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꼭 틀고 봐주세요!
[iKON/김진환] 나한테만 매달리는 애정결핍 연상썰 06 (부제: 쉼표)
"들켰네."
그 남자는 작게 웃으면서, 내 귀에 대고 다음은 없어, 이쁜아. 라고 속삭이며 어깨를 지분거렸다. 순간 술이 확 깨면서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남자는 나를 내려놓고는 아깝다는듯이 입맛을 다시며 나를 한번다시 보고는 골목길 안으로 사라졌다. 몸이 얼어버려 주저앉아 움직이지 못하고 있자, 남자가 나를 일으켜 주며 "괜찮아요?" 라며 내 얼굴을 살폈다.
만약 이 남자가 안왔더라면 난…. 생각도 하기 싫었다. 나도 모르게 몸을 떨고 있었는지 남자가 내 어깨에 자신의 코트를 덮어 준다. 멍하니 남자가 하는 행동만 지켜보고 있자 남자가 나를 걱정스럽다는 듯이 쳐다본다.
"이거 덮고 있어요. 얼굴이 많이 창백하네, 집이 어디에요?"
"…… 여기에서 조금만 가면 되요."
폐를 끼치는것 같아 데려다주려고 하는 이 남자를 보내고 싶었지만, 아까 그 남자가 속삭였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 데려다주겠다고 했던 이 남자의 말에 조금은 안심해버렸다. 차를 탄 뒤로, 내가 계속 얼굴표정이 어두워보였는지 운전을 하며 일부러 말을 많이 하는게 보인다. 보기엔 말이 별로 없는 사람같은데. 나 때문에 일부러 수다스러운척 해주는 이 남자가 고맙고, 또 귀여워서 웃어버렸다.
웃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남자를 보자마자 아차 싶어 눈을 내리깔았다. 기분나빠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 낮은 웃음소리가 들리며 드디어 웃었네. 웃어요, 웃는게 이쁘니까. 라고 말한다. 그 소리에 고개를 들어 쳐다봤지만 이미 남자는 내게 시선을 돌린 후였다. 생각보다 어려운 사람은 아닌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 아, 제 이름 알아요? 그러고보니 통성명을 안했네."
" ……."
"김우빈이에요, 김우빈."
"……아."
우빈…. 입으로 되새김질 하듯 의미없이 여러번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진환씨한테 연락안해봐도 괜찮아요?"
"……."
진환이 얘기가 나오자마자 약속이라도 한듯 차안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차안에 공기가 무거워졌다. 괜시리 우울해지는 기분이다. 우빈씨는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뮤지컬 좋아해요?" 라며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얼떨떨하게 좋아한다고 말하자, 자기도 좋아한다며 오는내내 뮤지컬얘기를 이어나갔다. 덕분에 아까의 침묵은 없었던것처럼 어색했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풀어졌다.
얼마 있지 않았던것 같은데 어느새 집에 다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후 창문을 내리고 나를 보고 있는 우빈을 향해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그러자 살짝 웃으며 앞으로는 조심하라며 여동생을 혼내는것마냥 술도 조금만 마시라고 장난스럽게 잔소리를 했다. 그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감을 느꼈다. 다음에 만나면 꼭 밥이라도 대접해드리겠다고 말을 하고, 그렇게 집으로 들어갔다.
집 앞에서 진환이가 있는 상상을 했다. 나를 보자마자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타박하며 나를 꼬옥 껴안아줄것 같다. 하지만 집 앞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진환이는 없었다. 뭘 기대한걸까, 내가 밀어냈으면서.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현관문을 열고 닫을때까지 혹시나 진환이가 다시올것같아 뒤를 몇번이나 돌아봤다. 하지만 역시 진환이는 보이지 않았다.
씻을 생각도 할수없이 몸과 마음이 다 지쳐버렸다. 아까 그 남자를 다시 만나면 어쩌지…. 무서워 무섭다. 두손을 얼굴에 올리고는 눈물이 흐르는 눈을 꾸욱 눌렀다.
진환아, 나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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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은 여자가 집안으로 들어가는것을 바라보며, 한참동안 그곳을 쳐다보면서 마치, 누군가에게 말을 걸듯 중얼거렸다.
"남의 떡 넘보는건, 내 취향이 아닌데 말이지."
* * *
놀랬던 탓인지 술을 먹어서인지 나는 깊게 잠들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반사적으로 핸드폰을 바라봤다. 혹시나 우빈씨가 진환이에게 언질이라도 주지않았을까 하는 기대때문이기도 했지만, 액정에는 평소라면 와 있을 카톡과 부재중이 없었다.쓸때없는 광고문자들만 수십통 와 있을 뿐이였다.
물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먹먹해….
우린, 이대로 헤어지는 걸까, 진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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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이 조금 넘었을때는 마음이 정리된 기분이었다. 진환를 붙잡아야 된다는 생각에 무작정 진환이네 집을 찾아갔다.
늘 왔던 길인데도, 낯선곳에 온 기분이었다. 진환이와 자주가던 카페가 보였다. 진환이와 있었던 생각을 하며 살포시 웃음이 났다. 여기도 오랜만이네-
한창 추억에 잠기며 카페 안을 들여다 봤는데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그럴리가 없는데 절대 그럴리가 없는데 - 내 눈앞에는 익숙한 사람 두명이, 카페 안에 있었다.
