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Concerto
No.2 2nd mov
(BGM- Lost Stars- Keira Knightley)(제가 이노래를 너무 좋아해요..)
W. 두번째손가락
15.
M-FLOW 음악학원.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이름정도는 흘려 들었을법한 음악 엘리트들의 집합체.
과마다 최신식 건물과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을 자랑하는 이 곳은 그야말로 로망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본관의 연습실에서 연주를 한다는 것은 엘리트들만 모였다는 M-FLOW 학생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영광이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야만 본관의 연습실에서 연주할 수 있다는 규칙은 학교 규정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 곳 학생들 사이에서 암묵적인 약속이었다.
본관에 위차한 단 5개의 연습실. 주욱 나열된 연습실 중 제 1연습실 앞에서 윤형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제 2연습실에 이어 학교에서 두번째로 큰 연습실. 윤형은 '두번째' 라는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망설임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등장에 단원들로 추정되는 시선들이 집중되었다. 몇 초간의 적막이 흐르고 그 사이에서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윤형이, 아니 학교 전체가 잘 아는 인물이었다. 강승윤. 2학년 지휘과 원탑. 승윤이 웃으며 윤형에게 손을 건넸지만 뒤로 보이는 단원들의 표정은 서늘했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들의 스카웃을 거절하고 멋대로 경합을 벌여놓고, 떨어지니 다시 저희들을 찾아 온 윤형은 곱게 보일 수가 없었다.
유일하게 윤형을 반기는 것은 승윤이었다. 승윤의 손을 잡은 윤형이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알게 모르게 기가 눌렸다. 무엇보다 승윤의 오케스트라에는 고학년이 많았다.
" 난 원래 피아노 없이 가려 했는데. "
" 네..? "
" 김한빈이 피아노 쓴다하니까 왠지 내 자존심이 긁히더라고, 하하. "
맞잡은 손에 힘이 실렸다. 아프진 않았지만 윤형은 그 힘에 저를 향한 날카로움이 섞여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승윤은 여전히 미소 짓고 있었다.
윤형은 단번에 파악했다. 이 팀은 살벌하다. 이기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무언의 압박이 단원들의 표정에서 드러났다.
" 잘해보자, 윤형아. "
" ... 네. "
" 두 번 지면, 너도 쪽팔리잖아? "
안그래? 하고 묻는 승윤에 윤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고 싶지 않다. 어쩌면 이 곳이 제 성미에 제격이라는 생각에 윤형은 함께 미소지었다.
웃는 그의 얼굴에는 이미 단원들의 표정과 같은 살벌함이 걸려 있었다.
" 뭐해? "
지원은 조금 낮은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붙잡았다. 진환의 조막만한 손바닥이 지원의 눈 앞에서 돌아다녔다.
한창 혼자 연습실로 달려가는데 지원이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길래 그에게로 다가가던 진환이었다.
불러도 대답이 없고, 평소와 다른 표정에 손을 휘적거리자 그제서야 진환을 쳐다보았다.
" ... 아무것도 아니야. "
" 무슨 일 있어? "
" 아니~ 나 먼저 들어간다! "
지원이 씩 웃으며 연습실로 들어갔다. 진환은 지원의 시선이 머물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 앞에는 커다랗게 벽에 걸려있는 학교 사진과 교가, 학교 상징물, 이념 등이 빼곡히 적혀 있고 그 옆엔 FLOW 기업 회장의 사진이 명언 비슷한 말과 깔끔히 인쇄되어 있었다.
저걸 왜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 본거지?
" 김진환! 안 들어와? "
" 어어..! 갈게! "
단원의 부름에 진환은 생각을 내팽게 치고 헐레벌떡 연습실로 달려왔다.
이제 완전히 오케스트라에 소속 된 진환은 단원들과도 곧 잘 말하며 장난도 치는(대부분 진환이 당하지만) 사이가 되었다.
진환은 단원들과 인사하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던 준회와 눈이 마주쳤다.
