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 후아.. 늦게까지 카페에서 죽치고 있는 커플이 나간뒤 드디어 뒷정리를 하고 문을잠궜다. 새벽2시까지 여는 작은 카페는 구석진곳에 있어서인지 아는사람만 찾아오는 단골카페라 2시까지 한다해도 조금 일찍 집에갈수 있을거란 생각을 뒤엎고 벌써 시침은 4시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카페와 약간 거리가 있는 집으로 향하는 길. 지칠대로 지친 발걸음은 바닥으로 축 늘어져갔고 잠시잠깐 그만둘까라는 생각이 떠올랐지만 이내 시급이 세다는걸 떠올리고 휙휙 고갯짓을 했다. 며칠사이에 부쩍 쌀쌀해진 새벽공기에 옷깃을 여미며 종종걸음으로 집에 들어갔다. -------------------------------------------------- -살랑살랑 탐스러운 은빛 꼬리는 유연하게 공기를 갈랐다.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듯 무심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던 꼬리는 곧 한자리에 멈춰섰다. 반대편 동에사는 징어가 집에들어가는 모습을 보던 경수와 민석은 조용히, 또 가만히 그녀를 주시할 뿐이었다. 아..! 경수의 꼬리를 힐끔힐끔보던 민석은 경수의 낮은 탄식에 그의 시선을 따라가 징어를 봤다. 막 집에 들어가려 하는 징어의 지친모습에 괜히 짜증이난 민석은 "킁" 하는 개과 특유의 한숨소리와 함께 불만스러운 낮빛을 띄웠다. 내옆에 있으면 일 안해도 될텐데.. 내 부인이 될 징어의 사서 고생하는 행동을 보던 민석은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혼자 토라졌다. "............." 혼자 기분나빠하는 민석을 보던 경수는 금새 민석의 생각을 알아 차렸다. 혼자 북치고 장구도 치고 꽹과리도 치려는 민석의 생각에 헛웃음이 날 지경이었지만 저런 모습은 징어한정이고 우리에게는 얼음 뚝뚝 떨어지는 손톱이 날아올걸 알고있기에 그냥 조용히 입을 다물 뿐이었다. 고요한 새벽, 한명은 부인걱정삼매경에 빠져있고 한명은 침묵을 고수하며 헛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 -철컥 느린행동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 신발을 벗었다. 천천히 벗고 고개를 들려했지만 눈 앞의 커다란 그림자에 얼어붙어 버렸다. 혹시 내가 집에 벽을 세웠던가..? 아니면 다른사람 집인가..?아닌데..분명 우리집 열쇠로 들어 왔잖아..뭐지.. 피곤함에 흐려지는 두 눈을 다시 비비고 그림자를 쳐다봤다. "........." ".....안녕?" 어......말한다..그림자가 말을해.. 이제는 흐려지다 못해 지끈 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조심스레 고개를 올렸다. "..인사했잖아. 너도 해봐." "어.......안녕하세요.." 큰 키로 내앞을 막은 남자는 균형잡힌 몸매를 뽐내듯 타이트한 와이셔츠와 핏이좋은 바지를 입고 있었고 섹시한 구리빛 피부는 윤기를 더해 빛이나 어딘지 모르게.... 조금 위험한...아니, 좀 심하게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뿜고 있었다. "으..어.......저기..누구세요..?" "누굴것 같은데? "예?" 진짜 뭐지..도둑인가..? 근데 왜이렇게 당당하지? 내가 꿈꾸고 있는건가? 그럼 언제부터 꿈이었지? 혹시 아직 카페인거 아니여? 이미 정신이 날아가버리고 육체 까지 날릴듯한 모습에 종인은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살짝 웃으며 징어의 귓가에 속삭였다. "누군지 모르겠어? 알려줄까?" 별로 궁금하진 않지만 즐겁게 반짝이는 눈빛을 차마 피하지못해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난 김종인이야 잘 기억해야되 알겠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던 징어는 아, 네 하며 멍하게 대답했고 종인의 얼굴은 조금씩 딱딱해져 갔다. "...잠와?" "네 조금.." "그..래..? 그러면.. 이리와봐" 움직이지도 않은것 같은데 제발로 걸어서 종인의 품에 안기는 자신의 몸에 내가 왜이러지 하며 멍때리기만 하고있는 징어에게 종인은 눈을 맞추며 점점다가왔다. "어때 안기니까 더 편한것 같지....?" 단단하게 푹신거리는 이상한 느낌에 징어는 이미 종인의 가슴에 얼굴을 빈쯤 묻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살찍 휘청이는 징어를 단단히 옭아맨 종인은 징어의 귀에 다시한번 속삭였다. "우리 침대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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