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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MORNING |
" 시우민이에요. 한국 이름은 김민석. 한국 이름이 더 편하니까 민석이라고 불러도 돼요. 한국에서 살다가 중국으로 유학갔다가 다시 한국와서 카페 차렸어요. 찬열이 친구에요? "
민석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려다 오늘 처음 만났는데 그것도 친구에 해당되나 싶어 곰곰히 생각하는데 찬열은 뭐 그런것을 생각하냐며 내 어깨를 툭 치고는 카페라떼 하나랑 아이스초코 하나를 멋대로 주문했다. 내 팔을 끌어 자리에 앉은 찬열이 빨대를 질겅질겅 씹으며 나를 쳐다봤다. 왜 기분이 좋지 않았어? 찬열의 물음에 입술 안쪽을 씹었다. 불안할 때 나오는 버릇이기도 했다. 찬열은 대답을 재촉하지 않고 내가 이야기하기만을 기다렸다. 몸에서 나오는 행동이 배려라면 배려였다. 그 표정에서 나오는 꼭 들어야겠다는 특유의 표정에 한숨을 내쉬었다. 뭔데, 이야기 해 봐. 재촉한 찬열이 씹던 빨대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나는 머뭇거리다 꼭 대답을 들어야겠다는 찬열의 표정에 한숨을 내쉬고 물었다.
" 뭐가 그거야. "
" 스폰. "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의외의 것이었는지 찬열의 표정이 단번에 굳었다. 연예계 내에서 이야기 하라면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연습생에게는 '아직' 해당사항 되지 않는 말이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보통 스폰서들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연습생을 찍어놓고 은밀하게 물어온다는 속설이 있었으니까. 데뷔하지 못 한 연습생들은 으레 그렇다고 생각 할 뿐 그 상세한 내용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랬기 때문인지 스폰에 대한 이야기는 전부 허구의 이야기로 치부되곤 했다. 스폰에서 보통은 몸을 요구하지만 가끔씩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찬열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스폰은 갑자기 왜? 너 연습생이잖아. 찬열도 모르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귀찮게 되었다는듯 제 머리를 쓸어넘기는 찬열을 멍하게 쳐다봤다. 찬열도 몇 년 동안 연예계에서 놀았고, 톱스타라고 불릴만큼의 유명세를 떨치고 있으니 모를 수가 없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건, 곧 스폰서들에게 데뷔 제의를 받으며 농락당할 가엾은 연습생들 뿐이었다.
찬열은 오랫동안 무언가를 생각하나 싶더니 민석이 가져온 카페라떼를 한참동안 멍하게 쳐다봤다. 의외의 직접적인 말에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좀 더 머리를 정리해야 될 모양이었다. 나는 아이스초코를 멍하게 쳐다봤다. 그리고 민석은, 카페에 들어온 다른 손님들로 인해 바쁜지 이따금 우리쪽 테이블만 힐끔 거릴 뿐 더 이상의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목이 타서 아이스초코를 집어드는데 찬열이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 누가 너 데뷔시켜준다고 같이 자쟤? 스폰 해 주겠대? "
" 아니. "
" 어떻게 아는 건진 몰라도 하겠냐고 물어오면 무조건 하지 않겠다고 해. "
" 넌 어떻게…. "
" 난 스폰 아니야. 뒤에 스폰 같은 것도 없고. 절대 안 돼. 너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니까 들어. "
성가시게 되었다는듯 인상을 찌푸린 찬열이 눈을 마주쳐오더니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스폰은 안 돼. 입술을 깨물었다. 잔뜩 성가시다는 얼굴 덕분인지, 그 얼굴에서 느껴지는 오만함 때문이라고 해야할지, 덕분에 이 때까지 쌓여있던 열등감이 폭팔할 것만 같았다. 이미 톱스타 자리에 올라 있어서 모르겠지. 연습생들의 절박함을. 스폰도 하지 않고 정상 자리에 오른 찬열은 지금 절벽 끝에 서 있는 나에게 더 이상 나아갈 생각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처음 봤으면서 꿈을 접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찬열의 말에 속에서 무엇인가가 울컥 올라왔다. 분명히 찬열은 그럴 의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 스폰이 없으면 데뷔도 못 해. 정상에 올라 갈 기회조차 없는거야. "