" 안녕. "
" ... 안녕. "
아직도 조금 어색하지만. 인사 하나 하는데 뭐가 이렇게 부끄럽지. 진환이 어색하게 준회 옆을 지나갔다.
" 또 존댓말 해줘요? "
준회가 얄밉게 웃었다. 윽.. 얼굴이 시뻘개진 진환이 소심하게 익. 하고 준회의 첼로를 발로 찼다(기 보단 건들였다).
준회가 그거 비싼건데.. 하고 중얼거리자 색깔놀이 하듯 이번엔 새파란 얼굴을 하는 진환이었다. 물론 첼로엔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 왜. 형이라 불러 달라면서요. "
" .. 이제 됐어.. 존댓말 하지마.. "
준회가 또 저를 놀리기 전에 진환은 재빨리 피아노로 걸어갔다. 놀림 당하면 기분 나빠야 하는데..
준회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싫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 공식이다. 놀림을 당하는데 기분이 좋다.
진환은 변태가 된 기분이었다. 한빈이 와서 지휘봉을 흔들때까지 그 느낌은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 진환이 형도 어느정도는 맞출 수 있게 됐으니까.. 오늘은 여기부터 여기까지 하자. 자, 악보들 준비해. "
악보들이 한꺼번에 펄럭거리는 소리에 진환이 몸을 움찔거렸다. 아직도 피아노에서의 소음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각자 악기를 들고 준비하자 진환의 손가락도 건반 위로 올라갔다. 한빈이 공기를 잡고 있는 듯한 자세를 취하다 천천히 춤을 추듯 쥐고 있던 무언가를 놓았다.
동시에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에 맞추어 진환도 손가락을 움직였다. 최대한 그들의 연주가 제 연주인 양 진붕하며 하나가 되려 애썼다.
몇 달전만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 피아노, 지금 거칠잖아! 집중해! "
가끔 한빈이 절허게 소리칠때면 처음엔 깜짝 놀라 곧바로 손이 얼어버리곤 했다. 그 때마다 된 통 혼난게 엊그제 같은데, 진환의 실력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었다.
한빈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그 변화에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자신의 호통을 무시하고 다시 제 페이스를 찾는 모습이 꼭 준회를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 얼씨구, 첼로! 왜 이렇게 맥아리가 없어? 강하게! "
그에 비해 준회 쪽은 오히려 지나치게 부드러워져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항상 거친 연주를 조정하려 그렇게 애를 썼는데..
한빈은 맥이 빠졌다. 연애질하더니 연주 스타일이 바뀌었어.. 아. 연애는 아직인가.
표시해 놓은 부분까지 연주가 다다르자 한빈의 손동작이 멈추었다. 그와 함께 연주도 끝이 났다.
단원들 모두 숨을 참고 연주한 것 마냥 큰 숨을 내쉬었다. 연주는 긴장의 연속이다.
" 즐기는게 제일 중요해. 지금 긴장하는게 너무 보여. 내가 쪼아도 그거랑은 별개로 음악을 느끼란 말야. "
단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쉬었다 다시 하자는 한빈의 말에 진환은 땀이 배인 손바닥을 무릎에 슥슥 문댔다.
짙은 색의 청바지에 손바닥 모양의 흐릿한 얼룩이 남았다.
" 아, 맞다. 진환이 형. 멜로디언 연습은 어떻게 되가고 있어요? "
" 응? "
멜로디언으로 연습하라던게 진심이었나. 진환은 고개를 저었다. 안하고 있는데..
" 안한다구요? 왜? 내가 하라했잖아요. "
" 그게 도움이 될까..? 피아노랑 느낌이 많이 다른데.. "
" 일단 중요한건 소음에 익숙해지는거에요. 길거리 연주하려면 그래야 되요. 그랜드 피아노를 들고 다니면서 연습할 순 없잖아요. "
" 으응.. "
" 오늘 밤에 사람들 많은데서 한 번 해봐요. 야, 구준회! "
한빈이 난데없이 준회를 부르자 준회는 특유의 무표정으로 답했다. 왜. 입은 열지 않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연습 끝나고 진환이 형 좀 도와주고 와. "
" ...... "
" 아니, 괜찮ㅇ.. "
" 그래. "
진환이 미처 뭐라 말하기도 전에 약속시간까지 정한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단 둘이 어색할텐데..