진환이와, 그 여자였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손이 덜덜 떨리는게 느껴졌다. 카페 안에서 웃고있는 그 둘을 보니,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카페 안에 들어가지 않고 길거리 한복판에 서있는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
몸이 굳어버린것 같다. 그렇게 그 둘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동안 그 여자와 내 시선이 맞닿았다.
마치 그 여자는 나보고 보란듯이 웃으며 진환이의 얼굴을 만지는것이 보였다. 그 행동에 내 표정이 더욱 굳어가는게 느껴졌다. 진환이가 등을 돌리고 있어 무슨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고, 더 놀라운것은 내가 아닌 다른사람이 만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진환인데, 내가 아는 진환이는 그런데. 카페 안에 있는 저 남자는 별다른 저항없이 가만히 있는다. 온몸의 피가 다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어떤 기분이었는데….
배신감에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때 진환이가 고개를 들어 창가를 바라보는 순간 나와 눈이 마주쳤다. 진환이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나는 몸을 돌렸다.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젠, 소용없는걸…. 다 부질없는 짓이다. 나란 존재는 진환이한테 그 정도밖에 안됐었던 거야, 딱 그만큼의 존재….
"…잠깐, 잠깐만…!"
어느새 뒤따라왔는지 내 손을 꽉 잡으며 자신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내 말좀 들어줘…. 내 말 좀 들어봐…."
나 좀 보고, 응? 나 좀 봐줘….
애원하는 진환이를 고개를 들어 빤히 쳐다보니, 내 눈에 손을 올린다. 나도 모르게 울고 있었나 보다. 울지마, 너 울면 나도 아파…. 라며 눈물을 닦아낸다. 손을 치워낼 힘도 없어 진환이가 하는데로 가만히 있었더니
"그동안, 너무, 너무 보고싶었어…. 너한테 찾아가려고, 몇번이나, 몇번이나 집 앞에 갔었어…."
"……."
"보고싶어서 미칠것 같았어…."
진환이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너 우는거 보면 마음이 아파, 진환아.
"근데, 너 보면 또 내가, 울어버릴까봐… 니가 그런거 싫어하는거 아니까, 또 나한테 질려버릴까 무서워서, 무서워서 그랬어…."
진환이가 간신히 울음을 참으며 내 손을 잡고 내게 얘기했다. 감았던 눈을 뜨고, 울먹거리는 진환을 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오빠는, 내가 어떤 존재야?"
"그야, 당연히 사랑하ㄴ…."
"그냥 애정이 필요했던게 아니고?"
드디어, 참았던 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무슨 소리야…."
"나는 오빠 엄마가 아니야…."
"……."
"난 오빠… 애인이라고…."
"……."
"너무, 너무 힘들어…. 너는 내가 그동안 무슨생각 하고 지낸지는 아니? 니가, 저 여자랑 시시덕 거리고 있을때 나는……."
한마디,한마디를 내뱉는것조차 너무 힘들었다. 눈에서 눈물이 힘 없이 떨어졌다. 그동안 쌓였던 것들을 토해내며,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는 진환이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우린 여기서 끝인거구나.
"…… 이제, 더는 할말 없는거지."
"……."
"우린, 여기까진가보다. 저 여자랑 잘 사귀라고 축복은 못해주겠지만, 넌 잘지냈으면 좋겠어."
"……."
"사랑했어…. 안녕, 내 강아지."
웃으려고 입꼬리를 애써 올리려 노력했지만, 그것조차 되지가않아 포기하고 진환이를 지나쳐 걸어갔다. 혹시나 진환이가 나를 다시 잡진 않을까. 그런 막연한 기대에 걸음을 늦추며 천천히 걸었지만 내가 집으로 돌아올때까지 나를 잡는 손은 더 이상 없었다. 정말 끝이구나…. 진환이가 잡은 팔목이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것 같다.
집으로 돌아온 뒤, 미친듯이 울었다. 내 마음속에 있는 진환이를 씻어내려 노력하듯이 미친듣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렇게 정신없이 우는 와중에도 그 여자와 있을 진환이가 보고 싶었다.
그때 안아줄걸, 그런소리 하지말걸. 내가 참을걸….
온갖 후회가 내 몸을 덮쳤다. 누구를 원망할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 여자도, 진환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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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환이와 헤어지고 난 뒤, 주위에서 걱정을 할 정도로 술만 마셨다. 몇년간의 연애의 마침표가, 이렇게 클줄 몰랐다. 길거리를 지나가도, 버스를 타도, 심지어 집을 와도.
진환이와의 추억들만 떠올라 제정신으로는 버틸수 없었다.
그렇게 술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때, 누군가에게서 연락이 왔다. 진환이일까? 아니겠지하면서도 괜한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럴리가 없지. 화면안의 이름을 보자마자 힘이 쭉 빠져 버렸다.
지원오빠
[제수씨, 우리 잠깐만 만날수 있을까요?]
작가의 말 (암호닉=w=♥) |
독자님들이 우빈이를 악역으로 예상하셨지만 차칸남자였다는거...☆ 마지막 문자는 지원이죠ㅎ 여주가 기대했던 진환이가 아니었어요ㅋㅋㅋㅋ헷 주현이의 만행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아직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는거.(단호) 허헣...너무 힘드네여..........다음엔 조금 늦을수도 있어요..!(하트)
+암호닉은 언제든지 환영이에요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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