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총수]장천사의 승천을 반대합니다.
W. 미친고자잉여 (미고잉=아에이오우)
02
"우응.... 우으...?"
웅얼거리며 살짝 눈을 뜬 동우가 늘 있던 하늘이 아닌 걸 깨닫고 파박 일어나다 머리를 위층침대에 박는다. 쿵 소리가 나게 박아 얼얼하니 아프다. 맞은 곳을 살살 문지르고 곰곰히 생각에 잠긴다. 어제 성종이랑 큭큭거리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놀다가 호원이한테 시끄럽다고 혼나서 호원이 침대로 내려가서 안기니까 호원이가 웃으면서 안아줘가지고 호원이 품에 안겨서 잤다. 따뜻했는데. 히-
실실 웃던 동우가 주섬주섬 일어나 방에서 나온다. 아무도 없어 조용하기만 하다. 이 시간에 어디갔지? 연습...? 아아! 하며 자신의 추리력에 감탄한 동우가 곧 집안을 둘러보고 청소부터 시작한다. 원래 뭔가를 정리하고 치우는 걸 좋아해서 신나게 한다. 하늘에 있었을 때도 정말 치워주고 싶었는데.... 성인남자 6명만 살아서 정신없던 집이 동우의 손길에 점점 깨끗해져 간다. 널부러져있는 옷들을 빨려고 내놨더니 빨랫감이 장난이 아니다. 집안일이 막막할정도로 쌓여있다.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동우형은 지금 잘 있을까...?"
"지금쯤 깼으려나... 아닌가... 천사는 잠도 안 잘 줄 알았는데 엄청 많이 자더라."
"이호원 넌 동우형이랑 같이 자니까 좋디??"
"아 진짜 원래 나랑 잘려그랬는데 갑자기 동우형이 내려가가지고!"
"안고 잤는데 진짜 편하더라~ 간만에 잘 잤다."
"어제 딱 하루 지냈는데 엄청 편하고 좋고 그르지 않냐?"
"그니까요. 천사 막 이런거 안믿었는데 사실 천사같지도 않고."
"연습 빨리 끝내고 숙소 가요."
"그래. 오늘은 일찍 끝내자!"
활동이 끝났어도 연습은 빠지지 않고 늘 한다. 사실 데려와서 연습하는 거 보여주고 싶었는데 동우가 너무 곤히 자길래 깨우기 싫어서 조심히 나왔다. 자는 모습이 너무 예뻐 다들 잠시동안 넋 놓고 봤다는건 동우만 모르는 비밀로 두고. 동우를 볼 생각에 들떠있는지 모두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와.... 대....박....."
"동우야...."
".....형...."
"아! 뭐야아! 벌써와버렸네... 놀래켜줄려그랬고만..."
"......."
"아직 다 안됬긴 하지만 꽤 많이 치운건데.... 흐엉..."
"......."
"뭐야 왜그래.... 아니 나는 좀 더 늦게 올 줄 알고..."
"형 사랑해요! 와 진짜 동우형 대박!"
"동우야! 으하하하하하하!"
"진짜 천사다 천사!"
"응. 나 천사라니까! 아하하핳하하핳핳! 밥은 된장찌개랑 밥밖에 없지만 맛있게 드세요~"
"밥이다! 형아 사랑해!"
"어떻게 이걸 다 준비한거야...? 말도 안돼...."
"내가 천사라는 것 부터가 말이 안되지 않나...? 내가 그냥 천사인 줄 안다면 큰 오산이지잉~ 식겠다 얼른와!"
"대박이다 진짜."
"형 너무 맛있어요. 어떡해."
"당연히 맛있지. 누가만들었는데."
"이게 얼마만에 먹는 집밥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먹어야지~"
"밥도 먹어?"
"응. 배고픈건 없는데 너희처럼 하고싶어."
"헝. 내 어페 앙가여"
"다 먹고 말해라. 형 일루 와요."
분명 몇시간 안되는 시간이었는데도 정말 많은 일을 했다. 현관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말끔한 거실에 할말을 잃었다. 이사 올 때 까지만 해도 대리석이 어찌고 저찌고, 쾌적하고 깨끗한 새 숙소로 이사왔어요, 이제 이사 왔으니까 더럽히지 않고 깨끗하게 살게요, 했었는데 아무래도 바쁜지라 제대로 챙기질 못 했다. 그렇게 동우는 인피니트에 스며들었다. 완벽하게, 마치 오래 전 부터 그랬다는 듯.
