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들으면서 보시는걸 적극!추천해 드립니다:) 벌써 겨울이다. 재작년 이맘 때 쯤 이였나,너를 만났던게. 첫 눈 오는 날이였을 것이다. 그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고,너는 급하게 횡단보도를 지나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왔다. 뛰어오느라 엉망이 된 머리를 보곤 울상을 지으며 정리하던 그 모습이 얼마나 이쁘던지. 한눈에 반하는게 이런 느낌인가,멍하니 너의 모습만 바라보고 있던 그 때,버스가 도착했다. 네가 앞서 버스에 올라타 버스카드를 찍고 자리에 앉으려 몸을 틀던 그 때, '잔액이 부족합니다.'하는 기계 소리가 들렸다. 순간 당황한 듯 한 표정을 지으며 지갑을 허겁지겁 꺼내는 모습이 왠지 귀여워 그 상황에도 웃음이 났었다. 손에는 만원짜리 지폐를 들고 연신 어떡하지,어떡하지, 만 남발 하던 너를 보곤 얼굴에 웃음기를 거두고 두명이요.하며 버스카드를 찍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여서요.같이 찍어드렸어요." "어...고맙습니다.아,어떡해.정말 고마워요..." 뜻 밖의 행동이였던 건지,놀란 토끼눈을 하며 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하며 고개를 꾸벅이던 너였다. 버스에 자리가 맨 뒷쪽 두자리밖에 없던 터라,너와 내가 나란히 앉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였다. 털썩.하고 앉는 소리를 들은 건지,핸드폰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눈을 거두고 나를 잠시 바라보곤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옮긴 너였다. 잠시 뒤 무슨 할 말이 있는 건지,입을 열었다 닫았다,손을 꼼지락 거리다 마음을 굳힌건지 고개를 번쩍 들고는 소심한 목소리로 저기요,하며 나를 불렀다. "네?" "아깐 너무 당황해서 제대로 말도 못 했는데,정말 고맙습니다..." "괜찮습니다.별거 아닌데요,뭐." "아,그럼,이거라도...드실래요?" 무언가 생각 났다는 듯 가방을 여러차례 뒤적 거리더니,사탕을 꺼내들곤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내게 건넸다. "어,안 주셔도 되는데...고마워요." "아,아니에요!대신 찍어주셨는데..." "저,그럼." "...네?" "번호,주실수 있으세요?" 그렇게 우리는 첫눈 오는 겨울 날 만났으며,그 다음해 초겨울,여느 연인들 처럼 헤어졌다. 또,1년동안 무식하게 너를 그리워하고 있는 나도,참 바보같지. 이제 잊을 때도 됐지 않냐던 친구들의 말에 별 짓을 다 하며 널 잊으려 했는데 그게 안 되더라. 너는 지금 너를 그리워 하는 나 처럼 나를 그리워 하고 있을까,아니면 그저 옛 추억으로 남아 있을까. 괜스레 너에 대한 원망이 들어 고개를 들곤 허공에 한숨을 내 뱉었다. --------------------------------------------- 방금 미친듯이!한치 앞도 안 보이게!눈이 내리는 걸 보고 감성 터져서 충동적으로 싸지른 글인데..... 망글도 이런 망글이...(눈물) 게다가 결말도 뭐 싸다가 뒷처리 안 한 느낌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런게 바로 단편의 묘미 아니겠습니까...하하! 이렇게 펑펑 오는 눈을 한빈이도 봤으면 좋으련만 아쉽네요...ㅠㅠ 지금 내리는 눈처럼,새하얀 미소 잃지 않고 지어 주길 바래,한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