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냐....."
턱-?
잘 자고 있었는데 뭔가가 내 허리에 툭하고 떨어지길래 잠에서 깼다. 따뜻한데. 뭐지? 아 일어나기 싫은데.....
어렵게 눈을 떠서 눈앞을 확인하는데
"뭐....?"
김태형이네. 얘가 왜 내 눈앞에 있지 여기 내 방 맞는데
".....? 야!!"
얘가 왜 내 침대에 누워있어!
"음... 깼어? 더 자지... 아, 피곤해"
눈을 살짝 떠서 날 보고는 다시 눈을 감더니 허리에 올려져 있는 자기 손으로 내 허리를 감싸서 자기 쪽으로 당겼다. 아주, 자연스럽게
"비...켜!!!"
이게 어딜 만지는 거야 발로 차니까 김태형이 쿵-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좀 아프겠...다....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아!!!"
"무슨 일이에요?"
문이 벌컥 열리더니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정국이가 귀에 피어싱를 꽂으면서 내 방에 들어와 말했다. 아침부터 넌 참 분주하구나
"너!! 내가 내 방 들어오지 말라고 했지!"
"아야 아파라... 일부러 들어온 거 아니야! 어제 좀 취해서 나도 모르게..."
"형, 또 아미 누나네 침대에서 잤어요?"
나도 모르게라면서 눈 뜨고 그 태도는 뭐냐고!!!
....
"누나 저 오늘 늦게 들어와요"
"또 여자 꼬시러가냐? 아,아 아파!"
"누나, 저 형 아직 술 안 깼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뭘 잘했다고 깐족거려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으며 망할 김태형의 귀를 잡고 있는 내게 정국이가 인사했다. 뭐. 정국이는 거의 늦게 들어오니까.
"잘 갔다 와"
손을 흔들어주고 정국이가 나가자 김태형을 질질 끌고 와서 밥상 앞에 앉혔다. 이제 나랑 얘기 좀 해보자 태형아^^
"너!!"
삿대질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니까 김태형이 깜짝 놀라는 거다. 니 죄를 니가 알렸다!!
"왜에..."
"왜? 야! 내가 내 방 들어오지 말라고 했지!"
"취해서.."
"그러니까 취하면 익숙한 니 방에 가야지 왜 내 방에 들어오냐고!"
내가 계약하면서 그렇게 말하고 또 말했는데 말이야!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계약할 때 생글생글 웃는 모습에 착한 사람이다~ 하고 그냥....넘어간 내가 바보지, 바보야.
"아미야..."
"뭐!"
"나 배고파..."
내가 저걸 때려..진짜..... 배고프단 말이 입 밖으로 나오냐
배를 문질 거리면서 입을 삐쭉 내밀고 말하는 김태형에게 다가가서 등짝을 쫙 때렸다.
"아야..."
울상을 짓는 모습에 미안해서 또 등을 문질러줬다지....
....
"북어국이다!"
자기 방도 못 찾아서 내 방에 올 정도 취했던 거 같길래 북어국(셋 다 술을 참 잘 마셔서 북어가 항시 준비중)을 끓여줬더니 뿌듯하게도 우걱우걱 잘 먹는다. 내가 요리도 잘하는 그런 여자라고.
정말 행복하게 북어국을 퍼먹는 김태형을 보니 문득 처음 계약했던 날이 떠올랐다.
....
[여자분이세요?]
"네. 혹시 지금 전화받는 분이..."
[네! 제가 사는데]
"아....그럼..."
[근데 어차피 화장실도 두 개고 방도 각자 쓰고 저도 집에 잘 안 들어가서... 아, 일단 만나죠!]
"네?"
[일단 만나서 얘기해요]
"아, 저"
[이따 음.... 3시에 **동 ***에서 보죠]
"아니"
[딸깍]
끊..겼..다.... 별 이상한 사람 다 보네... 남자랑 여자랑 어떻게 룸메이트를 해?
하... 근데 가격도 여기가 제일 적당하고... 지금 집도 없는데...
"뭐라는데?"
"일단 보자는데... 아악!! 야, 여자랑 남자가 아무리 아무 사이 아니래도 한 집에서 사는 게 말이 되냐?"
"헐? 남자!?"
"어. 남자야"
"야야, 안되지! 근데 너 여기 아니면 이제 없지 않냐? 그럼 너 다시 대전 내려가는 거야!?"
