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2년 진월국의 최대의 전성기를 이뤄 온 백성이 우러러보고 진월국 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를 만든 문진왕. 그는 마지막 임종 때 '만약 먼 훗날에 나라가 병이 들고 물신께서 노하시는 날이 온다면 꼭 물의 신녀와 혼인을 해야 나라가 평안해질 것이다' 라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게 된다.]
"푸흡"
항상 책의 이 부분에서 웃음이 나온다. 이 책을 벌써 10 번도 넘게 더봤지만 하느님도 부처님도 알라신도 믿지 않는 나에겐 옛날에 이렇게 유치한 신들을 믿으면서 사기꾼일 지도 모르는 무녀의 말을 덥썩 믿고 사람을 죽이거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역사 속의 사람들이 불쌍하다. 요즘같은 첨단 문물이 옛날에 있었다면 비가 안오는 이유가 물의 신이 노하셔서 안오는게 아니라 그냥 비 구름이 거기로 가지 않았을 뿐이였다는 사실을 아주 간단하게 알텐데 굳이 제사를 들이고 제물을 바치는 사람들이 불쌍해 보였다.
"ㅇㅇ아 책좀 그만 읽고 밥 먹자 얼른 나와"
"알았어!!"
아빠가 한국사 선생님이고 엄마가 역사학 교수여서 어렸을때 부터 동요대신 우리나라 왕들의 이름을 노래로 부르고 다녔고 집에 책이라곤 죄다 역사책밖에 없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450년부터 건국되 1000년까지 장성한 진월국을 좋아해서 꼭 역사책을 읽으면 그부분만 읽곤해 그나라에 왕이 몇명이였는지 어떤 전쟁들이 일어났는지 하다못해 세자이름까지 거의 다 외울지경에 이르렀다.
"엄마 그저번에 엄마가 가지고온 역사책 50쪽읽어봤어?? 진월국에 대해 나오는거"
"ㅇㅇ아 밥먹을땐 밥만 먹자 역사 이야기 그만하고...엄마 이번에 맡은 일있어서 피곤해.."
"아니아니 이거 하나만 응???하나만~~"
"휴,,,뭔데??"
"막 문진왕이 나라에 병이 들었을때 물의 신녀와 혼인해야지 나라가 평안해 진다고 말하고 죽었잖아 그 뒤에 물의 신녀와 혼인해서 나라가 평안해 졌다는 기록이 있어???"
"흠....그 658년인가? 물의 신녀라고 직접적으로 기록되어 있지는 않은데 그때 자료를 보면 나라에 가뭄이 들어 먹을것이 부족해지고 오랜 전쟁으로 나라가 피폐해 졌었는데 세훈세자가 왕으로 즉위하고 바로 소현황후와 혼인을 하니 갑자기 비가 내리고 못쓰는 땅에는 새싹이 돋아났다나??...그런 기록이 있긴하더라"
"헐...대박 진짜 그런 기록이 있었단 말이야?? 그거 진짜 사실 맞을까??"
"아~~몰라 몰라 엄마 피곤하니까 이거 그릇 너가 설거지좀 해주라 엄마 얼른 씻고 자게. 아빠는 회식하고 늦게 들어오신다니까 밥차려드릴 필요 없어 그냥 자~"
"알았어.."
설거지를 다 끝내고 오랜만에 샤워말고 목욕을 해볼 생각으로 탕에 앉았는데 이렇게 조용하고 나른할때는 꼭 상상을 하곤한다. 꼭 상대는 잘생기고 멋진 남자를 내 남편으로 나는 겁나 이뻐진 모습으로 알콩달콩 연애하는 상상....오늘은 오랜만에 역사책도 읽었는데 나를 왕비로하고 남자를 왕으로 할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따뜻한 물에 너무 나른해 져서 나도 모르게 잠에 들었다..
-657년 4월 진해국
몇년째 이어오는 가뭄으로 먹을것이 부족해진 백성들은 날이 갈수록 인심이 각박해져 갔고 드디어 끝이난 전쟁의 결과는 피폐해진 땅덩어리 밖에 남지 않아 더욱더 나라에 병이 들어 인해왕은 우선 가뭄부터 막고자 기우제를 지내게 된다.
"물의 신님 제발 노여움을 푸시고 저희들에게 비를 내려주시 옵서서"
"비를 내려주시옵서서"
"왠 기우제야.."
제사 지낸다고 비 제대로 내린 꼴을 못봤는데 매년 이렇게 기우제를 지내는것도 귀찮다. 전하께서는 몸도 안좋으신데 목소리 한번 크시네
"세훈세자 말씀을 삼가세요 요즘 전하께서 많이 예민하신거 아시잖습니까. "
"제가 무슨 말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저는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완전 혼잣말로 말했는데 그걸 알아듣는게 신기하다. 안그래도 30년전 문진왕께서 남기신 유언때문에 매년 물의 신녀를 찾는다고 기우제를 지내는 것을 모를 사람들은 없을 거다. 물의 신녀를 찾으면 바로 세자들중 한명을 왕으로 즉위시켜 물의 신녀와 혼인을 시킨다나 뭐라나
"저,,전하 쩌 물위에 떠오르는 것이 무,,,무엇이옵니까?!!"
"저것이 무엇이더냐??? 얼른 건져오너라!!!"
"사...사람이옵니다!!!"
"뭐라???어찌 이런 곳에 사람이 떠내려 온다는 것이냐 숨을 거둔것이냐??"
"아직 살아있는듯 하옵니다!!"
전하께선 당장 의원을 불러 그 여인의 상태를 물었고 난 그 여인을 좀더 자세히 보았다.
참으로 이상한 복색의 여인이였다. 요상한 하얀 천이 겨우 가슴과 허벅지 반쪽만 가리고 있었고 머리도 허리까지 오는 풀어진 머리였다.
"하..."
한숨만 나왔다. 딱봐도 전쟁에서 유린 당하다 강에 뛰어든 여인 같이 보이지만 사람들은 저 애를 물의 신녀라고 여길것이고 그럼 난 저애와 혼인을 해야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까지 들자 미쳐버릴 것같은 기분이였다. 하... 제발 내 생각이 틀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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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뭐지 이 유치한 이야긴???...
반응보고 글삭할지 연재할지 정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