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에서 꽃 찾으러 연대에서 왔단다 왔단다 :: 03
W. 대딩선배
" 야야야 이것봐 개쩔어 "
" 뭔데? "
" 너 닮은 돼지 사진! 와,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 ㄱ.. 악! 왜 때려! "
" 미친놈아 저게 어딜봐서 나야 "
고려대 안에 있는 준면의 아지트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대화 소리.
찬열이 제대하고 나서부터 한번도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는 ○○과 찬열이다
무인도에 둘만 떨거놔도 이게 다 너 때문이라고 서로 탓을 하며 싸울 애들이였다
무인도가 아니라 배고픈 상어 앞이라도 둘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으리라.
" 으.. 속 쓰려 죽겠네 "
" 아아우우.. "
" 미나언니 이거 마셔요. 유진이 너도. "
둘만의 말 소리가 오고가던 준면의 아지트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들어오는 유진과 미나다
○○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미니 냉장고에서 비타음료 두 병을 꺼내 유진과 미나에게 건낸다.
그런 둘을 보며 다음 날 저렇게 고생할거면서 왜 술을 먹는지 이해가 안되는 ○○이였다
그러고보니 어째 전날밤 ' 폭탄주 제조기 ' 라는 명칭을 달고서 난리를 떨던 찬열도 자기 옆에서 쌩쌩하게 웃고 장난치지 않는가?
... 역시 박찬열은 자기 인생에 가장 비정상적인 또라이였다
" 에험! 이리오너라~ "
" 쟤 또 시작이네 "
" ...야, 쟤가 왜 여기 있냐? "
사극의 한 장면을 흉내내며 아지트의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해준.
오늘도 해준의 똘끼는 충만한 듯 했다
미나는 해준이 오늘도 여전히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보통은 미나의 태도에 해준이 발끈하며 둘이 투닥투닥 하기를 마련이지만
해준의 시선이 머무른 곳에는 아직도 티격태격 하고있는 ○○과 찬열이 있었다.
" 뭐가? "
해준의 시선은 다시 태연하게 다 마신 비타음료를 쓰레기통에 골인 시키며 대꾸하는 미나에게로 옮겨졌다.
아니, 다른 대 다니고 있는 애가, 그것도 연대 놈이 왜 여기 와있는거냐고!
해준은 큰 소리로 따지듯이 말했지만,
' 이 꽃돼지는 ○○○를 닮았다, 안닮았다 ' 로 싸우고 있는 ○○과 찬열에겐 해준의 말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 뭐 어때 "
" 허어? "
" 쟤네 봐봐. 지들끼리 연대 고대로 잘 싸우고 있네 "
니가 이 돼지를 닮아서 고대를 다니고 있는거야
니 지능이 그것밖에 안돼서 니가 연대에 다니는 거겠지
이 돼지야 나처럼 잘생기고 잘빠진 애가 공부까지 잘하는 남자 봤냐?
너 빼고 널리고 널렸다 등신아
미나의 약간 웃음이 담긴 말에 해준의 시선이 다시 옮겨졌고,
해준의 시선 끝에서 ○○과 찬열은 어느새 돼지의 주제에서 벗어나 고대 연대로 서로를 디스하고 있었다
해준은 약간 황당한 웃음을 내뱉었고, 그런 해준에게 미나는 해준과 유진만 들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 그리고 너 ○○이 저런 모습 봤냐? "
" 뭐? "
" 은근하게 조용했던 애가 "
" ..... "
" 저렇게 흥분하면서 노는거 봤냐고. "
" ...... "
" 연대든 고대든 ○○이랑 친하면 내 동생이나 다름없지, 뭐. "
고대에 꽃 찾으러 연대에서 왔단다 왔단다 : 03
" 너희 어머니가 만드신 계란말이 진짜 맛있는데, 크 "
" 따라와도 안줄거야 "
" 니가 안줘도 어머니께서 날 너무 예뻐하시잖냐 "
" ...개새 "
준면선배의 아지트에서 해준선배가 들어온 것도 모른채 박찬열과 말싸움을 하다가
해준선배가 우리를 놀래켰을 때야 해준선배가 온 걸 알아차렸다
박찬열이 아지트에 있는걸 보고도 별 말 없이 대하던 해준선배가 예상 밖이였었지
하지만 그 초딩 짓이 어디 가겠는가
계란 좀 사오라는 엄마의 문자에 박찬열과 같이 아지트에서 나올 때
박찬열을 쳐다보며 " 연대는 물러가라! 물러가라! " 라고 시위를 하던 해준선배는
결국 미나언니에게 한대 맞았었다
" 해준선배가 너한테 아무 말 안한거 보면 참 신기해 "
" 이게 다 내 매력 아니겠냐. 남자도 홀리는 이 매력 아직 살아있네 "
........ 말을 말아야지 내가.
지하철에 타서부터 박찬열과 계란말이와 계란찜 중에서 뭐가 더 맛있냐는 얘기로 다투는건 끝나질 않았다
나는 계란찜
쟤는 계란말이
달달하고 폭신폭신한 그 계란찜을 모독하다니 가만히 있을 순 없지
" 계란찜이 널 용서하지 않을거야 "
" 반사 "
" 즐 "
지하철에서 내리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내 바로 앞에서 올라가는 박찬열의 뒷모습이 보였다
으음, 군대가서 키가 조금 더 큰거같은데. 어깨도 더 넓어졌고.
씨 나는 왜 키가 163에서 멈춘거야 대체 왜!
쟤랑 나랑 정확히 20센티 차이났었는데 이제 더 차이나는 거 같잖아
박찬열의 뒷모습을 보고 멍 때리며 생각을 하던 도중 옆에서 나를 팍 밀치고 가버린다
..그래서 나는?
....넘어간다?
...... 뒤로?
" ..아? "
중심을 못 잡고 몸이 뒤로 넘어가는게 느껴져 눈을 질끈 감았다
... 뒤로 넘어가는게 아니라 몸이 공중에 있는 느낌인데..
" 돼지야 "
" ... "
" 언제까지 눈 감고 있을래. 오빠 힘들다? "
" .....아 "
질끈 감은 눈을 살포시 떠보니 시야에는 박찬열 밖에 보이질 않았다
사람들이 쳐다보든 말든
박찬열은 내가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몸을 세워준다음 말을 하나 더 내뱉고 유유히 걸어간다
" 하여간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어요 "
..어딘가 좀 놀랐기도, 떨렸기도 한거같고.
#03 : 그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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