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오늘도 01
- 바쁘다, 바빠
아침일찍, 알람대신 울리는 벨소리에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는 그대로 멍하니 있으면,
오늘도 끊어지려고 하는 벨소리를 간신히 잠재우는 나였다.
"흠흠..여보세요"
발신자도 확인하지 못한 체 받으면, 곧이어 익숙한 선배의 목소리가 들렸다.
"[현아야 일어났어?]"
"네, 덕분에 일어났죠... 그나저나 재현 선배가 웬일로 전화를 다하셨데요?"
"[그게...큰일이 생겼는데..]"
정신을 차리고 냉장고에서 생수한병을 꺼냈다.
간단히 목을 축이고는 귀를 기울이면 아니나 다를까,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혜정이 알지? 너랑 더블 캐스팅됐던 애. 글쎄 걔가...]"
"아아, 선배 거기까지만 말해요. 뭔지 알 것 같으니까.."
거기까지 말하고 현재 시간을 확인하니
이제 곧 8시 알람이 울릴 참이었다.
"오늘 첫 공이...한시 맞죠?"
"[아... 그게.. 한시였는데....]"
선배의 정적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으면,
밖에서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어, 선배 잠시만요"
"[어어, 지금 종석이 갔을 거야. 빨리 준비하고 나와]"
그렇게 툭하고 끊어진 전화였다.
풀어헤쳐진 머리를 하나로 틀어 묶고 우왁스럽게 눌리는 벨에 소리를 꽥 한 번 질렀다.
"선배! 일어났으니까 그만 눌러요! 아침부터 민폐라구요!"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문을 열면,
"하이~ 오필리아?"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종석 선배가 보였다.
"선배, 아침부터 벨을 그렇게 누르면..."
"아아, 거기까지! 자자, 얼른 준비해~"
"준비는 하겠는데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래요? 혜정이야 그렇다 쳐도.."
급하게 옷가지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씻고 나오면,
화장대 앞에서 이쪽에 앉으라는 듯 손짓을 하는 선배가 보였다.
"한 시 첫 공연은 12시로 앞당겨졌어"
"12시요? 누구라도 오나 보죠?"
종석 선배가 머리를 세팅하는 동안, 이번 공역 역할에 맞는 화장을 하고 있으면,
꽃받침을 한 채 나를 쳐다보는 선배였다.
"음, 역시 현아 후배는..."
"선배, 딴소리할 시간 있어요? 벌써 아홉시에요 아홉시"
그 말을 듣고는 손을 더 빠르게 놀리는 종석 선배였고,
끝나지 않을 것 만 같았던 준비는 그렇게 10분 만에 끝났다.
"중요한 사람들이 오나 봐요?"
"말은 그렇지~ 그나저나, 염색했네?"
"그걸 이제야 아셨어요?"
"현아 후배도 참... 말할 타이밍을 놓쳤었던 것뿐이야.
이야, 역시 현아 후배는 무슨 색을 해도 다 잘 어울린다니까?"
선배의 말에 거울속을 바라보면,
보라빛의 머리를 하고 있는 내가 보였다.
"그러는 선배도 금발이면서"
"잘 어울리냐?"
"네, 잘 어울려요"
그 말을 끝으로 의상을 챙겨 문을 나서면
엘리베이터 쪽이 시끌벅적했고,
선배의 손에 이끌려 엘리베이터로 향하면
어제 보았던
그 싸가지와,
엘리베이터 남이 보였다.
01
오늘은 애들 분량이 막판에 뙇 하고 나오네요..
죄송합니다ㅠㅠㅠㅠ 대신 다음편은 최대한 빨리 가져오겠습니다 ㅠㅠ
(여러분 글숨기기 기능 어떻게하나요?? +- 눌러도 어떻게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ㅠㅠ)
02
종석 선배 = 이종석
재현 선배 = 안재현
둘다 애정합니다 흐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