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나만봐 |
카페안에서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얘기를 하는듯한 두 남녀의 모습에 동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오늘 일이 생겼다며 데이트를 취소한 제 애인덕에 애써 공들여 꾸민시간만 버렸다. 꾸민것도 꾸민거고 이미 밖으로 나왔으니 뭐라도 할겸 오늘의 약속장소인 평소에도 자주오던 카페로 들어가려 발걸음을 옮겼는데 차라리 그냥 집에 갈껄 그랬다. 이런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였다. 저번에도 갑자기 일이생겼다며 약속을 취소했었다 하지만 당일날 약속을 취소해버리는 바람에 이미 약속장소에 도착해있었고, 일때문에 못온다는 미안하다는 제애인의 문자를 보다 고개를 들었을때 제애인이 한여자의 어깨에 팔을 두르곤 영화관에 들어가는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다음에도..그다음에도... 혹시 제 애인이 자기를 속이려 그러는것같았지만 둘이 얘기하는 꼴하며 연인들끼리 자주하는 스킨십까지.. 속이는 것 같진않았다. - 여보세요? 여전히 둘이서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있는 모습을 보다 더 보다간 당장이라도 카페로 뛰어들어갈것 같아서 주먹을 꽉 쥐곤 익숙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성규형.., 왠지 힘이없어보이는 동우의 목소리에 성규는 걱정이되었다. 저번에도 동우를 봤을때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지 항상 웃던애가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었더랬다. 무슨일인데?. 성규의 물음에 동우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항상 자신을 챙겨주고 아껴주는 성규임을 알아서 성규가 걱정할것을 뻔히 알기에 그리고 말하면 호원을 가만두지않을것이라는걸 알기에 그저 형이보고싶어서 라는 변명밖에 할 수 없었다. - 애가 갑자기 징그럽게 왜이래? "그냥.. 형! 우리 오랜만에 술마실까?" 역시 걱정거리가 있는게 분명했다. 술마시는걸 즐기지않을뿐더러 좋아하지도않는 동우가 저에게 술을 마시자며 제의하는게 뭔가 이상했다. 진짜 무슨일 있는거 아니지?. 여전히 걱정스럽게 묻는 성규의 말에 동우는 그저 웃었다. 형, 나 긍정의 아이콘이거든?. 성규는 동우의 장난스런말에 웃으며 나중에 보자고한다. "역시 성규형 눈치하나는 끝내주네.." 성규와의 통화를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나중에 저녁에 성규와 만나기로 했기때문에 옷도 안갈아입고 그저 쇼파에서 뒹굴거리며 TV를 봤다.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볼만한게 나오지않아 그냥 관심이 없어 잘 보지않는 드라마가 재방송되고있는 채널을 틀었다. 진짜 우리엄마는 이런걸 어떻게 보는거야. 남자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의 닭살스런 멘트에 동우는 제팔을 쓸며 중얼거렸다. 여자주인공은 또 좋다고 눈물을 흘린다. 진짜 이해가 안된다 저런 닭살멘트가 또 뭐라고 저렇게 질질 짜대는지... 닭살스럽다며 막장이라며 중얼거리다 어느새 성규와 만나기로 약속을 한 시간이 되어버렸다. 이래서 엄마가 드라마를 보는건가? 이거 은근 중독인데?. TV를 끄곤 시계를 힐끔 쳐다본 동우는 빠른걸음으로 현관에 나가 신발을 대충 구겨신곤 집을 나섰다. 드라마를 보다 성규와의 약속시간을 조금 넘겨버렸다. "장동우, 형이 제일 싫어하는게 뭐더라?" 이미 술집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곤 팔짱을 끼고 저를 째려보는 성규덕에 기가 죽을 수 밖에 없었다. 형이 제일 싫어하는 거라면 시간약속 어기는거?. 동우의 말에 성규는 팔짱을 풀고는 동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는다. 이형이 왜이래 무섭게.. 동우는 성규의 눈치를보며 어색하게 웃자 성규는 언제 웃었냐는듯 정색을 하며 말했다. "그럼 니가 술사" "....알았어..." 성규는 동우의 대답에 기분이 풀린건지 함박웃음을 지으며 메뉴판을 훑었다. 음 안주는 이거랑 이거 술은...맥주 5병정도?. 저 형이 내지갑 거덜낼려고 작정을 했나보다 술도 별로 안먹는인간이 뭐저렇게 많이 시킨데..? 동우는 성규의 말에 반박할 수 도없어 성규가 말한데로 주문하곤 술과 안주가 오길 기다렸다. "동우야" "응?" 정말 무슨일 없는거지?. 동우는 성규의 말에 고개를 떨구었다. 갑자기 왜 진지모드람.. 성규는 아까와는 다르게 따뜻한 눈빛을 하곤 동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형, 왜그래...일은 무슨 그런거 없어. 동우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성규의 손을 내려 잡곤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무리봐도 무슨 일이 있는것같은데 계속 숨기는것같은 동우가 성규는 답답할 뿐이다. 걱정시키지 않으려 그러는건지 아님 내가 못미더워서 그러는건진 모르겠지만 시원하게 털어놔주면 좋으련만.. "주문하신음식이랑 술 나왔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직원이 가져다주는 음식에 동우는 위기를 넘겼다. 성규도 더이상 캐물을 수 없어 다른 얘기로 돌리곤 안주와 술을 먹으며 오랜만에 동우랑 수다를 떨었다. |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