그보다 진환은 자신의 약속시간을 한빈이 정한다는 오류를 차마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 자, 다시 연습하자. "
" 엑. 벌써? "
" 10분 지났어. "
시계를 보여주며 지휘봉을 칼마냥 붙든 한빈이 널부러진 단원들을 일으켰다.
누군 여기 들어오고 싶어도 못들어온다- 하는 한빈의 말에 투덜거리던 엘리트들은 잠자코 악기를 쥐었다.
들어오고 싶어도.. 진환은 윤형을 떠올리고 건반은 매만졌다. 어떻게 됐을까. 요즘 통 안보이던데.
" 유일한 친구였는데.. "
띵. 움푹 들어간 건반이 맑은 소리를 내며 귀에 울렸다. 상처 받았어도 생각이 나는건 어쩔 수 없다. 말 그대로 '친구' 였으니까.
" 빈아, 얘기 좀 하자. "
연습이 끝나고 단원들이 모두 돌아간 연습실. 마지막으로 남아 악보를 정리하던 한빈의 손이 멈추었다. 왠일로 지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한빈에게 다가왔다.
그러고보니 오늘 팀파니에서도 흥이 덜 나던데. 덕분에 텐션 조절이 적절해져서 듣기엔 좋았지만 한 켠으로 신경 쓰이던 참이었다.
한빈은 아직 안갔어요? 라고 물으려다 관두었다. 원래 지원은 자신이 가야 함께 나간다. 또 시덥잖은 농담이나 하겠거니 싶어 한빈은 악보를 마저 정리하며 물었다.
" 왜요. "
" ... 그때.. "
" ? "
" ... 이사장한테 불려간 날 말야.. "
" .....? "
" ...... "
지원이 한빈과 마주하던 고개를 돌렸다. 답지 않은 모습에 한빈은 의아했다. 예상보다 지원의 말은 더 늦어졌다.
이사장한테 불려간 날..? 그 날은 승윤과 함께 오케스트라 경합 일에 대한 공지와 함께 이런저런 조언을 들었다. 근데 그 날이 왜? 지원의 표정이 어두웠다.
" 형, 무슨 일 있어요? "
" ... 이사장이 다른 말은 안 했어? "
" 무슨 말이요? "
" 안한거지? "
" 형 요즘 왜 그래요? 이상해. "
한빈이 지원의 볼을 쓸었다. 어디 아파요..? 고개를 젓는 지원의 모습은 낯설었다.
그럼 왜 그래요. 표정도, 눈빛도, 목소리도 전부 '아프다' 고 말하잖아. 지원이 제 볼을 쓰다듬은 한빈의 손을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불안한건지 떨리는건지 알 수 없는 불규칙한 숨소리에 한빈이 지원의 등을 토닥였다. 자신이 안았지만 오히려 안긴 꼴이 된 지원이 한빈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 ... 내 욕심이 너무 커서 널 집어 삼킬까봐 겁나. "
" ...... "
" 난 너무 이기적이라서.. 넌 나 따위보다 훨씬 가치 있는 사람인데.. 그래서 더 미치겠어. "
"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
지원이 한빈의 허리에 감긴 팔을 힘껏 끌어당겼다. 서로의 심장박동이 느껴질만큼 강하게 밀착된 몸이 한동안 떨어질 생각을 않았다.
고개를 묻고 있는 지원을 보고 한빈이 한숨을 쉬곤 말했다.
" 형, 나 봐요. "
" ...... "
" ... 저번에도 이러고 혼자 미국 가버렸잖아. 이번엔 뭐, 유럽으로 가시나? "
" 그건 아니야! "
지원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어린 아이처럼 한빈에게 매달린 모양새가 우스웠다.