"아... 또 그렇겐 못 사는데...."
대학은 서울이지.... 집은 대전이지.... 보수적인 부모님 덕에 일 년 동안 통학을 하다가 부모님도 힘들어하는 내 모습을 도저히 못 보시겠는지 기숙사에 보내주셨다.
통학하느라 아침 일찍 일어나고 저녁 늦게 집에 들어와 몸이 피곤해서 애들이랑 놀러 다니지도 못하고 과제에만 찌들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기숙사에 들어가고 나는.... 무슨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어서는 술 퍼먹고 다니고 아주 난리였다...
성적으로 기숙사에 들어가는 우리 학교는....그런 나를 차갑게 버렸고ㅠㅠ 결국 자취방을 찾아보는 중이었다.
다시 통학이라니.. 생각도 하기 싫어! 게다가 성적 떨어져서 기숙사에서 쫓겨났다는 말을 어떻게 부모님께 하냔 말이다...하..하하....
근데 문제는 비어있는 방도 없을뿐더러 있어도 돈이...궁하고... 가격이 맞으면 학교랑 너무 멀고.. 겨우 하나 찾았는데 모르는 남자랑 룸메라니...
이쪽도 재정적으로 부족한지 한 집에서 방은 각각 따로 쓰고 부엌이랑 거실은 같이 쓰고 돈을 나눠서 내자는 거였다.
참 마음에 드는데... 아직 집에 안 가봐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가격도 학교랑 거리도 참 마음에 들었다.
"일단 가서 만나봐! 나도 갈까? 야! 나도 갈래!!"
옆에서 남자는 남자가 봐야 한다면서 호석이가 자꾸 같이 가자며 보챘다. 이게 무슨 소개팅인 줄 아냐
어렵게 호석이를 떼어놓고 약속 장소로 갔다. 그래 일단 좀 보자. 나쁘지 않을 수도 있잖아? 슬프지만 여기가 아니면 진짜 답이 없다....
아까 그 남자가 말한 카페로 들어가서 주위를 둘러봤다. 누구지
핸드폰을 꺼내서 아까 전화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바로 받았다.
[여보세요]
"저 여기 도착했는데요"
전화를 받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창가 쪽에 전화를 받고 있는 남자가 보였고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끄덕하는 거다. 저 사람이구나
"앉으세요"
멀쩡하게 생겼잖아? 것도 엄청. 이런 말 잘 안 하는데 잘 생겼다. 깔끔하게 생겼네.
"여기 계약서요!"
"네? 저 아직 계약한다고..."
"해요~ 같이 살아요, 우리!"
"아니..."
"제가 걱정이라면 걱정 마세요~ 그쪽 방에 절대 안 들어가요"
라고 말하면서 날 보고 씨익 웃었다. 이가 보이게 활짝. 엄청 예쁘게. 이 보이면서 웃는데 저렇게 예쁘게 웃는 거 처음 봤어, 나....
"아까 전화로 말했었나? 화장실은 두 개니까 그쪽이랑 나랑 하나씩 각각 쓰고. 부엌은... 저 집에서 밥 잘 안 먹어요. 그쪽 쓰고. 열쇠 줄까요? 문 잠굴래요? 아, 안에서 잠그면 되나?"
그 남자는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면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설득력 있게 말하지 말란 말이야..! 가뜩이나 나 팔랑귀인데...!!
"집이 보통 집 구조랑 달라서 음... 기숙사? 같아요. 저 지금 당장 쫓겨날 거 같은데... 웬만하면 계약해주세요..."
입을 삐죽 내밀면서 울상을 지으며 말하는데 막 짠해지는... 마치 나 같은 상황 같고...안돼!! 정신 차리자...!
"저... 그럼 일단 집이라도 좀 보고 결정하면 안 될까요?"
"아! 그럼 지금 같이 가요~"
내 말에 금세 표정을 풀고 눈을 똥그랗게 뜨더니 신이 나서 계약서를 정리했다. 아니... 집 보자는 거지 계약한다고는 안 했는데....
....
"짠~ 여기에요!"
와 집 진짜 깨끗하네. 거실도 넓고 방도 떨어져....?
"근데, 방이 세 개?"
"아! 어디부터 설명을 해야하지... 그... 원래 방이 세개.. 세명이서 쓰다가 한명이 나갔는데 그냥 둘이 쓰다가, 음... 저 방은 계속 사람이 없었고, 나머지 한 사람도 나가서....이해돼요?"
