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님들.
여기 접속하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고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 쓰는 것도 다 너무 오랜만이라서 ㅋㅋㅋㅋ
처음에 어떤 말씀부터 드려야 될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히네요.
그래서 엉망진창일지도 몰라요.
드리고 싶은 말씀이 너무 많기도 하고 지금 제 감정이 너무 어지러워서요.
그래도 참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이걸 읽어주시는 분이 과연 몇 분이나 될까 싶네요. ㅋㅋㅋㅋㅋ
우리 서로 보지 못한 지가 벌써 일 년이 넘었네요.
우선, 단 한 마디 말도 없이 글 활동을 단절했던 점에 대해 깊이 사죄 드립니다.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제가 너무 어렸던 것 같아요. 최소한 제 상황에 대해 말씀은 드리고 떠났어야 하는 건데...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물론 저 같은 건 다 잊고 지내셨겠지만요... ㅋㅋㅋㅋ
처음 이 곳에 글을 썼을 때가 아마 중 삼 정도였어요.
막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라 할 게 없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올렸던 글이었는데 읽어주시는 분들이 점차 많아지셔서 저는 나름 행복했고 또 기뻤어요.
저는 잘하는 게 아무 것도 없었고 좋아하는 것도 아무 것도 없었는데 여기서 글을 쓰고 독자 님들과 소통하는 동안만큼은 언제나 기뻤으니까요.
독자 님들 덕분에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은 듯한 기분이었어요.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게 문제였지만요.
저는 단지 글을 쓰고 싶었을 뿐인데 막상 주변 상황으로 인해 잡고 있는 건 각종 과탐 문제집들과 미적분 공식들이네요.
저는 제가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어요.
학교 공부를 하면서 글 활동도 함께 병행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더라구요.
지난 일 년간 고등학교 생활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겁났고 매정했고 무서웠어요.
성적이 따라주지 않으면 선생님들은 입시에 관한 것들로 겁을 주기에 일쑤였고 저는 해도 되지 않는 공부에 항상 지쳐 있었어요.
원체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성격이라 여기에서 독자 님들의 댓글을 읽거나 독서로 마음을 풀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러지를 못하니까 스트레스는 점점 더 쌓이기만 했죠.
그렇게 방황하고 혼자 고민하다가 고등학교 일 년이 지나갔고, 저는 소중한 독자 님들께 제 사소한 힘듦 따위로 아무런 말도 드리지 못했어요.
믿지 않으시겠지만 하루에 한 번 꼴로는 이 곳 생각이 났고 그리웠어요.
이제서야 깨달은 건데, 저는 여기에서 글을 쓸 때 참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냥 글을 쓸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독자 님들과 만나는 게 행복했고, 독자 님들이 달아주시는 댓글을 읽을 때 행복했고 제가 좋아하는 가수에 대해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했어요.
저는 다시 한 번 더 행복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네요.
막연하고 불투명해요.
계속 공부를 잡고 있어야 할지 아니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에 당당해져야 할지.
글을 쓴다는 게 단순한 취미 활동이 될 수도 있고 한 사람의 직업이 될 수도 있어요.
저는 아마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어야만 행복한 사람이 될 듯해요.
우리는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거 아니겠어요.
너무 오래 기다리셨죠.
말이 횡설수설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뭘 써놓은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을 다시 만나고 싶어서 언제나 마음을 조리고 있었는데, 이렇게라도 제 일 년을 전해드릴 수 있어서 기뻐요!
저는 조만간 과를 바꿀 예정이에요.
백일장 준비도 시작하고, 다시 소설 창작에 들어가보려구요.
지난 일 년 동안, 나라는 큰 슬픔에 잠겼고, 빅스는 정말로 많은 상을 수상했고, 저는 가장 혼란스러운 나날들을 보냈어요.
여러분의 일 년은 어떠셨나요, 알려주세요.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활기찬 단톡방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미운 글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