"동우형! 이제 다 깨끗해졌으니까 우리방에서도 자요!"
"흐헣... 우선 오늘은 성종이랑 자고, 다음에 성열이랑 잘게."
"다음 나!"
"아하하하하하핳하하핳! 알겠어. 다음은 우현이~ 다음은...."
"다음은 나다."
"성규형! 으핳!"
"이씨... 내가 맨 마지막이야"
"에이 뭘 또 화내고 그르실까 우리 명쑤! 어이고 이제야 속이 시원하네. 제발 깨끗이 사세요오... 건강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알았어요.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마요. 우리 건강하니까~"
"그럼 다행이고! 내일도 아까 시간에 연습하러 나가는거지?"
"네, 그렇죠... 뭐..."
"나도 갈래!"
"너도? 일찍 일어나야 되는데?"
"후응... 깨워줘."
"형 자는거 보면 못 깨우겠다니까요?"
"무슨! 아하하하하핳핳! 쫑아 부탁해?"
"네~ 그럴게요."
"우선... 청소하고 밥먹이는건 완료! 그리고 내일 연습실 가고~ 녹음실도 가보고~ 스케줄 따라가는건 안되나아..."
"왜 안돼! 괜찮아. 우리야 좋지."
동우가 신났는지 술술 얘기한다. 그러곤, 입가에 웃음을 잔뜩 머금고 멤버들을 둘러본다.
"흐히... 얘들아."
"응?"
"내가 너네를.... 그러니까 성규형, 우현이, 호원이, 성열이, 명수, 성종이를 진심으로 많이 사랑한다?"
동우의 말이 끝나는 순간 모두 심장에서 뭔가 일렁여 퍼지는 느낌을 받았다. 꽤 오그라드는 멘트인데도 이렇게 떨린다. 이건... 이것도 동우가 천사라서 그런 걸 꺼다.
"아우 형! 뭐야! 우리 어제 처음봤고만!"
"으하하하핳핳핳! 그런가?"
"덥다 더워!"
서로 살짝 달아올라 부채질하기 바쁘다. 해맑게 웃는 동우의 얼굴은 자신이 천사임을 다시 자각시켜 주는 듯 했다. 이렇게 예쁜 사람은 없을테니까. 천사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저렇게 예쁠 수 있겠어. 그치?
"동우야."
"응?"
"막 천사들 무슨 능력같은거 있다고 그러잖아. 진짜야?"
"응! 여러가지 능력이 있는데 나같은 경우는 치유나 정화나 그런거!"
"아... 그래서 우리 숙소도 이렇게 빨리 치운거구나..."
"이런 집같은거 치우는거야 쉽지. 사람 마음이라던가 이런게 제일 어려워."
"확실히 요새 되게 웃음도 많아지고 생각이 맑아진 것 같아요!"
"생각이 맑아지는 건 뭐냐? 레몬사탕 먹었니?"
"아 형!"
"으하하하하! 그리고 천사들은 하늘에서 인간들 다 내려다 볼 수 있어. 가끔 모습을 감추고 날아다니는 천사들도 많아. 나도 자주 날아다녔었는데."
"오오... 신기하다!"
성열이가 그 소리에 베란다로 달려나가 하늘을 쳐다본다. 동우도 성열의 옆으로 가자 다른 멤버들도 다 따라간다.
"형은 그럼 천사들 보여요?"
"응. 당연하지."
"우와... 지금도 혹시... 날아다니고 있어요...?"
"아니~ 지금은 안보인다."
"아, 뭐야아~ 그럼 신 같은 것도 있어요?"
"있지. 얼굴은 뵌 적 없지만 목소리는 들어봤어. 되게 다정하셔."
"하늘나라는 어때요?"
"그냥 평범한 마을같아. 뛰어 놀 곳도 많고, 깨끗하고."
"가보고싶다..."
그 후로 동우의 이야기는 쭉 계속 됐고 다들 눈을 초롱초롱 빛내가며 밤 늦게까지 들었다. 듣다보니 하늘에 사는 천사라는게, 굉장히 신비롭고 또 새로웠다. 그리고 장동우는, 여전히 편하고 익숙했다.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