 그가 너무 미워. 왜 아직도 나에게 기대지 못하는 건지. 왜 혼자서 힘들려고 하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지만, 그저 가만히 있기로 해. 애써 눈물을 참으려는 그가 많이 처량해 보이고 안타까워 보였거든.
"나 좀 괜찮다고 위로해줄래?"
그렇게 한참을 서로 가만히 있다가 위로해주라는 진혁이의 말에 여주는 깜짝 놀라. 서툴지만 여주에게 기대려는 진혁이가 보이거든. 처음이었어. 진혁이가 힘들다고 위로해주라고 부탁을 한 건.
그래서 여주는 한 발짝 가까이 진혁에게 다가가서 그를 조심스럽게 안아. 어떤 말을 전해야 위로가 될진 모르겠지만, 혼자서 눈물을 삼키려는 그가 너무 애절해 보였거든.
"거의 다 왔는데. 한 달만 더 있으면 올림픽인데..."
여주가 안아주니 진혁이는 더 서럽게 울기 시작해. 다 왔는데. 이제 다 왔는데... 여전히 여주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진혁이를 꽉 껴안아줘. 그리고 그를 토닥거리면서 말하지.
괜찮아. 진짜 괜찮아.
그리고 오빠, 수고 많았어...
작가의 말 |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게 된 슈팅☆스타입니다. 앞으로도 종종 고르기 글로 찾아뵐 것 같아요! 혹시라도 보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아, 그리고 투표마다 1등을 한 남주는 다음 편에도 또 출연을 하니, 글을 다 읽고 꼭 투표해주세요!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