" 형한테 무슨 사정이 있던 그건 나랑 상관 없어요. "
" ...... "
" 그때처럼 휙 사라지지만 말아요. 미칠 것 같으니까. "
솔직히 돌아왔을때. 받아주기 싫었어요. 형이 너무 미워서. 계속 그 날을 후회하길 바랬어. 덧붙이는 한빈의 입은 툭 튀어나와 있었다.
지원이 그 모양새를 빤히 쳐다보자 한빈이 인상을 구겼다. 뭘 보고만 있어요.
" 키스해주세요. "
" ...... "
" 빨리. "
한빈의 손이 허리에 감겨있던 지원의 팔을 잡았다. 그 손이 닿자마자 두 입술이 맞물렸다.
두 사람의 무게중심이 한빈에게로 완전히 쏠리면서 단정하게 줄 지어져 있던 의자들이 요란하게 쓰러졌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었다.
하나의 리듬처럼 어우러지는 숨소리. 자신의 이름을 계속해서 부르는 한빈의 목소리가 지원의 귀를 너머 머릿속까지 지배했다.
미안해. 미안해, 한빈아. 미안해.
" 형.. 형..! 지원이 형..! "
처음부터 널 놓아줄 생각 같은건 없었어.
" 어.. 음.. 안녕. "
" ... 아까 인사했잖아. "
아아, 그렇지. 진환이 바보처럼 웃었다. 살살 흔들었던 손을 가만히 내리고 제 앞에 멀뚱멀뚱 서 있는 준회를 올려다 보았다.
어깨에 사선으로 맨 멜로디언은 하늘색 케이스에 아기자기한 곰돌이가 그려져 있었다. 준회의 시선이 곰돌이에 머물자 진환이 슬쩍 손으로 곰돌이를 가렸다.
그.. 급하게 구하느라.. 아무도 묻지 않은 변명은 입에서 제대로 튀어 나오지도 않았다.
" 초딩이 따로 없네. "
" 뭐? "
" 어디로 갈거야. 홍대? 기껏 멜로디언 부는데 거기까지 가야하나. "
" 거긴 아직 좀.. 사람이 너무 많아... "
" 그럼 학교 근처에서부터 시작해. 사람 적당한데서. "
진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어둑어둑한 학교 후문을 걸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중간에 스쳐간 게시판에는 어느새 또 다른 포스터가 붙어 진환과 윤형의 경합 포스터를 반쯤 가리고 있었다.
가로등의 주홍 불빛이 듬성등성 두 사람의 얼굴을 스쳐갔다. 딱히 할 말은 없지만, 그냥 이대로만 걸어도 좋은 것 같다고 진환은 생각했다.
동혁과는 느낌이 다른 좋은 동생이 생긴 것 같다. 느낌이.. 좀 많이 다르지만.
" 이 근처에 공원이 있어. 가볼래? "
" 사람이 많을까? "
" 글쎄. "
나도 별로 가본적이 없어서. 진환은 준회의 옆 모습을 쳐다보았다. 동혁과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동혁이는 자상하고, 엄마 같고, 때론 친구 같고 여러가지로 편안한 동생이다. 한빈이는 선생님 같고, 조금 엄하지만 따뜻한 동생.
그럼 구준회는..? 진환이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어떤 동생이지. 동생인가? 나이로는 동생이 맞긴한데. 두 사람과는 다른 이질감에 진환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 내 얼굴에 뭐 묻었어? "
" 응? "
" 얼굴 뚫어지겠네. "
준회가 웃으며 제 볼을 쓸었다. 어느새 말했던 공원에 도착하자 준회가 한 쪽에 놓여있던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들과 그 옆에 재잘거리는 아이들. 가까이 있는 벤치에는 노인들이 조용조용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진환은 준회 옆에 앉아 멜로디언을 꺼냈다. 앙증맞은 크기의 멜로디언은 준회가 한 번 손바닥으로 치면 수십개의 음을 뽑아낼 것 같았다.
