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좀 대충 고르지말고 잘 골라주라” “니 옷 골라주러 여기까지 같이 와준걸 고마워해라” 지금 너무 어이가없어서 화도 안나오는 상황이다. 불과 몇시간 전만해도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는데 연락이라곤 자기 필요할때만 부르는 녀석이 오늘도 내가 필요한지 딱 연락와서 하는말이 너 오늘 할 짓 없지? 나 옷 살건데 같이가줘. 내가 할 짓 없는건 또 어떻게 알고. 별 말 없이 알았다하고 딱 만났는데 아니, 담날 소개팅에 입을 옷 을 골라줘라? 이럴줄 알았으면 안오고 집에서 소주깠지 이게뭐야. 자기는 뭐 연애는 원래 알고지낸 사람이랑 하고싶었다면서 편한 사람과 연애하고 싶다면서 뭐? 쌩판 처음보는 그것도 친구의친구의 친구를 소개받는다? 얼씨구. “이 옷은 어때?” “너 그거 비슷한거 집에 있잖아” “오 성이름 기억 좋다?” 내가 너 옷을 기억하는 이유가 뭔데, 솔직히 입술 대빵 나오게해서 나 지금 기분안좋다. 나 지금 마음이 심란하다고 너한테 정말 티내고 싶다. 그냥 아주 거지같은 옷을 골라줘? 그러기에는 쟤는 정말 거지같은 옷을줘도 예쁘게 소화할 녀석이다. 그래서 나는 임영민이 좋다. 너가 아무리 나를 필요할때만 불러도. 쟤는 알까 너한테 전화가오면 5초는 기다리고 받아야 하는거. 그러면 너가 나를 5초 더 생각 할 수 있으니까. 내가 이렇게 구질구질했던 사람인가? 근데도 나를 이렇게 간절하게 만드는 임영민이 좋다. “어때?” 내가 고른 옷으로 딱 입고 나온 임영민은 진짜 아주 잘생겼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올정도로. 쟤는 뭐 저렇게 잘생겼대 짜증나게. 최대한 입술을 제자리에두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나쁘지않네 뭐. 반응이 그거뿐이냐며 툴툴거리는 임영민은 난 정말 잘어울리는거 같은데 하고 옷을 결제하러 긴다리로 직원한테 다가간다. 결국 내가 골라준 옷으로 사네 소개팅 옷 을. “벌써가게? 밥이나 같이 먹고 들어가” “됐어. 나 바빠” 밥먹을 기분도 아니고, 임영민 얼굴도 지금은 보고 싶지않아 서둘러 인사하고 집으로 향했다. 뒤에서 영민의 조심히가 성이름 의 말을 무시한채. 쟤는 저렇게 다정해서 내가 기대하고 오해하는거지. 오늘은 진짜 집에서 병나발이나 불어야겠다고 생각해 편의점으로가 소주랑 이거저것 안주거리를 사왔다. 티비를 보면서 소주를 병채로 먹는 내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눈물이 나오는걸 간신히 참을려해도 자꾸 주르륵 흘러내린다. 이건 짝사랑하는 성이름이의 눈물이아니라 단지 안주가 매워서 흘리는 눈물이라고 위안을 삼는다. 그때 핸드폰 화면이 켜져 뭔가 하고 봤더니 ‘오늘 고마웠고 소개팅 잘되면 한턱쏜다’ 임영민. 또 나만 진심이지 아주? 오늘은 소주 두병을 까야겠다. * * * * * * “너 할짓없지? 옷 살건데 같이가줘” “알았어, 몇시에만나?” “한시간 후에 너네 집 앞에서 보자” 전화를 끊고 침대에 가만히 누웠다. 오늘이 진짜 마지막이다. 작년부터 너에게 호감표시를 계속보내도 알면서 그러는지 아니면 진짜 모르는건지 나를 애타게 하는 그녀를 오늘 끝을 볼 것 이다. 일주일전부터 계속 생각해온 작전이였다. 바로 소개팅. 사실 내 머릿속에서 나온 작전은 아니고 드라마에서 봤는데 소개팅하러 간다할때 상대방 반응이 미쳤어? 안돼. 하지마 소개팅. 이런 반응이 나오면 성공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까지하는 내가 좀 구질구질하다. 소개팅은 무슨.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근데 너는 무슨 대답이 나올까 그게 너무 궁굼해 널 만나기전 한시간이 전혀 지루하지않다. “소개팅 옷 고르는거라고?” “응. 그니까 잘 골라줘” “알았어” 알았어? 드라마에서는 알았어라는 대답후보가 없었는데. 너는 표정 토씨하나 안바뀌고 그저 무표정으로 옷 을 고른다. 나 소개팅한다니까? 이름아? 그저 옷만 고르는 너의 뒤통수를 보며 한숨만 푸욱쉰다. 이게아닌데. 괜히 소개팅 말 꺼내고 이 옷 고르는시간에 너랑 영화를 보는게 더 진전이있겠다 생각 할 쯤에 너는 옷을 하나 꺼내더니 이거 입고 나오라 한다. 얘 정말 내가 소개팅해도 상관없다는거야? 그것도 정말 예쁜 옷을 골라줬다. 알았어 입고올게. “나쁘지않네 뭐” 반응도 구리다. 진짜 내가 뭘입든말든 귀찮다는 표정을 한 너의 얼굴을 보니 정말 우울해진다. 진짜 소개팅도 갈것도 아닌데 지금 여기서 시간 끌어봤자 뭐하냐 얼른 나가서 너랑 밥도먹고 영화나보러가고싶다는 생각에 얼른 계산하러 가고 옷 가게에서 나왔는데 너가 하는말은 바쁘다고 집을 가겠다라. 얼마나 바쁘면 내 인사까지 씹은채 내 시야에서 빠르게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내 짝사랑도 끝난걸까? 그래도 나한테 조금이라도 맘이 있을 줄 알았는데. 진짜 이렇게 끝난거야? 이번이 진짜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너에게 문자를 보냈다. 돌아온 답장은 ‘소개팅하고 후기 알려줘~‘ 성이름 또 나만 진심이지 아주? 당분간 침대에서 또 시름시름 앓아야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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