그니까 원래 셋이 살았다는 거 아니야. 한 방은 좀 오래 비어있었고 둘이 살다가 그 사람마저 나가서 광고 낸 거고. 그래 이해했다.
"아...네. 했어요"
"똑똑하시다!"
.....괜찮은 애 맞아...? 같이 살아도 되는 걸까... 심히 걱정이 됐다.
문제는 이 집이 참 마음에 든다는 것. 더 찾아봐도 이 가격에 이 정도 집은 없을 거 같았다.
"여기가 화장실! 여기 쓰시면 돼요~"
"전에 여기 여자가 살았어요?"
"네? 아닌데? 석진이 형이 살았어요"
석진이 형이 누군데.... 누군진 몰라도 취향이 참... 소녀스럽네. 핑크색에 저게..뭐야 슈퍼마리오...? 나랑 취향 한번 겹치네. 화장실도 합격.
"여기가 그쪽... 저 계속 그쪽이라고 불러요?"
"아, 아미에요 김아미"
"나이는요?"
"나이? 스물하나요"
"헐! 나돈데? 우리 친구다!"
"아...그러시구나"
"말 놓자! 앞으로 우리 계속 같이 살 건데 나이도 같고 딱 좋네"
"아니 여기서 산다고..."
"아미야! 여기가 니 방이야~"
휴.... 대화를 이어가기가 힘든 사람이구나.... 그냥 그러려니 넘겨야 내가 편할 듯싶어서 놔뒀다.
생각보다 방도 크네? 깨끗하고. 제일 마음에 드는 게 이 집 전체가 깔끔하단 거였다.
아 어쩌지.... 다 좋은데 저 이상한 사람이 마음에 걸린단 말야....
"그럼 다 봤고.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들지... 그쪽만 아니면 참 맘에 들어..
"음...."
"왜? 너 내가 걸리는구나, 그치?"
"아..."
"걱정 말라니까! 나 이상한 사람 아닌데... 진짜 진짜 너의 사생활은 전혀! 상관 안 할게"
"음...이 방 열쇠 있어요?"
"열쇠? 잠깐만"
티비 밑에 서랍을 열더니 거기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고는 내게 열쇠 두개를 건네주었다.
"자! 여기 두개. 이게 다야. 꼭꼭 잠그고 있어. 그럼 된거야?"
".....네.."
"아싸!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
팔을 머리 위로 쭉 펴면서 활짝 웃어보였는데 웃는 게 묘하게 사람을 당긴단 말이야...
안녕하세요!!!! 저 왔는데!! 쪼금 지났는데... 아직 안 잊으셨죠..?
이번엔 맨날 짝사랑만 하다가 끝난 불쌍한 태형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주인공 시켜주려고 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늘 그렇듯이 순탄하진 않다는거ㅋㅋㅋㅋㅋㅋ카톡은 접어두고.... 이번엔 글만 쓰게 되었습니다! 제목에 위험한을 붙여서 뭔가 ㅇㅅㅁ돋고 불맠이 붙을꺼 같지만 전혀 아니라는 점도...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설레는거...가끔..? 나올거에요...하하하 저는 또 엄청 생략같은거 없이 진짜 쓸데없이 자세하게 써서ㅋㅋㅋㅋㅋㅋ진짜 쓸데없는 내용도 많을 거구요...ㅠㅠㅠㅠ
그래요 제 필력이 그렇죠 뭐ㅠㅠㅠㅠ 또 그냥 제가 쓰고 싶어서... 그렇게...쓰는 거랍니다ㅠㅜㅠㅜ
음.... 할말 더 생각나면 쓸게요... 뭐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 기억이 안나니.... 주저리주저리 또 쓸모없는 말만 늘어논거 같기도 하구요...ㅎㅎㅎㅎㅎㅎ
그래요ㅋㅋㅋㅋㅋㅋ제가 그렇죠....
암호닉은! 언제나 받고 있죠ㅠㅠㅠㅠㅠ 해주시면 저는야 엄청 좋고 감사하죠ㅠㅠㅠㅠㅠ
태형님아 아프지말구ㅠㅜㅜㅠㅠ 아프지마요ㅠㅠㅠㅜㅜ너가 아프면 내 마음이 더 아퍼요ㅜㅜㅜ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