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ear prologue
〃'샤갈' 의 그림을 아시나요? 〃
〃 …. 〃
5평 남짓한 공간, 온통 흰색으로 도배된 공간안에 잔뜩 흐트러진 곱상한 남자와, 의사가운을 입은 남자가 우드테이블을 사이에두고 마주 앉아있었다.
〃 제가 정말 보고싶은 영화가 하나있어요. 그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샤갈'의 그림은 사랑같다고 하던데. 〃
〃 …. 〃
〃사랑, 의사선생님도 사랑을 해보셨겠죠? 〃
의사가운을 입은 남자가 우드테이블에 올려져있던 커피를 한모금 들이켰다. 씁쓸했다.
〃 그 그림의 빛이라도 보고싶은데, 어떤 빛인지 조차 이젠 알 수가없어요. 〃
곱상한 남자가 미간을 좁히고선, 눈꺼풀에 힘을 주었다.
〃 이렇게.〃
〃 태현씨 … 억지로 시신경 자극하지말라고 말했잖아요. 〃
〃 예전처럼 이렇게 힘을 주어도 아무것도 보이지않아요. 까만 세상이야. 〃
〃 …. 〃
〃 내가 생각하는 '샤갈'의 그림도 암흑이에요. 〃
울컥하고 치밀어오르는 감정에 의사가운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 너무 공허해서 미쳐버릴것 같고, 보는것만으로도 숨막히는 암흑말이에요. 〃
〃 태현씨 …. 〃
의사가운을 입은 남자가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곱상한 남자의 이름을 나지막히 불렀다. 이젠 정말 아무감정도 담겨있지않은, 담을 생각을 하지않는 덤덤한 눈이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서글퍼지게했다.
〃 의사선생님. 아니, 승훈씨. 〃
〃 네 …. 〃
〃 그 여자가 승훈씨에게 무엇을 묻든간에 괜찮다고 나한테 신경쓰지말라고 전해주세요. 〃
곱상한 남자가 우드테이블에 기대어져있던 지팡이를 짚고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 그리고, 승훈씨도 나같은것 때문에 쓸대없는 감정소비도 그만하고. 〃
〃 …. 〃
〃 승훈씨 눈치빠른거 알고있으니깐, 이것도 못본척 넘어가주세요. 〃
가볼게요. 곱상한 남자는 더 이상 할말이 없다는듯 의사가운을 입은 남자에게서 등을 돌려 걸어나갔다. 스테인리스의 재질인 지팡이와 대리석바닥이 마찰하는 소리가 곱상한 남자가 공간에서 벗어났다는것을 알리듯,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 … 승윤씨. 〃
착잡해질대로 착찹해진 의사가운을 입은남자의 기분과는 상반되게 화창한 날씨의 하늘은 구름 한 점없고, 티없이 맑았다.
〃 태현씨, 행복할 수 있게 거기서 도와주기로 약속했잖아요 … 〃
파란하늘과 오버랩되는 곱상한 남자의 생채기로 가득한 붉은 손목에 의사가운을 입은 남자가 아무도 듣지못할 말을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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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Dear. 슬슬 연재 시작하기전에 엄청 짤막한 프롤로그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