" 뭐 듣고 싶은거 있어? "
" 첼로 협주곡. "
" ...... "
" 그냥 동요나 쳐. 신경 쓰지 말고. "
진환이 시무룩해져 멜로디언에 달린 호스를 입에 물자 준회는 턱을 괸 채 비스듬히 웃었다. 잘 어울린다. 피아노에 있을 때와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건반을 치려던 진환은 머뭇거리더니 호스를 뱉고 입 맛을 다셨다. 멀리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소음에는 무리인가.
" 못하겠어? "
" .... 응.. "
진환이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왜 이럴까.. 그렇게 연습했는데.. 이젠 합주도 가능한데 왜..
" 음악하는 사람이 소음이 신경 쓰이는건 당연한거야. 나도 시끄러우면 짜증나니까. "
준회가 진환의 얼굴을 가렸던 양 손을 떼어냈다. 어느새 눈가엔 눈물이 가득 고여 떨어질 것 같았다. 또 우네.
준회는 큰 손으로 진환의 귀를 덮었다.
" ......? "
귀가 덮이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먹먹하게 들려왔다. 준회는 고개를 끄덕였다. 준회를 한 번 쳐다본 진환이 멜로디언 호스를 다시 입에 물었다.
눈을 감으니 고여 있던 눈물이 멜로디언 위로 방울방울 떨어졌다. 진환은 건반을 눌렀다.
이어폰만큼은 아니었지만 소음에 차단되어 음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때와 달리 제 연주가 들리자 진환은 미소 지었다. 소음 속에서도 내 연주를 들을 수 있어.
진환은 준회를 쳐다보았다. 마주보며 한 사람은 귀를 막아주고, 다른 한 사람은 멜로디언을 친다. 조금 우스운 모양일 것 같아 진환의 눈이 잔뜩 휘어졌다.
" 그래, 그렇게 웃어봐. "
애도 아니고 왜 이렇게 많이 우는거야. 울다가 웃으면 어디에 뭐 난다던데. 진환의 귀를 덮은 손은 귀가 아닌 머리 전체를 덮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얼굴도 작네.
준회의 도움이 효과가 있었는지 진환은 신이 나서 연주를 계속했다. 동요나 치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건지 아까부터 줄곧 동요만 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준회는 웃음이 나왔다.
" ... 내가 요즘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는데 말이지. "
진환은 건반을 보며 열심히 '작은별' 을 치고 있었다. 안들리는건지 무시하는건지 알 수 없지만 준회는 말을 이었다.
" 처음엔 짜증나고 거슬려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
연주가 멈추었다. '작은별' 은 길지 않은 노래였다. 진환의 손가락이 다음 연주를 할 생각이 없는지 움직이지 않았다.
" 그냥 계속 신경 쓰려고. "
준회가 천천히 손을 떼었다.
있잖아,
지금 듣고 있어?
Student ID |
Name : 강승윤(Kang Seung Yoon) Student ID : A01_0113 Grade : 2 Major : Conducting Class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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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손가락/암호닉 |
오늘 오타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많아여! 그치만 전 지금 시장에 장보러 가야하니까 수정할 수가 없네여! 오타.. 있으면 살짝 말해주세욥 다음편도 벌써 2번의 마지막 장이 2번 3악장이네요! 첫 화 쓴지가 엊그제 같은데..★
아 그리고 어떤 이쁜분이 독방에 제 글을 추천하셨죠? 당장 나오세요 결혼 합시다! 식을 올리자구요! 그리고 암호닉은 늘 받고 있으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신청하시면 됩니다ㅠㅠ 제가 암호닉을 거절할 이유가 있나요? 타당해여.. 사랑해여.. 끙끙.... 근데 여러분 준회는 왜 날이 갈수록 미모가 성장하죠? 저러다 서른살되면 어떻게 되는거지? 눈뜨고 볼 수 있는건가?
[암호닉] : 항상 받습니다! 전 암호닉 신청해도 성실히 댓글 안달았는데.. 제 암호닉분들은 참 성실하세여... 반성하고 있습니닼ㅋㅋㅋ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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