" ‥. "
" 넌 이미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고 벼랑끝에 몰린 연습생들한테 데뷔하지 말란 소리는 너무 가혹 한 거 아니야? "
" 뭐? "
" 스폰도 안 하고 톱스타 반열에 오른거, 정말 멋지고 칭찬 받을 일이지만 어디까지나 네가 잘나서 그런거야. 우리처럼 능력도 없고 언제 데뷔 할 지 모르는 연습생들은 하루하루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돼. 소속사에서 언제 나가라고 할 지 모르니까. "
" 데뷔하지 말라는 게 아니야. 스폰은, "
" 스폰이 없으면 데뷔 하지 못 해.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았던 이유가 그걸 깨달아서 그랬던거야. 자그마치 5년을 넘게 기다렸는데, "
" …. "
" 나는 데뷔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겉에서 맴돌기만 하고 있는데 나보다 실력 없는 애들은 스폰 끼고 승승장구 하더라. 내가 멍청했지. 스폰이라는 걸 단지 속설로 믿기만 했던게. 깨달은 게 있는데, 나같은 애들은 좀 벗어나 보려고 발버둥 쳐도 너 만큼은 절대 될 수 없다는 거. "
생각 했던 건 이게 아닌데. 이야기 하면서 터져나오는 울컥함에 말을 멈췄다. 정말 멍청했다. 순식간에 기억 속에서 튀어나오는 건 또 변백현. 그리고 이번엔 다른 남자 밑에 있던 변백현. 순식간에 백현이 머릿속을 점령했다. 연습 없이, 노력 없이 너무도 간단하리만큼 내 자리를 뺏은 백현. 과연 그러고도 백현이는 행복할까. 찬열은 잠자코 내 말을 듣더니 제법 날카롭게 물어왔다. 너, 만약에 그렇게 데뷔 한다고 행복 할 것 같아? 찬열의 물음에 나는 섣불리 응, 하고 대답하지 못했다. 행복하지 못 할걸 알고있다. 그런데도 그렇게까지 해서 데뷔 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이 때까지 옳다고 믿어왔던 길이니까. 그런데 그 길이 한번에 무너지게 생겼다. 그것이 두려웠다. 찬열이 한 질문은 계속해서 내 안의 백현에게 물어온 질문이었다. TV속에서 기계적으로 웃어보이는 백현을 보며, 데뷔해서 행복해? 하고.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지만 백현은 행복 한 거라고 믿고있었다. 그 역으로 질문을 내게 물어 볼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그게 문제였다. 대답을 기다리는 찬열을 보며 왼 주먹을 꾹 쥐었다.
" …. "
" 백 배 천 배 행복하겠지. "
" …. "
" 연락 해. 내가 데뷔 시켜줄게. 소속사 이적 하는데 거기에 불러서 데뷔 시켜줄게. 단, "
" …. "
" 스폰으로 데뷔하는게 얼마나 괴로운지 알게 될 거야. 그걸 견딜 수 있으면. "
" 박찬열. "
" 처음 본 애 아니야. "
" 뭐? "
" 너만 몰랐던 거지. "
*
[ 오늘도 연습에 안 나올거야? ]
" 박찬열. "
나를 단순히 말로써 최고로 더럽게 만든 장본인.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꿈이 소중하고 중요하기 마련인데 박찬열은 내 꿈을 짓밟는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나를 최고로 비참하게 만들었다. 나는 트레이닝복을 입고까만가방 안에 갈아입을 옷가지와 속옷을 집어넣은 후 캔버스를 구겨신었다. 연습할때 최고로 간단한 복장. 현관문을 나서는 동시에 다시 한 번 회의감이 들었다. 나는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현관문을 닫는 순간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한창 생각을 하던 끝에 나는 한 가지 대답을 얻어냈다. 의아함이 아니었다. 확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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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스투! |
망고님) 여러분들의 사랑 덕분이에여 헷.. 하루만에 연재 시작하게 된 것도 여러분들이 댓글 달아주시고 그러셔서 힘내서 연재 할 수 있었죠! 감사합니다~ |
조닌이가 언제 나오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종인이는 다음화부터 나옵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방아쇠가 당겨질거란 소리이기도 하지요!
읽어주신 여러분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헷..
길게 쓴다고 썼는데 분량이 짧아 보이시면 다음부터 늘리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